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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 첫날, 선두에 선 특수고용노동자

  • 정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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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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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고 노동자에 집중된 윤 정부 노동탄압...당장 멈춰야”

“노조법 개정안에 거부권 행사하면 무덤 파게 될 것”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민주노총 총파업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주인공은 바로 택배, 대리운전, 배달 노동자에서부터 학습지교사, 가전 방문원 등 특수고용 노동자다. 더운 열기만큼 구호도 뜨거웠다.

3일 서울 세종대로를 메운 이들은 정부의 반노동 기조를 규탄하며 ‘정권 퇴진’을 외쳤다.

▲전국서비스산업연맹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탄압, 노조법2,3조... 특고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이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특수고용노동자가 파업에 나선 이유는 먼저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에 있다.

파업대회 참가자들은 “윤 정부 들어 화물연대, 건설노조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향한 노동탄압이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정위를 앞세운 새로운 형태의 탄압에 이어 건설노조를 향한 거짓선동으로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질타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는 점 또한 이들의 파업에 당위를 더한다. 노조법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노동자 중 하나가 특수고용 노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개정안은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까지도 사용자로 인정함으로써 특수고용노동자가 사측과 협상할 가능성을 열어놓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특수고용 노동자, 택배노동자의 증언이 이어졌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노조가 2017년 노조 설립필증을 받았으나 여태 사측과 단 한번도 교섭을 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원청과의 교섭을 위해 반드시 노조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노조법 2,3조 개정은 1천만 특수고용노동자와 사내하청 간접고용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염원”이라며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순간 자신의 무덤을 파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전국서비스산업연맹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특수’자 떼고 ‘노동자‘로 불리자”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를 언급했다.

강 위원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들 평균 수익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경비를 제하고 6,340원가량 남짓”이라며 “코로나에 이은 경제위기에 배달, 대리, 퀵 서비스 노동자들의 수입은 들쑥날쑥해도 플랫폼 기업의 이윤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정부는 특고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라는 요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며 “외려 탄압은 화물노동자, 건설노동자 등 법적 권리의 사각에 있는 특고 노동자들에 집중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플랫폼노동자가 직접 나서 자신의 처지를 알렸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위원장은 “배달시장이 성장해 배달노동자들이 월 천만원을 번다는 식의 선정적인 기사가 나오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일축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9년째 기본배달료를 동결 중이고, ‘쿠팡’과 ‘요기요’는 오히려 배달료를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작년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배달노동자는 월평균 25일 일한다고 알려졌다.

홍 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노조법 2,3조 개정 반드시 해내자”며 “나아가 ‘특수’자 떼고 ‘노동자‘로 불릴때까지 싸우자”고 독려했다.

▲전국서비스산업연맹노동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구국의 총파업”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총파업 첫날 파업대회에 모인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에게 격려인사를 전했다.

양 위원장은 윤 정부의 실정을 요약하며 “전두환 군사독재 못지않은 검사독재가 판을 치고, 이명박식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무색한 친기업 반노동 정책이 판을 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모든 민중들의 삶이 파탄 날 것이기에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구국의 총파업”이라 강조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했다. 현장 특성을 살린 행진대오가 종로를 장악했다. 배달노동자, 퀵 서비스 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선두에 섰고, 택배차와 가전 방문원 등의 행렬이 뒤이었다.

한편, 민주노총은 총파업 핵심 의제 중 하나인 ‘핵오염수 방류 저지’와 윤석열 퇴진 요구를 담아 오는 4일 오후 7시 전국동시다발 촛불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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