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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반성 없는 윤석열과 국민의힘, 이게 답이다

[안호덕의 암중모색] 내란 수괴에게 사과 요구? 필요한 건 합당한 처벌

사회 안호덕(minju815)

25.12.13 11:03최종 업데이트 25.12.13 11:0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오마이뉴스

사과가 종용의 결과여서는 안 된다. 12.3 내란을 두고 윤석열에게 필요한 것은 사과의 강요가 아니라 합당한 처벌의 요구여야 맞다. 국민에게 총칼을 겨누고 헌정질서를 송두리째 부정한 내란의 죄를 범한 수괴에게는 사형을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성하지 않는다고 혀를 찰 필요 없다. 반성하라는 요구, 사과하라는 외침. 그건 용서될 수 있는 죄이고, 이 정도면 용서해 줄 수 있다는 함의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날이면 날마다 법정에서 법의 존엄을 유린하는 내란 세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건 공연히 힘 빼는 일일 수 있다.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습니다.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습니다.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서 의회 폭거는 실질적인 위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대표는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고 주장한다. 헌재 판결의 불복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계엄에 이은 탄핵이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다고 하지만 계엄과 탄핵을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를 상대로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건지, 당 대표로서 책임 통감을 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애매하기 그지없다. 장 대표의 12.3 계엄 1주년 소회 글은 본인도 사과라고 한 적 없지만, 누가 보더라도 내란을 두둔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내란 비호 정당에 걸맞은 책임을 져라

1월 6일 국민의힘 나경원, 김기현 의원 등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앞에서 ‘내란수괴’ 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권우성

12.3 내란은 1년 지났지만, 국민의힘이 달라진 건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뀐 것 말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내란 수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 그 정권을 지탱해 온 정당으로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었다.

내란 수괴 체포 영장 집행에 의원 30여 명이 영장 집행 중단을 촉구하며 대통령 관저에 모였던 때나, 윤석열을 면회한 10분 동안 울기만 했다는 장동혁 대표의 행보는 반성하고 자중하라는 국민의 바람과 동떨어져 있었다. 내란 1년을 넘기면서 스스로 잘못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고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정당. 반성하라고, 왜 사과하지 않냐고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국민의힘에 요구해야 할 건 사과가 아니라 내란 비호 정당에 걸맞은 책임을 지라는 것이어야 한다.

정당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 집합체로서 정당법으로 보호와 통제를 받는다.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는 사유로 해산을 결정했다. 국민의힘이 내란과 이후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정당의 목적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온갖 부정부패에 관련이 있고 온갖 불법 심부름꾼을 자처한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 중진과 고위 당직자들이 정당 안에서 자행한 범죄 사실이 날마다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종교 단체와 모략, 금품 수수, 불법 공천 개입. 주범은 윤석열 부부라 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의 많은 인사들이 조력자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숱한 범죄와 내란에 국민의힘 인사들이 여러 모양으로 개입되어 있는 형국이라 개인의 일탈이라 말할 수도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정당으로서 존재 이유는 있는가? 이런 의문에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납니다. 한쪽 날개를 잃은 새는 추락합니다.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지난 3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최고형으로 다스려 더 이상 헌정유린 세력의 싹들이 자랄 수 없도록 완벽히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견제가 없으면 독재가 싹트고, 감시가 사라지면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새가 좌우 날개로 날듯 한쪽 날개를 잃은 새는 추락한다"며 "국민의힘이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광주 시민이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안에서 미약하나마 반성과 내란 단죄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고, 견제가 없으면 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감한다. 그러나 왜 새의 오른쪽 날개는 매번 국민의힘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의회 폭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며 영현백까지 준비했던 보수정권이다. 이재명 정부에 건강한 견제 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해도 그게 꼭 국만의힘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정권을 잡고 국가를 부도의 위기로 내몰았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국정 농단으로 대통령 탄핵, 내란으로 다시 대통령 탄핵, 보수정당이라는 국민의힘의 과거와 현재다. 이런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무슨 낯으로 새의 오른쪽 역할을 주장하는지 후안무치하다. 회초리를 들어주면 거듭나겠다고? 그건 위기 때마다 수도 없이 해왔던 말들이다.

잘못 반복하고도 고칠 생각도 없는 정당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더불어민주당 입법폭주 국민고발회 및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유성호

정치 지형에서 보강이 필요한 건 오른쪽 날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대신해 보수 정당 역할을 해도 문제 될 게 없다. 북에 무인기를 보내 전쟁을 유도하는 정권보다 핵추진 잠수함으로 국방력을 높이려는 정권이 보수 정당에 더 적임자 아닌가.

국민의힘이 보수정당 역할을 한다는 건 반공 이념을 국민 통제 수단으로 삼아왔던 낡은 색깔론의 착시 현상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오른쪽 날개가 국민의힘일 필요는 없다. 아니, 국민의힘이어서는 안 된다. 무능과 부패. 국정농단과 내란으로 이어져 온 가짜 보수 정당에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정치와 정치인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다시 쓸 필요가 없다. 부패하고 무능하면 버려야 한다. 아껴 쓰고 다시 쓴 결과,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고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극이 이어졌다. 그러고도 반성할 줄 모른다. 12.3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것을 보라. 12.12 군사 반란이 구국의 결단이라던 전두환의 주장과 무엇이 다른가.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고 했다. 국민이 하늘인 민주공화국에서 윤석열 정권은 국민에게 총을 겨눴다. 사과해서 될 일도 아니고 사과로 끝날 일도 아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이 헌법에 규정된 내란죄의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듯 내란 옹호 정당 국민의힘도 거기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제는 국민의힘 없는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 비상을 꿈꾸어 볼 때다.

#국민의힘 #장동혁 #123내란 #선거 #보수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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