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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이 대통령은 ‘월클’”…진퇴양난 돌파구 찾나

최하얀,고한솔,김채운기자

  • 수정 2026-06-16 07:22

당안팎 압박에다 당 지지율 하락

대표 출마 땐 대통령과 맞서는 셈

불출마 땐 정치적 미래 기약 못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 및 특별강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표직 사퇴와 8월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받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립각은 최소화하면서, 선명성을 선호하는 자신의 지지층을 다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당대회가 ‘명-청 대결’ 구도로 짜이는 것을 경계하며,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1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이탈리아 순방 성과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월드 클래스 지도자”라고 추어올렸다. 그는 오후에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 축사에서도 “우리 곁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 대통령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 피스메이커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지난 10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란 자신의 발언을 두고 청와대 안에서 “당을 쪼개자는 것이냐”는 격한 반응을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 대표로선 집권 1년을 갓 넘긴 이재명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큰 부담이다.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는 상당수 당원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당권 경쟁자들과 대결 구도도 아닌, 이 대통령과 정면 대결 구도가 되어버린 상황을 (정 대표가)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여당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운명 공동체다. 당·정·청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불법 비상계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개헌이 필요하다”며 다시금 ‘내란 청산’ 메시지를 냈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이어 거듭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선명성을 강조한 것이다.

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딜레마적인 상황에서 전대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른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 대표로선 출마를 포기하면 향후 정치적 미래를 다시 모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당원들의 평가를 받기 전에 사실상 밀려나는 것은 정 대표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지”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대표 연임 도전에 실패할 경우 2028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상 정 대표 연임에 ‘비토’ 사인을 보낸 상황에서 전대에서 대표에 뽑히더라도 자신은 물론 여권 전체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과거 정 대표가 ‘더컷 유세단’(2016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로 구성된 후보 지원 유세단)으로 활동하며 재기의 기회를 만들었듯, 이번에도 정부·여당 전체를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며 “여권 내 갈등이 격화한 상황에서 정 대표가 설사 대표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엄청난 험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 지역에서 정부·여당 지지율이 빠지는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정 대표가 강성 지지층 결집을 의도하는 듯한 발언을 많이 내놓고 있지만, (호남에 30% 이상이 밀집된) 권리당원들은 당·청 관계를 주요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양상은 호남 민심 향방에 달렸다”고 말했다.

최하얀 chy@hani.co.kr 고한솔 sol@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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