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공동주최한 2021 제주평화음악회가 지난달 30일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공동주최한 2021 제주평화음악회가 지난달 30일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문대림)가 공동 주최한 2021 제주평화음악회가 지난달 30일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평화, 마음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린 음악회는 평화의 섬 제주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지펴올린 평화의 하모니이다.

올해 음악회에는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이 북측 관현악 작품을 연주하고, 남의 창작곡과 북이 애호하는 명곡이 한 곳에서 만났으며, 히브리와 슬라브민족의 애수가 평화의 이름으로 어우려졌다.  

김홍식 상임지휘자가 지휘한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은 남측 나실인 작곡가의 '축전서곡'과 북측 관현악곡인 '사향가'를 다른 분위기로 연주했다.

평화는 이렇듯 여럿이 함께 모여 즐기는 신나는 축제의 모습이기도 했다가 낭만적이고 유려한 선율이기도 하다. 

400여명의 관객들은 경쾌한 축제에 몸을 맡겼다가, 이별한 내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푹 빠져들기도 하면서 가을날의 평화를 만끽했다.

북측에서 태평소를 개량해 만든 장새납과 서양 관현악의 조화도 평화라는 주제어로 풀이할만 했다.   

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의 주근용과 재일 금강산가극단 최영덕에게서 장새납을 사사한 재일동포 3세인 고령우 연주자는 '룡강기나리'에서 장새납의 음색과 느낌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꽹과리, 장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하늘을 찌르고 올라가는 힘찬 장새납 소리가 아득해질때쯤 눈앞엔 어느새 누렇게 익은 곡식들로 출렁이는 너른 벌판이 와락 안겨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장새납 소리가 멈추자 '와!' 하는 짧은 경탄의 소리가 객석을 휘감았다.

룡강기나리는 평안남도 용강지방을 중심으로 발전한 서도민요로 "섬세한 정서와 부드러우면서도 명랑한 음조의 곡조와 인민들의 일상생활과 노동과정에서의 생활감정을 반영한 가사로 되어 있다"(조선말대사전)고 한다.

노동과 생활을 노래하는 이 곡을 1990년대 장새납을 직접 개량한 최명천 연주가와 정춘일 작곡가가 장새납 독주곡으로 편곡했고, 이날 연주한 곡은 금강산가극단의 고명수 작곡가가 재편곡한 작품이다.

한경호 총감독은 "사물악기가 추가되어 곡의 중반부에서 엇모리와 농악 칠채의 변박으로 바뀌면서 더욱 화려하게 연주되었다"고 설명했다.

음악회에 앞서 주최즉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 문대림 JDC이사장, 왼쪽에서 세번째 구만섭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권한대행 행정부지사, 좌남수 도의회 의장, 이상민 국회의원, 김홍걸 국회의원,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음악회에 앞서 주최즉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 문대림 JDC이사장, 왼쪽에서 세번째 구만섭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권한대행 행정부지사, 좌남수 도의회 의장, 이상민 국회의원, 김홍걸 국회의원,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5분간의 막간 휴식이 끝나고 시작된 2부공연은 민요 아리랑을 환상곡풍으로 편곡한 '아리랑 환상곡'에서 절정에 다다랐다.

모두에게 익숙한 아리랑 곡조가 구슬프고 경쾌하게, 때로 장중하게 높낮이를 달리하며 연주되었다. 

아리랑에는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그리움, 그걸 찾아나서는 고단하고 애달픈 여정, 그러나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같은 깊은 정서가 다 들어있는 것인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격정도 자연스럽다.

아리랑 환상곡은 북측 최성환 작곡가가 1976년 편곡 창작했는데, 북에서 만들어진 관현악곡 중 남측을 비롯해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꼽힌다.

특히 로린 마젤 지휘자가 2008년 평양 동평양대극장 공연에서 뉴욕 필하모닉을 직접 지휘해 연주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곡이다.

아리랑 환상곡에 이어 앵콜곡으로 연주한 '홀로아리랑'에는 뜻밖에 '우리의 소원' 곡조가 얹혀져서 감동을 더했다.

제주 출신 첼리스트 김민지는 고대 히브리 전통 선율의 성가인 '콜 니드라이'를 첼로 독주와 관현악 반주로 변주한 환상곡인 '콜 니드라이 첼로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은 슬라브 민족의 독특한 색채가 넘치는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를 40여분간 열정적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 마음의 울림'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 마음의 울림'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본 공연에 앞서 김소영 캘리그라피 작가는 '평화, 마음의 울림'을 주제로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문화의 힘으로 분단을 극복할 수 있고 음악을 통해 그토록 희망하는 새로운 평화, 민족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남북이 함께 제주에서 평화화 화해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음악이 모두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그를 통한 소통으로 통일의 소망과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평화음악회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마중물의 첫 물줄기가 되길 바라며, JDC는 평화가치 증진사업에 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