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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시아중시정책과 한반도의 긴장

 
 
<분석과전망>미국의 아시아중시정책이 지속되는 한 남북관계개선 사업은 없다
 
한성 
기사입력: 2015/02/13 [15:50]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이 또 다시 아시아중시정책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반도에 평화 대신 긴장이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워크 미 국방부 부장관이 10일 미 서부 샌디에이고의 미 해군연구소에서 미국의 아시아중시 정책은 계속된다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미국의 소리방송 11일자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위를 강조하는, 그런 차원의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워크 국방부 부장관을 통해 아시아중시정책 강조하는 미국

 

워크 부장관은 먼저, 아태 지역에 미 해군 전력의 60%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전략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언급했다. 해군 함정의 60%에 달하는 300 척 이상을 태평양에 계속 배치하게 될 것이며 또한 최대 4 척의 잠수함을 괌에 추가 배치하게 된다고 했다. 

 

미국이 취하고 있는 아시아중시정책의 강조는 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건설 프로젝트를 언급하는 것에서 더욱 명료해진다. 

 

총 네 곳이었다.   

 

첫 번째가 현재 진행 중인 평택의 캠프 험프리 미군기지 확장공사다. 그리고 나머지는 항공모함 탑재기와 미 해병대가 들어설 일본의 이와쿠니 기지,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 대체 프로젝트, 그리고 괌의 해병대 증강 작업이다.

 

워크 부장관은 연설에서 미국의 주적을 세 종류로 분류해 규정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 등 전진국가(advanced state)가 그 하나이다. 

워크 부장관은 이들 나라들에서 무기 현대화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대처로 기존의 폭격기와 핵미사일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기본으로 여기에 미사일 방어와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보태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또 하나의 주적으로 설정한 것이 지역국가 (regional state)이다. 북한이 여기에 분류된다. 이란도 포함된다.

 

북한의 핵탄두와 이동식 장거리 미사일 (KN-08)이 언급된다. 당연하다.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와 연동되는 항목이어서다. 북한의 재래식 전력 또한 위협 항목에서 빠지지 않는다.  

 

워크 부장관은 국가가 아닌 급진 테러조직도 미국을 위협하는 또 한 종류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금의 정세에서 미국이 워크 부장관을 통해 아시아중시정책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극히 중요하다. 

 

워크 부장관은 특히 한국에는 잘 알려진 인사이다. 사드 하면 떠오른 대표적 인사이다. 사드 한국 배치 계획을 강조왔던 것이다.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1개 포대가 괌에 배치돼 있다는 것을 공개하는가하면 지난해 8월 방한 때 "한국미사일방어체계(KAMD)가 미국의 사드와 완벽하게 상호 운용성을 갖추길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할 정도였다. 

 

워크 부장관의 연설은 미국이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 사업을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해준다. 한미일 3각군사동맹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관철할 정치군사적 핵심 기제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중시정책이 한반도에 요구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긴장 

 

지금은, 아직까지 성과가 없기는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 사업이 남북 간에 중요한 현안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남북관계개선 사업은 한미일3각군사동맹과 정면에서 충돌한다. 

 

남북관계 개선 사업은 근본적으로 평화와 결부된다.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면서 그에 앞서 한반도의 평화가 없이는 진행될 수 없는 사업인 것이다. 

 

미국이 그동안 추진해온 한미일 3각군사동맹 구축사업은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와는 서로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수도 없이 보여준다. 북중러를 대립축으로 설정해서 성립하는 것이 한미일3각군사동맹이어서다.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미국의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 사업은 한반도의 긴장에 기반해서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 사업에 필요한 한반도에서의 긴장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북한과 대립을 치는 것을 통해 발생하고 유지강화되는 긴장이다.   

 

이 긴장은 무엇보다도 한미동맹을 유지강화하는 데 쓰이는 기본 명분이 된다.

한반도의 긴장이 조금이라도 눅잦혀 지려는 징후가 보이기만 해도 미국은 이를 허용치 않는다. 한미동맹에 군열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미국이 보였던 행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징적인 일례로 부시가 김대중에게 '디스 맨'이라고 했던 것을 들 수가 있다. 하대치고는 심했다. 일국 수장한테 "이 냥반아!"라고 한 것이었다. 

 

그때 부시는“이 냥반아”라고 하면서 "당신 때문에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쟎아"라는 말을 면상에 대고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한반도의 긴장은 아울러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유대를 강화하는데 넘지 말아야할 한계선을 그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주목할 만한 일 하나가 한미 간에 벌어진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나서서 러시아 정부로부터 초청 받은 '70주년 전승기념일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종용한 것이 그것이다. 

 

한국이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것이 한미일동맹 구축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입장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모스크바에서 남북정상이 조우라도 하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한반도의 긴장이 눅잦혀지게 되고 그것이 결국 한미일동맹을 약화시킬 것이 뻔하다는 것을 미국으로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박대통령의 방러가 반미연대로서의 성격을 또렷이 하고 있는 북러관계발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방러 불참 종용에서 읽히는 대목이다.

 

사실, 국민들이 경악할 만한 일이다. 일개 관리가 나서서 한나라의 독자적인 외교활동에 간섭하고 지시하려 드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외교상 하대문제 범주가 아니다. 한 나라의 자주권에 대한 심각한 문제이다. 

 

일각에서 ‘우리가 식민지국가냐!’라는 분노가 나왔던 이유다. 

  

지금이 21세기가 맞는가하는 말이 나올 법도 했고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하대한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것이었지만 그러나 언론들은 입이라도 맞추었다는 듯이 그 뉴스를 적극적으로 외면하거나 그 무슨 가십기사처럼 처리하고 말았다. 

 

그 언론들 위로 ‘우리나라가 식민지 국가가 아닌가하는 것을 지금처럼 살갗에 얼음 닿듯 실감하게 되는 것은 처음’이라는 한 논객의 실토가 그 무슨 욕처럼 쏟아졌다. 탄식이었다.

 

북한이 핵 시험 임시중단을 조건으로 임시 중단을 요구한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기로 한데에서 명확히 확인되었던 미국의 한반도 긴장유지책은 이처럼 아시아중시정책의 강조에 이르러 보다 탄탄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에 있어야 될 것은 평화지만 그 자리에 무성한 것은 이렇듯, 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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