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윤석열 ‘검찰 독재’다, ‘검찰 파시즘’이다 이런 말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 국민들이 군사독재도 겪어보고 보수연합 독재도 겪어보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를 이제 검찰독재라고 합니다. 그 문제점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석운 대표
“대한민국 공안 권력 기구는 기본적으로 계보가 있어요. 일제강점기에는 특별 고등계. <특고>가 있었고요, 해방 이후에는 특무대가 있었어요. 516 이후에는 중앙정보부, 12·12쿠데타, 5·18 이후에는 이른바 보안사, 기무사였죠. 그러다가 국정원으로 넘어갔는데, 그건 보안사 사람들이 국정원을 접수한 거예요. 그래서 국정원이 또다시 컴백을 했어요. 이렇게 보안사, 국정원이 서로 맞물려 가고 있었는데, 6월 항쟁 이후 휘청한 거예요. 공안 권력 기구의 전통적인 맥이 휘청한 거죠. 그러다 보니 국정원이 국내 사건에 대해서 무소불위로 하던 것에서 제약이 많이 생긴 거죠. 이 틈새를 뚫고 검찰이 몸집을 키운 겁니다.
원래 검찰이란 게 졸개들이잖아요. 특고의 졸개, 다음 특무대의 졸개, 그리고 중앙정보부의 졸개, 보안사의 졸개 그랬단 말이죠. 그런데 전통 공안권력기관들이 일시적으로 무력화되는 상황이 발생하니까. 그리고 검찰 역시 공안 권력적 성격이 있으니까 스멀스멀 올라와서 중심 권력을 구축한 것이죠.”
기자
“검찰이 권력을 장악해 가는 경로는 어떻게 봅니까?”
박석운 대표
“검찰 권력 구축과정은 크게 두 가지 경로라고 볼 수 있어요.
하나는 정치인들에 대한 특수수사를 통해 정치권의 덜미를 잡는 것, 그걸 가지고 선택적 수사 등등의 방법으로 정치를 하기 시작하는 거죠. 다른 하나는 권력 수사 노하우를 가지고 유관 권력 기구들을 장악해가는 거예요. 검찰 출신들이 국정원에 가서 장악력을 높인다든가. 검찰 출신들이 경찰에 대한 군기 잡기를 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특히 중요한 것이 금융감독원 같은데 검찰 출신을 보내는 거죠. 경제 관련 특수통들이 이제 경제관련기구를 장악하고 모피아랑 직접 결합해 들어가는 거죠. 이러한 경로들을 통해서 검찰이 한국 권력 기구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조국과 윤석열의 대결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틈새 권력으로서 검찰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려는 세력과 검찰 권력을 강화하려는 세력 사이에 쟁투가 벌어졌는데, 그것이 조국과 윤석열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결국 조국이 윤석열 검찰 세력에게 패배하고 되치기 당함으로써 정권까지 내주게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경 수사권 분리로 경찰에게 일정한 공간이 생기기는 하였지만 경찰세력이 이 힘을 유지할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검경 분리가 좀 되었지만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서 아예 찍어 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는 거다. 이 대목에서 최근에 확대되고 있는 공안 탄압 문제가 궁금했다.
기자
“말씀처럼 지금 검찰 권력이 하나는 정치인들 발목 잡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공안 탄압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박석운 대표
“공안탄압은 크게 두 층위가 있어요. 하나는 좁은 의미의 공안 탄압인데, 이른바 간첩단이 어쩌고 하는 것 있잖아요. 국가보안법을 악용해서 마구 엮어내는 거. 이게 전통적인 공안 탄압이죠. 또 다른 공안 탄압은 기존의 공안 기구, 공안 권력을 이용하는 방식이죠. 시민사회단체의 회계 문제를 턴다든가, 화물연대 파업을 담합으로 건다든가, 건설노조에 대해서 무슨 부패.비리가 어떻다, 채용개입 비리가 있다 이런 식으로 탄압하는 거죠.”
“국가보안법을 악용하는 탄압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민주노총 탄압, 시민단체 탄압은 그야말로 사문화된 조항들을 유령처럼 다시 살려서 견강부회하는 건데, 택도 없는 걸 가지고 몽둥이로 쓰는 거예요. 건설노조를 채용절차법 위반 어쩌고 하는데, 위반될 게 하나도 없어요. 재판 가면 다 무죄가 될 거예요. 일단 휘두르고 보는 거예요. 그런데 언론이 지금 완전히 받아쓰기하고 있잖아요.”
기자는 공직사회와 권력 집단을 감시해야 할 사정기관을 동원해서 오히려 민주노총이나 시민사회단체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탄압하는데 악용하는 행태에 분노를 표시했다. 그러나 박석운 대표는 좀 냉정하게 평가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기득권 권력구조가 강합니다. 기득권 집단들, 기존 제도권이 굉장히 강해요. 일단 관료조직이 강하고요. 모피아 권력도 굉장히 강해졌어요. 재벌 권력도 아주 강하고요. 이렇게 기존 권력들, 기득권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뭔가 하려고 하니까 안되는 거예요. 그냥 ‘착하게 살자’ 밖에 안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내로남불이다 이런 식으로 역풍이 부니까 그대로 당하는 거예요. 기존 권력 기구나 기득권 구조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멈칫멈칫하다가 결국 다 원래대로, 본성대로 돌아가 버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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