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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사는길] 세계 자연재난지역 아동들의 현실

아이는 내게 물 한 컵을 건넸다
[함께사는길] 세계 자연재난지역 아동들의 현실
 
 
 
방글라데시, 아이티,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그리고 필리핀의 공통점이 뭘까? 기후변화, 물 부족 혹은 재난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환경 문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이 범죄에서는 가해자(원인을 제공한 자)와 피해자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막대한 소비와 탄소배출은 도시에서 이루어지지만 정작 자연과 격리되어 사는 도시의 사람들은 기후변화 같은 이슈에는 무감각하다.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고 전기나 자동차를 사용할 일도 별로 없을 만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그리고 재난 지역에서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여성이나 아이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극심한 물 부족이나 지진 같은 재난 지역에서 물을 긷는 것은 여성이나 아이들 몫이다. 미래를 위해 학업에 투자할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가벼운 질병에 걸리더라도 몇십 센트의 약을 구입하지 못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재난은 아이들의 교육, 보건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 것들을 누리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빈곤의 나락으로 아이들을 내몬다. 
 

▲ 에디오피아. ⓒ강제욱

 

▲ 에디오피아. ⓒ강제욱

 

▲ 방글라데시. ⓒ강제욱


에티오피아 같은 극심한 물 부족 국가의 아이들은 몇 시간을 걸어 물을 길어 오거나, 혹은 구걸이 고사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아이티 같은 대지진 피해지역의 조금 큰 아이들은 무너진 건물의 더미에서 전선을 주워 모아 전선 피복을 태워 얻은 구리를 고물상에 팔기도 한다. 

기온 상승으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같은 매개성 질병이 캄보디아, 필리핀 그리고 몽골에서 급격하게 많아지고 있다. 캄보디아의 시골에서는 모기장이 이 아이들의 목숨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물을 마시고 잠을 자는 아주 일상적인 순간도 전쟁터처럼 위험천만한 시간이다. 비위생적인 하천 근처에 주로 살고 있는 아이들은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 슈퍼 태풍 욜란다가 지나간 필리핀 타클로반에서는 모기장도 사치다. 하천에는 쓰레기가 가득하고 악취가 진동한다. 창문도 벽도 태풍으로 잃었다. 대충 주어온 나뭇조각이나 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는 정도다. 

재난 경험이 없는 지역의 도시에서 살던 어른이라면 한 시간도 견디지 못할 이 열악한 환경에서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상황을 초월한다. 아이들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폐허 위에서도 아이들은 생존을 배우고 이방인에게 물 한 컵을 건네는 여유가 있다. 아이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빛이 나는 보석들이다. 그러기에 어른의 스승이다. 
 

▲ 캄보디아. ⓒ강제욱

 

▲ 아이티. ⓒ강제욱

 

▲ 아이티. ⓒ강제욱

 

▲ 아이티. ⓒ강제욱

 

▲ 필리핀. ⓒ강제욱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바로 가기 : <함께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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