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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여당의 ‘막장 이완구 구하기’, 낯 뜨거워!

 
 
케케묵은 지역주의 자극하며 이완구-김기춘 맞바꾸자는 식
 
육근성 | 2015-02-13 12:58:0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인사청문회 직전 조사에 따르면 이완구 총리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53.8%에 달한다. JTBC는 이 조사가 언론압박 녹취록 등이 공개되지 직전에 이뤄진 점을 들어 시간이 경과하면서 여론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역대 총리 낙마 ‘평균선’인 ‘부정적 여론 6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청문회 거치며 등장한 두 가지 전략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계속 불거질 때도 ‘낙마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던 새누리당이었다. 하지만 청문회를 거치며 달라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크게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완구 총리 임명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하라는 청와대의 ‘특명’을 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문회 시작부터 청문보고서를 단독표결로 밀어붙인 12일까지 이삼일 동안 새누리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숱한 고심을 했을 것이다. 오늘(13일)부터 고심한 결과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두 가지 전략이 눈에 띈다. 이완구 총리 자신사퇴를 요구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칼날을 무디게 하고 야당의 힘을 빼기 위한 언론플레이와, 이 후보자에게 집중돼 있는 국민들의 시선을 흐리려는 ‘지역주의 꼼수’ 등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완구 비판하면 충청에서 문재인표 추락한다 겁박

‘플랜1-언론플레이’는 정말 최악이다. 여론조사라는 형식을 갖췄다지만 그 내용이 황당하다. 13일 아침 MBN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었던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라며 그 결과를 보도했다. 새정치연합 정당지지율은 청문회 직후 31.8%로 1.4%포인트 낮아진 반면, 여당 지지율은 37.3%로 1.4%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청권 지지율만 꼭 집어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충청 지역 지지율은 11과 12일 하루만에 3.4%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하면서 문재인 대표 지지율은 더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35.8%에서 28.7%로 7.1%포인트 하락했다며 이는 “충청권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충청 지역에서 야당에 대한 반감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후보자의 의혹을 들춰내고 문제점을 지적하면 할수록 충청권 표심이 문 대표와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점을 강조한 보도다. 결과를 미리 설정해놓고 여론조사라는 형식을 덧입힌 것에 불과해 보인다. 설령 조사방법에 하자가 없다 해도 설문내용에 형평성이 결여돼 있다면 그렇게 나온 조사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민감한 때에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설문 아닌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케케묵은 지역주의… 충청도민은 ‘총알받이’?

케케묵은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꼼수는 청문회장에서도 등장했다. 언론 압박 녹취록이 공개되고, 병역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 후보자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답변은커녕 이리저리 말을 바꾸고 둘러대느라 진땀을 뺐다. 그때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이 나섰다. 갑자기 무슨 메모지를 손에 쥐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금 충남 당진에서 어떤 분이 전화했는데, 이런 무의미한 싸움 그만하고 민생 돌보라고 그러신다.”

왜 하필 충청도인가. 정말 낯 간지러운 장면이다. 이 후보자의 고향이 충남인 점을 내세워 지역주의 정서를 자극해서라도 충청민심을 건드려보겠다는 수작이다. 야당이 이 후보자를 계속 비판할 경우 충청민심이 돌아서 야당과 대립각을 형성할 수 있으니 충청 표를 잃지 않으려면 잠자코 있는 게 낫다는 식의 치졸한 겁박이다.

부적합한 인물이라 해도 동향 사람이면 무조건 ‘좋다’고 넘어가는 게 충청도 기질이라고 본 거다. 충청도 유권자들을 얕보고 조롱하는 처사다. 충청도민을 총알받이로 활용하겠다는 심보아닌가. 충청발 역풍이 불 것이다.

이완구와 김기춘을 맞바꾸자?

청와대도 ‘이완구 구하기 플랜2’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그 수법이 참 졸렬하다. 이 후보자가 낙마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등장시켰다. 대부분 언론은 11일부터 일제히 ‘총리 인준 직후 개각과 청와대 인사개편’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소폭 개각과 함께 ‘김기춘 실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말을 후렴구처럼 반복한다.

‘총리 인준 즉시 김기춘 교체할 듯.’ 이런 기사가 부지기수다. 일종의 조건부다. 이완구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준다면 김기춘 실장을 교체하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국민의 시선을 ‘이완구 후보자’에서 ‘김기춘 실장’으로 돌려보려는 꼼수다. 김기춘 사퇴와 개각을 총리 인준과 맞바꾸자는 건가.

‘당신들이 그토록 원하던 김기춘을 내보낼 테니 먼저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라’는 일종의 거래를 야당과 국민에게 제안한 셈이다. 이완구와 김기춘을 맞바꾸자? 철없는 아이에게도 먹히지 않을 제안이다. 이 두 사람 모두 ‘아니다’ 라는 게 국민 정서라는 걸 모르나.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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