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불면증, 강박증, 양극성 장애, 조현병, 우울증, 공황장애 등 일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정신병을 다룬다. 주인공인 다은에게 ‘우울증’이 온 것은 아마도 가장 흔한 정신병 중 하나인 우울증이 가장 사소한 것으로 치부돼왔기 때문일 것이다. ‘정신력이 약해서 그래’, ‘혼자만 유난이야’라는 말로 타인에게도 스스로도 무시해버리기 쉬운 정신병은, 결과적으론 나를 향한 비난으로만 끝나며 치료 없이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우울증이 온 적이 있다. 우울증은 무기력으로 이어져 종일 잠만 잤다. 무기력에 잠식돼 3시간 동안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걸 참았다. 집중력이 흐려져 글도 읽지 못하고 음악도 듣지 못했다. 힘이 없어 머리와 허리를 숙이고 땅만 보고 걸어야 했다. 드라마는 다은의 모습을 통해 이렇듯 현실적인 우울증 증상을 묘사한다. 달리는 차에 뛰어드는 정다은은 ‘저 차가 나를 치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반복했을 것이다. 자기혐오에 빠져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듯 드라마는 일상적인 정신병의 증상부터 원인, 관리 방법을 ‘정신병동’이라는 배경을 통해 알려준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기혐오와 불안증세를 겪는 환자, 가족의 죽음으로 죄책감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자살생존자 등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보호자와 치료하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통해 다층적으로 정신병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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