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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200일, 유가족과 건설노조가 함께 촛불 들었다

유가족협의회 “정부의 멸시와 냉대, 탄압에 대응해 연대할 것”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3-05-16 21:36:22 수정 2023-05-16 21:41:33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째인 1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곁에 선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정부가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 가족을 잃어야 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정부의 공권력 남용으로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던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연대해 싸우자고 다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200일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촛불 문화제는 건설노조가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외쳤던 곳과 같은 장소, 같은 무대에서 진행됐다. 촛불을 감싸는 종이컵에는 '열사정신 계승, 노조 탄압 분쇄'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인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양회동 열사의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 농성장에 방문해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며 연대의 말씀을 나눠줬다.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는 방문이었다"며 "지난 5월 1일 양회동 열사의 분신 소식에 여기 계신 (조합원) 분들과 마찬가지로 유가족들도 역시 가슴 아파하고 애통해했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뉴시스


송 직무대행의 설명처럼, 그동안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투쟁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앞장서 연대해 왔다.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건설노조가 큰 힘이 돼 주었다. 건설노조는 경찰이 둘러싸고 체포 위험이 있었음에도 직접 분향소 제단을 설치했다고 시민대책회의는 전했다.

양 지대장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건설노조의 손을 잡아주었다. 부산, 대전 등에 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까지 양 지대장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노조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양회동 지대장의 유가족들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두 손을 꼭 잡고 위로를 건넸다. 이후 양회동 지대장 유가족의 가슴에는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진실의 별' 배지가 달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촛불 문화제 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159배에,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러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배를 더해 160배를 진행했다.

송 직무대행은 건설노조에 고마움을 표하며 "우리는 정부의 무지막지한 멸시와 냉대, 탄압에 대응해 연대해 나갈 것"이라며 "함께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직무대행의 발언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건설노조 조합원도 큰 박수를 보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시민대책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검찰 등은 공권력 행사를 방지함으로써 예방가능했던 참사를 발생시켜 159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희생시켰다. 오늘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건설노조의 경우엔 경찰, 검찰이 해서는 안 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왜곡해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만들었다"며 "정반대로 잘못 행사된, 극히 모순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그래서 전 제안한다. 경찰, 검찰 등 공권력을 바로잡기 위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건설노동자 등 당면한 공권력 피해자들이 함께 나서고, 여기에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 나설 것을 제안드린다"며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연대를 통해 끝끝내 승리할 것이다.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200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요구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금껏 이뤄지지 않았다.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이 지난달 20일 야당 의원 183명이 동참한 가운데 발의됐음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쟁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부터 200시간 동안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비상 행동을 벌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라며 계고장을 잇달아 보내고 2,900만원의 변상금을 청구했다.

송 직무대행은 "안전을 원하거든 참사를 기억하라는 말을 믿고 나아가겠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몰염치한 탄압을 이겨내고 정의를 찾아가는 길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5.18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오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송 직무대행은 "5월 어머니회와 수많은 5.18 피해자들을 만나 뵙고 연대의 정신을 배우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광장 분향소 옆에서 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째인 1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곁에 선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정부가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 가족을 잃어야 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정부의 공권력 남용으로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던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연대해 싸우자고 다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200일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촛불 문화제는 건설노조가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외쳤던 곳과 같은 장소, 같은 무대에서 진행됐다. 촛불을 감싸는 종이컵에는 '열사정신 계승, 노조 탄압 분쇄'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인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양회동 열사의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 농성장에 방문해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며 연대의 말씀을 나눠줬다.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는 방문이었다"며 "지난 5월 1일 양회동 열사의 분신 소식에 여기 계신 (조합원) 분들과 마찬가지로 유가족들도 역시 가슴 아파하고 애통해했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뉴시스
송 직무대행의 설명처럼, 그동안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투쟁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앞장서 연대해 왔다.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건설노조가 큰 힘이 돼 주었다. 건설노조는 경찰이 둘러싸고 체포 위험이 있었음에도 직접 분향소 제단을 설치했다고 시민대책회의는 전했다.

양 지대장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건설노조의 손을 잡아주었다. 부산, 대전 등에 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까지 양 지대장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노조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양회동 지대장의 유가족들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두 손을 꼭 잡고 위로를 건넸다. 이후 양회동 지대장 유가족의 가슴에는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진실의 별' 배지가 달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촛불 문화제 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159배에,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러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배를 더해 160배를 진행했다.

송 직무대행은 건설노조에 고마움을 표하며 "우리는 정부의 무지막지한 멸시와 냉대, 탄압에 대응해 연대해 나갈 것"이라며 "함께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직무대행의 발언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건설노조 조합원도 큰 박수를 보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시민대책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검찰 등은 공권력 행사를 방지함으로써 예방가능했던 참사를 발생시켜 159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희생시켰다. 오늘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건설노조의 경우엔 경찰, 검찰이 해서는 안 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왜곡해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만들었다"며 "정반대로 잘못 행사된, 극히 모순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그래서 전 제안한다. 경찰, 검찰 등 공권력을 바로잡기 위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건설노동자 등 당면한 공권력 피해자들이 함께 나서고, 여기에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 나설 것을 제안드린다"며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연대를 통해 끝끝내 승리할 것이다.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200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요구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금껏 이뤄지지 않았다.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이 지난달 20일 야당 의원 183명이 동참한 가운데 발의됐음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쟁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부터 200시간 동안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비상 행동을 벌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라며 계고장을 잇달아 보내고 2,900만원의 변상금을 청구했다.

송 직무대행은 "안전을 원하거든 참사를 기억하라는 말을 믿고 나아가겠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몰염치한 탄압을 이겨내고 정의를 찾아가는 길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5.18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오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송 직무대행은 "5월 어머니회와 수많은 5.18 피해자들을 만나 뵙고 연대의 정신을 배우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광장 분향소 옆에서 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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