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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신군국주의' 정조준…외교·제재 '동시 압박'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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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한 중국의 외교 수사 훨씬 공격적

외교 수사 넘어 제재, 주변국 규합해 고립화

이중 용도 물품의 대일본 수출 세 번째 제재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 움직임 단호히 억제"

중국 '일본 신군국주의' 양자 외교 의제화

아시아 4개국과의 양자 공동성명들에 명시

린젠 "일본, 평화 국가'란 가면 벗어 던져"

중국이 추가로 군민 겸용 물품의 대일본 수출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 6월 29일 중국 상무부의 공고를 통해서다.

일본의 방위연구소와 육상장비연구소, 함정장비연구소, 항공장비연구소와 미쓰비시전기 방위·우주기술, 미쓰비시중공업 로지텍 등 군사력 증강에 참여한 기관·기업 20곳이 수출통제 명단에 올랐다. 또한 미쓰이 E&S와 미쓰이물산 항공우주 정비센터 등 최종 사용자와 용도가 불분명한 20곳을 주의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날부터 중국 수출업자는 이들에게 중국산 이중용도 물품을 수출할 수 없으며, 외국의 법인이나 개인도 이중 용도 물품들을 이전·제공할 수 없다. 이미 진행 중인 관련 거래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

 

지난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만난 시진핑 중국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 아사히신문 11월 14일

중국, 이중 용도 물품 대일 수출 추가 제재

"일본 신형 군국주의 움직임 단호히 억제"

앞서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올해 1월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의 대일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했고, 2월에도 미쓰비시 조선 등 일본 기관·기업 20곳을 이중 용도 물품의 수출통제 명단에, 스바루 등 20곳을 주의 명단에 각각 올린 바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일본만을 대상으로 한 수출 관리 조치는 국제적 관행과 다른, 절대 허용할 수 없는 것으로 지극히 유감"(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 29일 회견)이라고 항의하고 중국 정부에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이런 중국의 잇단 대일 제재가 통상 분쟁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그 제재 강행의 배경으로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와 '재군사화'(재무장화) 등을 대놓고 지목하며 전례 없는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적 움직임을 단호히 억제하기 위한 것이며, 전적으로 정당하고, 합리적이며,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허융첸 상무부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신형 군국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재군사화를 가속화하고 공격용 무기를 배치하는 한편 해외에서 공격형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서 행동을 바로잡고, 진정으로 반성해 올바른 궤도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해병과 '강철주먹(Iron Fist)' 합훈에 참가한 육상자위대 병사들이 지난 3일 대만과 가까운 일본 서남부 도쿠시마섬에서 상륙작전을 하고 있다. 2023.3.3 UPI 연합뉴스

중국 '일본 신군국주의' 양자 외교 의제화

아시아 4개국과의 양자 공동성명들에 명시

중국의 대일 압박 움직임은 이게 다가 아니다. 2일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파시즘과 군국주의의 부활 시도를 거부한다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양자 간 공동성명이나 공동언론성명을 최근 한 달 반 사이에 네 차례나 채택했다.

중국-파키스탄 공동성명(5월 26일)은 "양측은 2차 세계대전의 승리 성과를 확고히 수호하고 파시즘과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했고, 중국-몽골 외교장관 공동언론성명(6월 14일), 중국-미얀마 공동성명(6월 17일), 중국-방글라데시 공동성명(6월 26일)의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일본 견제를 양자 외교 의제로 공식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의 다즈강 연구원에 따르면, 예전에 중국이 다자 무대에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와 군국주의적 성향을 비판한 적은 많았지만, 양자 외교 문서에 반군국주의 표현을 명시적으로 집어넣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다즈강은 "일본이 전후 제약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신군국주의 경향이 과거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았던 국가들의 마지노선을 점점 넘어서고 있기에, 중국은 국제사회에 더 광범위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 문제를 양자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이 일본에 배치할 예정인 지상배치 이동식 중거리미사일 발사장치 '타이폰'. 일본경제신문 6월 20일

"일본의 신군국주의 경향, 마지노선 넘어"

린젠 "일본, `평화 국가'란 가면 벗어 던져"

다즈강은 "수년 동안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와 투자 협력 등 경제 외교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일부 개발도상국들을 포섭하려 노력해 왔다. 이를 통해 자국의 군사화와 역사 수정주의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희석하고 더 유리한 여론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며 "중국은 양자 문서에 반군국주의 언어를 명문화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대중, 기업계, 그리고 더 넓은 사회가 이 문제를 주목하고 오늘날 일본 신군국주의의 잠재적 위험을 인식하도록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의 다카이치 정권은 작년 10월 출범한 이후 방위비 사상 최고치 경신(2026 회계연도 580억 달러)과 군사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 무기 수출 규제 폐지, 집단 자위권 범위 확대, 비핵 3원칙 개정 검토,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평화헌법 개정 추진 등 재무장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다카이치 정권의 행보에 중국 외교부는 정면 대응하고 있다. 궈자쿤 대변인은 6월 23일 브리핑에서 "일본에서 부상하는 악의적인 신군국주의는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높은 경계심을 유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6월 11일 브리핑에서 린젠 대변인은 "사실 일본은 스스로 '평화 국가'라는 가면을 벗어 던졌다"라고 비난했다.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일본에 대한 중국의 외교 수사 훨씬 공격적

외교 수사 넘어 제재, 주변국 규합해 고립화

종합적으로 보면, 일본에 대한 중국의 대응엔 몇 가지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먼저 외교적 수사가 훨씬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지만, "역사를 반성해야 한다"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신형 군국주의","파시즘 부활","평화 국가의 가면을 벗었다" 등 매우 직설적이다.

그리고 비판이 외교 수사에 그치지 않고, 이중 용도 품목 수출통제 등과 같은 실질적 제재 조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나아가 대일 견제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규합해 양자 외교 의제로 만들어 일본을 압박 중인 것이다.

중국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로 보는 일본의 재무장은 미일 동맹의 강화와 그를 통한 대중 봉쇄 강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확대 등을 뜻하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압박, 대만을 향해선 군사훈련 확대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 담론의 연장선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지금 동북아 정세를 보면, 중국은 일본 재무장을 '신군국주의'로 규정하며 견제에 나섰고 미국은 일본을 대중 견제 핵심축으로 키우고 있다. 특히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참여하는 한국에게 이런 구도 변화는 직접적인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일본 재무장에 대한 역사적 경계심과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한층 더 어려운 외교적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 어느 때보다 국익 중심의 균형 외교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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