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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80%, 50년 모기지…청년들 “대출 땜질 말고 부동산 안정을”

등록 :2022-05-31 07:00수정 :2022-05-31 07:11

 
청년 핀셋 대책에 ‘반신반의’
3분기부터 LTV 80%로 완화
고소득층 주로 수혜 받을 듯
미래소득 반영, 초장기 대출
정부 20∼40대 보완책 병행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부터 생애 첫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80%로 완화된다. 이 조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유지로 소득이 낮으면 혜택이 크지 않으므로 청년층(20~40대) 대출만 따로 늘려주는 보완책도 같이 시행된다.

 

정부는 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엘티브이 최대 상한을 60~70%에서 80%로 올려주는 국정과제를 오는 3분기(7~9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택 구매 이력이 없는 무주택자로 연 소득(부부합산) 1억원 미만이 대상이다.

 

생애 첫 주택 엘티브이 완화는 소득이 적으면 혜택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엘티브이 완화로 대출가능금액이 늘어나도 ‘디에스아르 40%’라는 소득에 비례하는 규제가 적용돼 빌릴 수 있는 돈에 큰 차이가 없다. <한겨레>가 시중은행과 시뮬레이션해보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인 9억원대 주택을 생애 최초로 살 때 대출가능금액은 연 소득이 3천만원인 경우 2억원, 6천만원이면 4억원, 9천만원은 5억1천만원 등이다. 엘티브이가 80%로 완화하면 연 소득 3천만원(2억원)과 6천만원(4억원)의 대출 한도는 변하지 않으나 연 소득 9천만원은 6억7470만원으로 약 1억6470만원 늘어난다.

 

엘티브이 완화가 ‘고소득층’에만 유리하다는 지적에 정부는 소득이 적은 20~40대 보완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청년층 주택담보대출에 반영하는 미래 소득을 3분기부터 더 확대한다. <한겨레>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 3천만원인 29살 ㄱ씨가 9억원 서울 아파트 생애 최초 구매 시(엘티브이 80%) 미래 소득까지 반영하면 대출가능금액이 5천만원(2억원→2억5천만원) 증가한다.

 

정부는 대출 만기도 늘린다. 오는 8월부터는 정부 지원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적격대출에 ‘50년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한다. 만 39살 이하 및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디에스아르는 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인 까닭에 매월 내야 할 원금 및 이자가 줄면 대출 한도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핀셋 구제 대상이 된 20~40대 반응은 떨떠름하다. 20대는 대출을 늘려줘도 치솟은 집값과 높은 금리로 주택 구매 여력이 많지 않다는 평가다. 28살 김 아무개씨는 “정부 대출 한도 확대는 주택 구매 때만 적용되는 것인데, 20대가 수억 원대 아파트를 사려면 빚 감당은 물론이고, 현금 자산도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기 시작하는 30대 중반 이상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청년층 대출 미래 소득 반영의 경우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혜택이 오히려 줄어든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50년으로 만기를 늘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대출 한도가 당장 조금은 늘어날 수 있으나 80~90살까지 빚을 갚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38살 박아무개씨는 “청년층 미래소득 반영이 어떻게 개선될지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며 “하지만 미래 소득 반영, 대출 만기 연장 등은 땜질 처방이라 근본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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