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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안보질서의 모색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08/26 06:13
  • 수정일
    2015/08/26 06:1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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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호 2015. 08. 25
조회수 267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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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시험비행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31

  

 중러의 직접적인 군사협력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 판매다. 다른 하나는 올해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군사연습 등 테러리즘 및 국경지역의 위협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목표로 내건 군사연습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두나라의 군사협력이 뚜렷한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건 시진핑 주석과 ‘강한 러시아’를 내건 푸틴 대통령의 리더쉽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이러한 두나라의 협력관계는 새로운 안보질서 수립이라는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시 주석은 2014년 5월 21일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기조연설을 통해 미일 동맹을 겨냥해 직접적이고 단호한 어조로 '미국의 아시아 개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아시아의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아시아의 안보 역시 아시아 국가들이 수호해야 한다”면서 “제3자를 겨냥한 군사동맹 강화는 지역의 공동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이외의 국가와는 무관하다며 러시아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간의 안보 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동등한 협력 원칙과 개방성을 가진 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혀 화답했다. 사실 CICA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 간의 상호 신뢰구축과 분쟁 예방을 위해 1992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주도로 만든 지역안보협의체였다. 회원국은 중국, 러시아, 몽골,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이란, 터키 등 24개국이나 된다.  2002년 6월 첫 정상회의 이후 4년마다 개최돼 왔으나 그 존재감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회원국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아니다.  2016년까지 의장국을 맡게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연설을 통해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기구 구상을 제시하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게됐다. 시진핑 주석은 이 연설에서 “앞으로 사무국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 관련 협의조직도 만들고 반테러, 경제무역, 관광, 환경보호, 인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혀 안보협력기구로서 CICA의 확대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잇따른 첨단 전략무기 공급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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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수호이 35s를 4.75세대로 부른다

 

   전략무기 분야에서 중국은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 그러나 두나라는 다른 한편에선 인도 이란 파키스탄 등 주요 무기 판매 시장에서 서로 경쟁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에서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래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러시아의 대중국 무기 판매는 전략 무기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14년 5월의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틴 시진핑 두정상은 최신예 전투기 Su(수호이)-35 거래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Su-35는 아직 러시아에도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데다 러시아가 그동안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에 수출을 꺼렸던 전투기다.  그 뒤 지난 7월 26일 러시아는 복제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중국에 전투기 Su-35s를 판다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 온라인뉴스 <스푸투니크>는 그간 난항을 겪어온 중국과 러시아 간 Su-35s 판매협상이 7월 하순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는 계약서에 중국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해 Su-35s를 모방 생산할 경우 거액의 위약금을 무는 조항을 달았다고 한다.  중국은 1999년 러시아와 전투기 Su-27 전투기 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중국의 젠(殲)-11로 면허 생산까지 했다. 그런데 중국은 그후 러시아쪽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젠(J)-11B, 젠-11D, 젠-15등 파생 기종을 연달아 개발해 생산했다. 이 때문에 복제 생산에 대한 금지 조항 이외에도 Su-35s 도입 대수를 놓고서 중국은 24대를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48대를 판매하겠다고 맞섰지만, 중국쪽 의견대로 24대로 결착났다.  중국이 Su-35의 도입 규모를 줄이려는 것은 ‘과도 기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Su-35는 4.5세대로 분류되고 있다. 실전배치에 들어간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20(미국이 실전배치한 F-22 랩터에 대응)과 다음세대인 젠-31(F-35에 대응)의 전력화가 마무리될 때까지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젠 -20과 그 후속기종인 젠-31을 개발하는 데는 결정적인 장애가 있는데 바로 엔진이다. 중국은 젠-31 탑재를 염두에 두고 WS(渦扇)-15 엔진을 개발 중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투기 엔진 개발을 맡고 있는 중국항공공업집단은 첫 자체 항공기 개발을 위해 1천5백억 위안( 27조)을 투입했으나 젠-20은 물론이고 젠-31에 탑재할만한 수준인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대량생산 능력도 아직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반해 Su-35에 장착한 러시아제 엔진 AL-41F1S는 젠-20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엔진만 수출하는 건 거절했다. 중국이 Su-35s를 최소 규모로 도입하려는 이유다. Su-35s는 최대 속도가 마하 2.25, 항속거리도 3600㎞다. 단좌 전투기인 Su-35s는 기수에 장착된 IRBIS-E 레이더를 통해 30개 표적을 탐지하고 적기 8대와 동시에 교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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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랑하는 S-400 미사일방공시스템

