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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파기·경제실패" 문재인, 박 대통령 정면 비판

 

대통령·여야 대표 3자 회동... 김무성 "상생정치 하자"

15.03.17 18:22l최종 업데이트 15.03.17 22:4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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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 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인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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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7일 오후 8시 9분]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3자 회동.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덕담은 짧았고 야당 대표의 작심 비판은 길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야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지만, 문재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첫 번째 '중동 붐'이 한강의 기적을 이뤄서 경제가 부흥했듯이 이번에 우리에게 다가오는 제2의 중동 붐이 제2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져서 경제 재도약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렇게 되려면 우리 내부에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하고 정치권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 정책들도 사실은 국회 입법을 통해서 마무리 되듯이 외교성과나 결실도 국회에서 잘 협조를 해주셔야 완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중동 순방의 결과·결실들이 국민과 기업들에게 더 큰 혜택으로 돌아가고, 그래서 경제가 다시 한 번 크게 일어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두 분 대표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27개월 만에 정식 회동을 하게 된 문재인 대표에게 "대표 취임 이후 정식으로 뵙는 게 처음이다, 다시 한 번 취임을 축하 드린다"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대선공약 파기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미리 준비한 작심 발언이었다. 

문재인, 대선공약 파기 정면 비판... "경제정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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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발언하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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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먼저 "중동 순방 성과가 아주 많았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그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야당도 될 수 있으면 적극 협력하겠다"라고 운을 뗐다. 또 "순방 중에 청해부대 방문하셨죠, 장병들 격려하시고 껴안으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덕담은 여기까지였다. 박 대통령이 "감사하다"라는 답례를 하지마자 문 대표는 쓴소리를 꺼냈다. 

문 대표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 노심초사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적 삶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라며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파기됐고 오히려 재벌과 수출대기업 중심의 낡은 성장 정책이 이어진 결과 중산층이 무너졌고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간 계속되는 심각한 내수부진에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정부대로 해마다 세수 부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며 "총제적 위기"라고 규정했다. 

문 대표는 "최근 정부가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산다면서 정부정책을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좀 다행스럽지만 말하고 정책이 다르다"라며 "부동산과 금리인하 같은 단기 부양책만 있을 뿐 가계 가처분 소득을 높여주는 근본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생각하면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제도 구축, 세입자 주거난 해결, 가계부채 대책 마련 등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최저임금이 기본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대폭 인상돼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도 모든 지자체와 정부까지 확대돼야 한다"라며 "세수 부족을 서민 증세로 메우려 하거나 또 가난한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털어서는 안 된다,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자본소득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서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월세값 폭등으로 서민 고통이 너무 크다, 대통령께서 대선 때 보편적 주거복지를 약속했는데 결과적으로 빈말이 됐다"라며 "세입자들의 주거난을 해결해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또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이것이 서민의 금융비용을 낮추는 데까지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남북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조도 약속했다. 그는 "남북 관계도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남북 경제협력은 전세계에서 우리만 세울 수 있는 경제성장 전략"이라며 "우리 경제의 화로도, 또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통일대박의 꿈도 남북관계 개선에 달려 있다, 대통령께서 임기 중에 성과를 내려면 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하고 우리 당도 초당적 협조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된 권력은 섬김'이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오늘 회담이 국민을 섬기는 그런 정치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경제민주화'나 '복지 공약 파기'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때마다 메모를 하기도 했다. 

김무성 "이번 만남 통해 상생정치 이뤄내자" 

문 대표의 작심 비판이 이어지자 여당의 김무성 대표는 중재자 역할을 떠맡게 됐다. 

김 대표는 먼저 "대통령의 이번 중동순방이 큰 성과를 낸 것 같다, 과거 중동건설 붐이 우리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됐었는데 이번 순방에서 거둔 성과를 잘 활용해서 제2의 중동 붐을 일으켜 신성장 동력으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국정의 90%는 경제라고 생각한다, 경제 앞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라며 "문 대표께서 조금 전 나열하신 여러 가지 경제의 어려운 상황은 우리만 겪는게 아니다,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여야가 협조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오늘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라며 "문 대표는 이전에 청와대 비서실장, 민정수석을 하시면서 4년이나 청와대에 계셨다고 하는데 국정에 대해 폭넓은 경험을 많이 하셔서 대화가 잘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때 하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한다는 생각으로 협조하면 다 잘 풀리리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좋은 만남을 통해 상생정치를 이뤄내고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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