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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 진실의 등불, 시노트 신부 선종

‘인혁당 사건’ 진실의 등불, 시노트 신부 선종27일 오전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장례미사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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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23  20: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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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제임스 시노트 신부가 23일 오전 선종했다. 향년 85세. [자료사진-통일뉴스]

'최악의 사법살인'으로 꼽히는 인혁당 재건위원회 사건(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제임스 시노트 신부(한국명 진필세)가 23일 오전 3시30분 선종했다. 향년 85세.

시노트 신부는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961년 한국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중 인혁당 사건을 접했다.

이후 인혁당 사건이 고문에 의한 조작사건임을 폭로하고, 사형선고를 당한 도예종, 서도원, 하재완, 송상진, 우홍선, 김용원, 이수병, 여정남 씨 등을 구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1975년 4월 이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이를 항의하던 시노트 신부는 강제추방당했다.

또한, 민청학련 사건, 동아투위 언론자유투쟁 등에 적극 동참하는 등 추방 직전까지 박정희 정권의 탄압에 항거했다.

시노트 신부는 1989년 추방 14년만에 정식 비자를 받고 귀국했으며, 2004년 ‘1975년 4월 9일’이란 책으로 인혁당 사건을 증언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7년 재심에서 희생자 전원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 2007년 1월 인혁당 사건 재심 무죄 판결 당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한 시노트 신부(오른쪽에서 세 번째)[자료사진-통일뉴스]

시노트 신부와 함께 오랫동안 활동해 온 문정현 신부는 23일 <통일뉴스>와 통화에서 “눈물만 난다. 하늘이 뻥 뚫린 느낌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문정현 신부는 “그 분은 젊은 시절 한국에 오셔서 제도의 힘으로 탄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 이론이 아니라 직접 다가가 함께 아파하고 울고 그런 분”이라며 “다시 한국에 오셔서 건강상 현장에 나오지 못했지만 항상 마음은 현장이었다”고 회고했다.

선종 이틀 전 시노트 신부를 만났다는 문 신부는 “의식도 없던 분이 깨어나서 저를 불러 끌어안으셨다”며 “당신이 함께한 인혁당 사건으로 처형된 8명의 이름을 다 불렀다”고 전했다.

고 시노트 신부의 빈소는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오는 25일 오후 3시 입관식이 열린다. 그리고 오는 27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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