 

 또한 지난 5월 중국은 러시아산 최고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의 구매자가 됐다. 러시아가 탄두를 포함해 공중 목표물 요격 분야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시스템 ‘S-400’의 첫 판매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5월 12일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회사인 ‘로스 오보론 엑스포르트’ 아타톨리 이사이킨 사장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계약의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겠으나 중국은 두나라간 상호 전략적 협력 수준을 뚜렷히 나타내는 이 최신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첫 구매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사아킨 사장은 “많은 국가들이 S-400 구매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방위산업체 알마즈-안테이 콘체른은 러시아 국방부에 S-400을 먼저 공급해야 한다. 또한 이 방어시스템을 몇몇 국가에 단시일 내 대규모 공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중국은 이 계획의 첫 사례가 됐다”고 덧붙였다. S-400은 사거리가 60∼400㎞로 중국 남부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푸젠(福建) 성 일대에 배치될 경우 댜오위타이 섬(센카쿠 열도)과 대만 전역을 요격 범위에 둘 수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중러의 합동 군사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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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사명-2005 합동군사연습 가운데 상륙작전의 모습

 

 중국과 러시아가 합동 군사연습을 한 것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나라는 2005년 8월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평화사명-2005(和平使命-2005)”으로 명명된 합동 군사연습을 실시했다. 황재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중국의 중·러 합동군사훈련 참여 배경과 함의> 2005년 9월6일) 이 공동 군사연습은 약 1만 명의 중국과 러시아 병력이 참여한 대규모 군사연습이었다. 러시아에서는 제76 공수사단 소속의 1개 중대, 제55 해병사단의 1개 중대, 태평양함대 소속 일부 병력 등 1천800명이 참가하였다. 러시아는 적은 병력을 참가시킨 대신 태평양 함대의 대형 대잠함 ‘샤포스니코프 원수(Marshal Shaposhnikov)호’, 대형 상륙함 BDK-11 1척, 구축함 1척과 장거리 전략폭격기(TU-22M3, TU-95MS), 수송기(ER-76),  공중급유기(ER-78), 공중조기경보기(A-50)  수호이 전투기(SU-24M2 및 SU-27SM) 등의 최신무기들을 동원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지난(제남)군구와 북해함대의 육군과 해군 함정부대와 해병대, 공군 항공부대와 특전대 등을 주축으로  약 8천명이 참가했다. 중국도 구축함 2척, 소해함 2척, 상륙함 6척, 전투기 수송기 26대, 헬기 30대 및 공군 최정예 주력기종인 젠(殲) 계열의 전투기들과 수호이 계열의 폭격기, 조기 경보기인 쿵징(空警) 2000 등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1만명이 동원된 대규모 군사연습이었다. 
 이 합동군사 연습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 실시되었는데, 1단계는 8월 18~19일 이틀동안 블라디보스톡에서의러시아 함대 기동훈련으로 훈련 준비,긴급 및 전시사태 돌입, 도상연습, 가상 적에 대한 수색 및 격멸 훈련으로 전개되고 테러 근거지에 대한 헬기 공격 같은 특수 작전 훈련과 파괴된 교량에 대한 긴급 복구 등이 주 내용이었다. 2단계는 8월 20~22일 산둥반도 및 서해지역에서의 실전 훈련으로 전개됐다. 중국의 육해공 합동군에 러시아 공수 76사단 9중대가 가담해 적 후방지역으로 상정한 칭다오에 공중 침투작전을 벌였으며,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55해병사단의 55중대가 대잠함의 화력 지원하에 대형 상륙함을 이용해 상륙작전을 벌였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서해에서 SU-27SM 전폭기 엄호하에 2대의 T-95MS 및 4대의 T-22M3 전략 폭격기가 출동해 가상 적기 격추 훈련을 했으며, 사거리 3,000km의 AS-15 크루즈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훈련도 실시됐다. 마치 서해를 통한 중국 본토에 대한 미일의 가상공격에 대응해 중러가 공동으로 해상 공중 지상에서 각각 반격을 가해 격퇴시키는 상황을 상정한 군사 연습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대규모의 군사연습이었으나, 중러간에는 합동군사연습의 장소 선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렸다고 한다. 중국은 연습장소를 블라디보스톡 지역을 희망했으나 러시아가 원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신장지역을 희망하자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중국이 저장성지역을 희망하자 러시아가 대만과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해 결국 그보다 훨씬 북쪽의 산둥반도에서 주된 훈련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 이래 2012년 이전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러 군사연습은 기본적으로는 모두 상하이협력기구(SCO) 차원에서의 전략적 훈련의 성격이 강했다. 게다가 ‘평화사명 2005’를 보면 합동 군사연습에 참여한 중국의 병력이 8천명인데 반해 러시아는 2천명에 불과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군사파트너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동지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에 대해 러시아가 경계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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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8월 24-29일 실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산하 지역 반테러 합동군사훈련  '평화사명 2014'

