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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선 넘는’ 트럼프의 군사력 동원…언제까지 ‘치고 빠질’ 수 있을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3/02 07:54
  • 수정일
    2026/03/02 07: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수정 2026.03.01 16:11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미국의 이란 공격 당시 상황을 함께 지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십 년 만에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걸고 재선에 성공했다. 1기 행정부 시절 단 한 건의 전쟁도 발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내세운 가장 큰 치적 중 하나였다.

하지만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1년여 만에 소말리아·이란·예멘·시리아·이라크·나이지리아·베네수엘라 등 무려 7개 국가에 공습을 감행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이란 공격은 ‘정권 교체’를 목표로 내건 이란 전역 공습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전쟁에 가까워진 선택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사작전을 거듭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막강한 화력에 점점 더 도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공개한 8분짜리 연설 동영상에서 “이란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초래해 선제공격에 나서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중동 내 미군기지나 동맹국을 공격할 것이란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해당 영상에서 ‘임박한 위협’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앤디 김 상원의원(민주·뉴욕)은 “만약 그토록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면 왜 그동안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와 제러드 쿠슈너의 몇 차례 회담 외에 아무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나”라며 “협상 후 며칠 만에 의회 승인도 없이 공습을 감행해선 안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참히 학살하자 지난 1월 26일부터 중동에 항공모함을 집결시키는 한편,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재개하는 냉온 양면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핵 협상을 이끈 윗코프와 쿠슈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평화협상까지 맡고 있어서, 미국이 과연 이란과 진지하게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 같은 의구심은 현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자, 3차 협상만에 공격을 감행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에 오열하는 이란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미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RF) 전 회장인 리처드 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시점을 지금으로 택한 것은 공격할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공격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임박한 위협’이 있어서라기보단,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들을 한꺼번에 사살할 수 있는 타이밍이 포착되자 공격을 감행한 것이란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수뇌부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회의 3건이 포착됐고, 오래 기다려온 끝에 잡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대낮에 공습 작전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하메이니 뿐만 아니라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인 알리 샴카니 전 최고국방회의 사무총장 등이 숨졌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이란 공격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리한 단속에 이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이란 공격을 통해 ‘강한 미국’을 과시할 경우 단기적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힘을 통한 평화’에 도취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선을 넘을 것인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 폭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이 예상과 달리 큰 후폭풍 없이 마무리되자 자신감을 얻고 이번엔 아예 이란 전면 공습으로 그 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선 이란 핵시설 폭격과 마두로 대통령 생포는 ‘치고 빠지는’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작전과 차이가 있다. 만약 이란의 반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이란 정권 교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 하에 공격을 장기화할 경우 공화당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 내에 큰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마가 유명인사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우파 논객이자 전 폭스 뉴스 앵커인 터커 칼슨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이란 공격에 대해 “정말 역겹고 악랄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극우 인플루언서인 잭 포소비액도 “젊은 미국인들은 국내 정책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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