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에 오열하는 이란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미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RF) 전 회장인 리처드 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시점을 지금으로 택한 것은 공격할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공격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임박한 위협’이 있어서라기보단,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들을 한꺼번에 사살할 수 있는 타이밍이 포착되자 공격을 감행한 것이란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수뇌부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회의 3건이 포착됐고, 오래 기다려온 끝에 잡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대낮에 공습 작전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하메이니 뿐만 아니라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인 알리 샴카니 전 최고국방회의 사무총장 등이 숨졌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이란 공격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리한 단속에 이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이란 공격을 통해 ‘강한 미국’을 과시할 경우 단기적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힘을 통한 평화’에 도취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선을 넘을 것인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 폭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이 예상과 달리 큰 후폭풍 없이 마무리되자 자신감을 얻고 이번엔 아예 이란 전면 공습으로 그 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선 이란 핵시설 폭격과 마두로 대통령 생포는 ‘치고 빠지는’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작전과 차이가 있다. 만약 이란의 반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이란 정권 교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 하에 공격을 장기화할 경우 공화당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 내에 큰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마가 유명인사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우파 논객이자 전 폭스 뉴스 앵커인 터커 칼슨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이란 공격에 대해 “정말 역겹고 악랄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극우 인플루언서인 잭 포소비액도 “젊은 미국인들은 국내 정책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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