 

  그럼에도 이 시기부터 중러간에는 탈냉전기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그리고 신간섭주의를 견제하는데 공동의 이해와 목표가 일치했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NATO 동진확대를 억제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에 중러 협력이 강화 발전될 수 있었다. 중국 역시 글로벌 무대에 등장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견제와 봉쇄를 억지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김재관 전남대 교수(<21세기 갈등과 협력의 중러관계에 대한 분석과 전망-미국 요인을 중심으로> 2014년 11월)에 따르면 이런 공통의 이해관계 위에 합의된 것이 푸틴 대통령의 등장 이후 2001년에 합의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 10월 푸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그 후속 조치라 할 수 있는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의 실천요강’(2005~2008년)을 비준했다. 이를 바탕으로 두나라는 서로를 ‘시장경제지위’(MES)를 가진 국가로 인정했으며, 양국 간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중-러 투자보호협정’의 체결과 양국 정부가 주관하는 ‘중-러 투자촉진회’를 이미 2004년에 가동하였다. 또한 양국은 2004년 10월 ‘중-러 국경 동쪽지역 보충협정’에 서명해 해묶은 국경분쟁 해결의 길을 열었다. 2005년 중러간 첫 군사연습은 이를 배경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런 두나라간 협력관계가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6개국의 모임인 상하이협력기구라는 틀을 벗어던지고 군사동맹 관계를 상징하는 양자 차원의 직접적인 군사연습으로 발전한 것은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다. 푸틴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인 2012년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시 정책(Pivot to Asia)과 아시아 재균형 전략(Asia Rebalancing) 전략을 내세운 미국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에 버금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에는 두나라간 군사·정치·경제·국제관계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양국 군 사이의 전통적인 우호를 증진하고, 특히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연합 군사연습을 촉진하기로 했다. 양자 차원의 군사연습을 정례화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를 반영한 것이 2012년 4월 한반도 서해에서 처음으로 전개된 해상 연합(Joint Sea)으로 명명한 합동 군사연습이다.  
 중-러는 이 성명에서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신뢰와 평등 호혜의 정신에 따라 국경선 부근에서 군사력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무려 4380㎞에 이르는 광대한 국경선을 맞대고 있어 옛 소련 시절부터 크고 작은 국경 분쟁을 벌여왔고, 1969년 3월에는 우수리강 주변에서 실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과 소련이 ‘상호 신뢰’의 정신에 따라 국경선 부근의 군축에 합의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당시 일본언론은 이 합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가까워진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비중을 높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4월 이 첫 합동 군사연습은  이번 8월 20~28일 블라디보스톡 연해와 동해상에서 실시되고 있는 해상 연합 2015-II에 이르기까지 모두 5번에 걸쳐 ‘해상 연합(Joint Sea)이라는 이름에 연도를 붙이는 형식으로 매년 장소를 바꿔가며 내용을 달리하면서 진행돼왔다. 그리고 2015년에는 횟수를 2회로 늘려 5월 지중해에서 그리고 8월에 동해에서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것이다. 
  해상 연합-2012는 서해 칭다오와 인근해역에서 실시됐다. 평화사명 2005와 마찬가지로 중국 칭다오(靑島)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4월22~27일 6일간 서해 해상에서 진행됐으나 규모는 축소됐다.  이 연습에는 중국 쪽에서 북해함대, 동해함대, 남해함대 등에서 차출된 ‘하얼빈호’를 비롯한 미사일 구축함 5척 이외에 미사일 호위함 5척, 잠수함 2척, 보급선, 의료선 등 군함 18척, 해군 항공기 13대와 헬리콥터 5대 등 4000여 병력을 투입했다. 러시아쪽에선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의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를 비롯해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 ‘마르샬 샤포슈니코프’ ‘아드미랄 비노그라도프’, 탱크선 ‘페첸가’ 예인선 ‘MB-37’ 등 병력 2000여명 등 모두 6천명 규모의 병력이 참가했다. 
  당시 두나라는 이 군사연습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공동으로 맞설 수 있는 능력 배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딩이핑(丁一平) 해군 부사령관(중장)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 △양국 군(軍) 간 실무협력 심화 △위협과 도전에 대한 공동대응 △해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해군 간의 신뢰 증진 등 4대 목표를 언급했다. 당시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은 이 훈련이 어떤 제3국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해인 해상연합 2013은 블라디보스톡 인근 해역에서 실시했으며, 2014년 5월 해상 연합 2014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 회의(CICA) 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춰  5월 20일~26일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인 중국 창장(長江) 입구와 북부 해역에서 진행됐다. 일본은 이 연습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전개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 지역에서의 군사연습은 다분히 2013년 10월 미일안보조약 가이드라인 개정방침에 원칙적인 합의를 한 뒤 2014년 4월 그 후속조처로 진행된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일본, 필리핀 방문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24일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열도는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혀, 중국의 무력 침공이나 일방적인 조치가 있을 경우 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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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연합- 2014에 참여하기위해 상하이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미사일순양함 바랴그호

