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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표결 방해 없었다”던 국힘의원들, 민주당에 화살 돌리나?···“빨리 모여 굉장히 의아했다”

수정 2026.08.15 09:41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내란 재판

국힘 의원들, 법정서 “표결 방해 없었다”

“위헌 판단은 불가능”…불참 의원들 두둔

“미친 줄 알았다”면서도 ‘내란’ 언급은 피해

추경호 대구시장(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이 지난 5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불법계엄은 사태는 약 3시간 만에 끝났다. 계엄군을 멈춰 세운 건 국회였다. 국회는 계엄 이튿날 새벽 본회의를 열고 1시2분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당시 표결에 참석한 의원 190명 모두가 “비상계엄을 즉시 해제해야 한다”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에 참석한 의원 190명 중 국민의힘 의원은 18명뿐이었다. 전체 의원 108명 중 90명이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당시 야당 의원들이 대부분 표결에 참석한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 중 50여명은 국회 내부 또는 본회의장에서 10분 거리인 당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왜 계엄 해제 표결에 나서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더욱 커졌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추경호 대구시장(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이 혼선을 만든 게 원인이었다고 봤다. 추 시장은 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3번 바꿨다. 한동훈 의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이 먼저 “본회의장으로 모이라”는 공지를 했는데, 추 시장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의총 장소를 변경해 일부러 표결을 방해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추 시장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했다.

‘계엄 해제 찬성’ 해놓고 “위헌 판단했던 건 아냐” 선 긋기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에서 열린 추 시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출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추 시장의 표결 방해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표결에 참석했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2일 증인으로 나와 “개별 의원의 (본회의장) 출석은 의무가 아니다”라며 “특별히 (원내대표가) 담을 넘어라 마라, 지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150석은 훌쩍 넘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법적 효력에도 차이가 없다”고 했다.

지난 4월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용태 의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소집한 장소가 달라 의원들이 어수선해진 상황은 맞다”면서도 “그런 상황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도록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의원들은 모두 헌법기관이고 바보가 아니다. 위급하고 엄중한 상황에서 각자 판단하는 건데 그게 (본회의장에) 못 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2024년 12월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 계엄군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원들이 각자 정무적 판단을 했을 뿐, 계엄의 위헌성을 분명히 판단할 수는 없었다고 강조한다. 결국 표결 전에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은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나, 표결에 불참한 다른 의원들이 문제가 될 건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주진우 의원은 자신도 표결에 참여하기 직전까지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당시 정보가 한정돼 있어 위법성 여부까지 판단하기는 불가능했다”면서 “다만 민주당이 쉽게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이후에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될지 걱정됐다”고 했다. 본회의장에 도착한 뒤에는 ‘당사로 오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고 진술했다.

주 의원은 이어 “(표결에 참여할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가 민주당 의원들만으로 150석을 넘어서는 순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부라도 참여하는 게 계엄 수습 과정에서 정치적 입지를 정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법리적 지식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판단한 것이고, 의원들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너무 빨리 모인 민주당이 더 이상해…국힘이 정상적” 주장도

계엄 당일 국회 출입문이 통제된 상황에서 신속하게 본회의장에 집결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히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며, 민주당을 에둘러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표결에 참여했던 박수민 의원은 지난 12일 법정에서 “(우리 당은) 국회 상황을 확인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너무 빨리 모여서 굉장히 의아했다”며 “당시에는 정치적 대치가 극심해서 대통령이 뭘 해도 반대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모이기가 어려운데 하여튼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했고, 국민의힘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024년 12월4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대한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하고 있다. YTN 촬영

주진우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해제 요구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정족수인 150명을 넘긴 지 한참 됐는데도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말 긴급했다면 이재명 (당시 당대표의) 출석과 상관없이 신속히 의결했어야 하는데, 이재명 대표를 기다렸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이 들어온 뒤엔) 빨리 하려다 보니 사실상 고지 시간보다 본회의를 앞당겼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당사에 있던 의원들은 왜 본회의 시간을 공지받은 뒤에도 오지 못했느냐’는 추 의원 측 질문에는 “(국회 앞에) 일반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 등 여러 시민 모여있어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며 “길에서 상의할 수 있는 상황 아니어서 어디서 상의해야 하느냐고 텔레방에 물었고, 그래서 의총 장소가 당사로 변경됐다고 본다”고 했다.

잘못된 계엄이지만 위헌은 아니다?…“12·3 계엄은 내란” 말 못하는 의원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위헌” 또는 “내란”이라는 언급은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박수민 의원은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 내용을 보고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현실적이지 않고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1980년대에나 볼 수 있는 문구인데, 이게 뭐지? 했다”면서도 “이걸 왜 했지? 하는 상식적인 궁금증만 꽉 차 있었고 위헌, 내란, 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본격적으로 회자됐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은 지난해 6월5일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하며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는 사과문을 냈던 것에 대해서도 “정권을 잃은 것에 대해 사과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추 시장의 변호인이 “정치적 반성일 뿐이고 계엄이 곧 내란이라는 의미는 아니죠?”라고 묻자 박 의원은 “전혀 아니다”라며 “계엄 전후로 정국 관리에 실패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의원은 계엄 당일 국회 상공에 있는 헬기를 보고 “이 계엄은 잘못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쳤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계엄이 위법하다는 것을 알았냐’는 물음에는 “계엄이 위헌·위법하다는 것보다 빨리 해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법률적으로는 종국적으로 판단이 나오겠지만, 저는 법률가가 아니라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했다”고만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적어도 헌법 질서에 반한다고는 생각했냐’고 다시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증인으로 출석한 안철수 의원도 계엄 이튿날 새벽 SNS에 올렸던 “비상계엄 요건과 절차도 갖추지 않은 위헌적인 친위 쿠데타이자 내란 시도”라는 자신의 글에 대해 “법적인 내란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국내 상황이 굉장히 어지러웠는데 그런 뜻에서 한 얘기”라며 “(내란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하고 우리는 그걸 따르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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