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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2분' 한미 발표 달라‥바이든, 윤석열 워싱턴 초청 이유

  •  장창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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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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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한미일 정상회담 앞두고 굴욕·굴종 외교 시즌 2 시작

    G7 계기로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2분의 약식 회담으로 끝났다. 공동성명 같은 합의서는 물론이고, 공동 기자회견조차 없었다. 시간에 쫓기듯 악수하고 사진 찍고 끝난 셈이다. 회담이 아닌 만남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사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예정에 없이, 히로시마에 오면서 일정은 꼬이기 시작했다. 젤렌스키는 도착하자마자 G7 참가국, 초청국과의 다자 회담,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밀려난 셈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히로시마에서 2박 3일을 보낸 윤석열 대통령은 머쓱할 수밖에 없었다.

    용산 브리핑에서만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 강조

    윤석열 정부는 히로시마 한미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극대화해야 했다. 내세울 성과가 없다면 브리핑에서라도 포장해야 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 용산에서 나온 브리핑과 워싱턴에서 나온 브리핑이 다른 이유이다.

    용산 브리핑은 3국 정상이 “3자 안보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면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예시했다. 그러나 워싱턴 브리핑에는 북 미사일 정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언급되었을 뿐이다. 워싱턴 브리핑에 '정보 공유' 내용이 없다는 것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다. 지난해 11월 프놈펜 회담 이후 올해 두 차례의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국민의 비판을 감내하면서까지 강제 동원 문제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G7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의 바람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머리는 미국 정부 부채 한도 협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대통령 집무실은 언급조차 되지 않은 ‘북 미사일 정보 공유’를 브리핑에 끼워 넣어 히로시마 한미일 회담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했다.

    한미일 정상, 워싱턴에 모여 미 본토 방어용 MD 구축 시도

    사실상 무위로 끝난 히로시마 한미일 정상회담은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히로시마 회동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정상을 워싱턴에 초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담, 이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모두 ‘독자 회담’이 아닌 ‘곁다리 회담’이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첫 번째,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두 번째, G7 정상회의에서 세 번째 곁다리 회담이 열렸다. 따라서 워싱턴 회담은 한미일 정상이 독자적으로 만나는 최초의 회담이 된다.

    논의의 핵심 사항은 두 가지이다.

    이미 프놈펜 회담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은 ‘북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를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워싱턴 회담은 윤석열 정부가 이번 브리핑에서 ‘만들어 낸’ 의제가 공식 안건이 될 것이다. 즉 북 미사일 정보를 한미일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이렇게 미국의 MD 체계와 사드 체계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정보 체계가 하나로 통합되면 한미일 MD 체계는 사실상 완성된다.

    이 MD 체계는 표면적으로 ‘북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미 본토를 향하는 ‘북·중·러 대륙간탄도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해발고도 100km 이상의 우주 공간을 담당하는 우주군 사령부가 주한미군에 신설된 것의 연장선이다. 미 본토 방어체계에 한국이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은 미 본토를 안전하게 지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워싱턴 회담에서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신설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한미일 사이에는 포괄적 군사협의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공론화되어 있는 환경에서 ‘확장억제협의체’는 가장 손쉽게 신설할 수 있는 협의체이다.

    미국은 올 초부터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신설에 대해 한국과 일본에 여러 차례 의사를 타진해 왔다. 미국이 정부 부채 한도 협상 등 국내 사정, 우크라이나에 집중해야 하는 외교 상황 때문에 히로시마에서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갖지 못했을 뿐이다.

    워싱턴 가는 길에 예정된 굴욕·굴종 외교 시즌 2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9월 23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워싱턴 회담은 올여름 중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초부터 유엔총회와 G20 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으니, 그 전에 워싱턴 회담을 해야 ‘독자 회담’이 될 수 있다.

    워싱턴 회담에서 결정되는 미 본토 방어 MD 구축도 문제지만, 워싱턴 회담으로 가는 길에 굴욕·굴종 외교 시즌 2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해야 한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6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관련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면 일본은 7월경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5월 26일 활동을 마친 우리 정부 시찰단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보고서 발표 후 최종 입장을 낸다는 방침이다. 이는 ‘IAEA의 통과 – 한국 정부의 통과 –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라는 프로세스가 작동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오염수 현장 시찰단은 단장 포함 총 21명으로 구성되었으나 유국희 단장을 제외한 20명의 시찰단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자들의 눈을 피해 단장은 나리타공항으로, 나머지 단원은 하네다 공항으로 입국해 007 작전을 방불케했다.

    중국의 제재로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로가 막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 정부에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이 그랬고, 히로시마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인 5월 23일 미 하원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인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미국이 우리를 도와야 하고 우리도 미국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라고 말해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에 두고, 한반도 평화와 경제 주권은 팽개친 채, 오직 일본과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로매진하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굴종 외교는 한미일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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