 

  중러는 특히  5월의 이 합동군사연습의 개막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함께 참석시켜 군사적 유대를 과시했다. 당시 개막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2012년과 2013년에 중러 양군은 성공적으로 2차례의 해상 합동군사 연습을 진행했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중-러 양국이 함께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재차 보여주며 세계에 중러 양국 전략적 상호신뢰와 전략적 협력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양군 관계는 러-중 전면적 전략 파트너 관계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다”라고 말하고 “새로운 정세 아래 양군이 협력을 강화하고 손잡고 각종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며 공동으로 세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이 해상연합-2014에서는 해상 실탄사격 훈련도 진행했다.  해상연합-2014에는 양국의 함정 14척, 잠수정 2척, 고정익 헬기 9대, 함재 헬기 6대 등 장비와 2개 특전부대가 참가했으며, 러시아쪽은 함정 6척, 함재 헬기 2대, 1개 특전부대 등이 참여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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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3일 전승절 열병식에 앞서 예행연습에 나선 동북항연’ 영웅모범부대 사각대열


  시진핑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신형 대국관계를 내세웠다. 신형대국관계란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패권경쟁이나 충돌이 아닌 공존공영과 상호협력을 발전시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는 중국이 만들어가려는 질서의 한 부분일 뿐이다. 게다가 이 신형대국관계를 미국은 흔쾌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중국의 외교 안보전략이 미국에만 한정돼 있는 건 아니다.
  앞서의 김재관 전남대 교수에 따르면 미-중관계는  중-러 관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두나라는 양국관계를 공식적으로 전면적인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로 설정하고 있으나, 다른 어떤 국가들 보다 상위의 전략적 가치와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게 중-러 간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미일 동맹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이기도 하고, 미중 간 갈등뿐만 아니라 중일 간 갈등을 억제하고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전략적 근거로 파악되고 있다.  또 중국이 보기에  가장 이상적이고 모범이 되는 사례가 바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중-러 관계다.  중러관계가 강력하고도 포괄적인 ‘준동맹’(quasi-alliance)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새로운  국제관계의 성격을 상호 비교의 관점에서  중-미 관계(가장 중요한 중점), 중-러 관계(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범), BRICS(성장점), 중-인 관계(모범), 중-EU 관계(역점), 중-일 관계(난점)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러의 협력관계는 유라시아 지역의 지정학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배제한 새로운 안보질서를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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