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인천 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박근혜 정부 국민대통합위원장 정치참여 논란
과거엔 ‘노무현은 북한 대변인’ 비난광고도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기도, 학교 측 “개인 돈으로 광고, 학교와 무관”   

대학 설립자이자 목사가 일간지에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내용의 지면광고를 내 논란이다. 해당 광고주는 과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북한 대변인’ 아니냐고 비난하거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에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멈춰달라는 등 논란이 될만한 광고를 해온 인사이자 탄핵 직전 박근혜 정부에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참여했던 인사다. 

지난 4일 경향신문 오피니언면에는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이자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설립자·총장 명의로 “저출산 문제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여성가족부를 출산가족부로 개편하자”는 내용의 광고가 실렸다. “출산을 원하면 가정에게 특혜를 주자”며 자녀를 출산하면 임대아파트를 일정 기간 무상으로 임대해주자는 내용과 함께 “출산은 여성만의 특권, 출산은 국력, 출산을 하면 여자가 어머니가 된다” 등의 주장을 담았다. 

▲ 4일자 경향신문 오피니언면 광고
▲ 4일자 경향신문 오피니언면 광고

 

여성가족부의 다양한 역할을 무시한 것도 문제지만 여성의 역할을 출산으로 좁히는 발상은 여성을 출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부적절한 주장이다. 게다가 여성에게 출산을 압박하는 것 역시 저출생의 원인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행위다. 또한 임신한 여성이나 애 낳는 가정에게 일정 지원금을 주는 식의 방식으로 저출생(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주장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사립대학교 광고비 집행내역’을 보면 성산효대학원대학교는 2019년 5월과 7월 각 330만원씩 국민일보에 학교홍보 신문광고를 집행했다.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당시 최성규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 명의로 국민일보에 집행된 광고는 총 6건이다. 

두건은 해당 대학 홍보 광고였고, 나머지는 “예수님의 꿈, 우리의꿈”, “효가 살면 나라가 산다”, “효를 하면 모두가 행복하다” 등의 메시지를 담거나 “태아도 생명이다, 생명은 인권보다 법보다 우선이다”라며 낙태 반대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해당 광고에는 “국회는 출산을 장려하고, 낙태를 방지하는 법안을 제정하라” 등 여성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고 출산의 도구로 보는 시각을 담았다. 

▲ 지난 2019년 최성규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 명의로 국민일보에 실은 6건의 광고
▲ 지난 2019년 최성규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 명의로 국민일보에 실은 6건의 광고

 

대학 총장(명예총장) 명의로 이러한 부적절한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학교 측은 어떠한 입장일까.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관계자는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부적절한 광고라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지적할 수 있고 (최 총장이 해온 광고에 대해) 꾸준하게 비판이 있었는데 학교를 대표해서 한 건 아니고 개인적 차원에서 하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당 관계자는 “원래 효운동을 해온 은퇴한 목사님인데 그 맥락에서 출산운동, 출산장려금 운동을 하고 저출산 문제도 고민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학교 홍보 명목으로만 광고를 집행하고 나머지 광고들은 (최 총장이) 개인 비용으로 부담한다”고 답했다. 학교입장처럼 보인다는 질문에 대해 “학교와 전혀 관계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설립자이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최성규 명예총장은 탄핵 직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됐던 인사다. 2016년 11월3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당회장 목사를 이 자리에 임명하자 종교인의 정치참여를 비판하는 목소리부터 불교계 등 다른 종교계에서도 거세게 반발했다. 게다가 당시 박 대통령은 국정농단 관련해 비판을 받던 시기였다. 

▲ 2013년 6월27일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광고
▲ 2013년 6월27일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광고

 

또한 그가 과거 부적절한 내용의 광고를 했던 사실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14년 7월30일자 동아일보에 “돌은 던지면 맞겠습니다”란 광고를 통해 세월호 관련 “모든 단식 농성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멈추라”라고 했고, 같은해 9월15일 국민일보에 “이제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나라를 위해 결단해주어야 합니다”란 광고에서 “이제 그만 노란 리본을 내리고, 희망의 네 잎 클로버를 달자”고 주장했다. 

2013년 6월27일 동아일보에는 “생명과 피로 지킨 NLL을 괴물이라니”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 대변인이었나?”라며 비난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8월7일자 국민일보에는 “5·16은 역사의 필연이자 변화의 기회였다”며 군사쿠데타를 옹호하는 광고를 기재해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