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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있어도 무용지물 주민센터 수두룩…시각장애인 권리는 어디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11/05 10:59
  • 수정일
    2021/11/05 10:5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르포] 점자 있어도 무용지물 주민센터 수두룩…시각장애인 권리는 어디에

 

최종수정 2021.11.05 08:55 기사입력 2021.11.0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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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안내판 있어도, 쓸 수 없는 상태로 방치
버튼 향균필름 부착 탓에 점자 느끼기 어렵기도
"장애인 편의 시설 지속적으로 개선, 관리해야"

시각장애인을 유도하는 선형 보도블록이 중간에 끊기고 심하게 훼손돼 있다.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시각장애인을 유도하는 선형 보도블록이 중간에 끊기고 심하게 훼손돼 있다.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 , "시각장애인분들이 아주 불편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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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점자.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시설은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현행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점자 편의시설을 설치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공공시설에 점자가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있어도 무용지물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점자의 날'을 맞아 4일 오전 방문한 서울시 동대문구 A행정복지센터는 대체로 점자 편의시설 잘 갖춰져 있었지만, 일부 시설은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었다.

    센터 입구에 들어서 시각장애인이 건물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점자촉지도를 찾아봤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점자촉지도는 점자로 되어 있는 시각장애인용 지도로, '장애인·노인·임산부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시설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이 건물에 들어서기 전 목적지의 위치나 건물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배너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용 지도(왼쪽), 지도가 점자블록 위에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배너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용 지도(왼쪽), 지도가 점자블록 위에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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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히 보니 A행정복지센터의 점자촉지도는 센터에 들어서는 입구 바로 옆에 있었다. 그러나 지도는 앞쪽으로 세워진 여러 개의 배너에 가려져 있는 상태였다.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고서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지도는 점자블록 위에 떡하니 세워져 있었고, 음성안내 버튼은 눌러도 작동되지 않았다.

  •  

  •  엘리베이터도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어 보였다. 엘리베이터 버튼 위에 코로나19 확산 방지 항균필름이 붙어 있어 손끝으로 점자를 느끼기 어려웠다. 계단 앞에 보도블록은 설치되어 있었지만, 계단 손잡이에 층수를 알려주는 점자 표지판은 없었다.

    또 다른 행정복지센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점자촉지도가 아예 구비되어있지 않거나, 장애인화장실임에도 입구나 벽면에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 표시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 행정복지센터의 점자 편의시설은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점자 표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203개 행정복지센터에 의무 설치되어야 할 점자 편의시설은 총 6903개였다.

     

    러나 이 중 적절하게 설치된 것은 29%인 2003개에 그쳤다. 부적정하게 설치된 것은 2463개(35.7%)였으며,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2437개(35.3%)에 달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시민 편의를 위해 있는 센터에서조차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점자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장애인 화장실(왼쪽), 향균필름이 붙어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점자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장애인 화장실(왼쪽), 향균필름이 붙어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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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기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전국 시각장애인은 총 25만3055명이다. 이들 중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에게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업무시설은 복지시설, 병원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 빈도가 높았고 26.8%가 매월 공공업무시설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시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에 장애인 편의 설비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A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점자촉지도가 원래는 전원이 연결되는 장소에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센터 입구에 출입명부와 체온 체크 장소를 만들다 보니 공간이 협소해져 부득이하게 위치를 옮기게 됐다"라며 "기계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 상태이며, 며칠 내로 설비를 마쳐 잘 보이는 공간에 놓을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서 장애인 편의 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은 "여전히 시각장애인이 혼자 힘으로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연합회에서도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 조사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며, 부실한 점이 발견되면 시정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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