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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하면 윤석열 정권 국민 심판받을 것”

거부권 남발 윤석열 정부 규탄...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 열려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대통령이 이제라도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즉각 공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야당, 시민사회단체 등은 27일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를 열고 “만약 이번에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이 정권을 심판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은숙 NCCK인권센터 이사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애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누르며 진상규명을 위해, 10.29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위해, 녹아내리는 아스팔트 길 위에 엎드려 흐느꼈고 냉동고가 되어버린 눈길 위에 머리를 묻으며 통곡했다”며 “더 이상 유가족들이 피눈물로 가득 찬 고통의 길을 걷게 해서는 안 된다.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공포되어야만 이 고통의 길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성영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여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송 상임대표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경시하며 정쟁으로 만 몰고 가는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국회정당인지 다른나라의 정당인지 묻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정당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별법 최종안은 국회의장 중재안에 원내대표들간의 논의에서 여당의 요구가 상당부분 반영한 수정안인데도 불구하고 거부하는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악의적인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고 이주영 님의 아버지 이정민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출범 당시 강조했던 법과 정의, 공정과 상식은 159명의 청년이 이태원 골목에서 정부의 부재로 모두 사라지는 순간 함께 사망했다”며 “특별법을 거부하는 순간, 이 정부가 159명의 희생자의 목숨을 앗아간 범인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 범죄를 보호한 대통령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묻는 이 특별법을 거부한다면 진심으로 정권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고 이주영 님의 아버지 이정민씨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야당 “윤석열 정권 견제할 용광로 만들자”


이날 집회에는 야당 의원들도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언제까지 대통령을 기다려줘야 하고, 언제까지 이해해 줘야 하나. 참는 데도 한계가 있고, 기다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면서 “거대한 용광로를 만들자.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용광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2024년의 심판은 연대의 심판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 제1야당으로써 그 약속을 지키겠다”며 “그 최선두에서 여러분과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장혜원 의원은 “이제는 대통령의 결단이 남았다. 모두가 거부권을 얘기하고 있지만,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진실을 버린다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진실을 두려워하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법안을 다섯 번이나 거부했다. 노동자와 농민, 서민을 살리는 법, 대한민국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는 법, 권력을 가진 자라도 죄가 있으면 책임을 묻겠다는 법이다. 이 법들을 몽땅 다 거부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언제까지 규탄만 하고 있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국민들은 4월 10일(총선) 정치판을 뒤집어엎고, 더 이상 개혁 입법을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거부하는 심판의 장으로 나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하나의 힘으로 단결해서 싸우자. 단결하면 승리한다는 원칙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싸우자”고 외쳤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시작해 광화문 사거리, 종각, 종로2가, 을지로2가, 을지로 1가를 거쳐 서울광장분향소로 향하는 행진을 진행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오는 30일 국무회의 안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8일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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