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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몰락인가, 자유의 타락인가?

‘빵보다 자유’ 아닌 ‘자유 대신 빵’ 전락한 미국의 자유주의
쿠바를 방문 중인 조헌정 민플러스 발행인이 미국 독립일(7월4일)을 맞아 자유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글을 보내왔다.[펀집자]
  
▲ 사진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오늘은 세계 최강의 패권국가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한 기념일이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빵보다는 자유를!’를 외치며 영국과 프랑스에서 시작된 민중 자유주의가 꽃피운 날이다. 물론 이는 신대륙 발견과 프론티어 개척정신이라는 백인 유럽인들의 오만과, 천만에 가까운 아메리칸 인디안 원주민 종족 학살이라는 ‘폭력의 자유’를 전제하고 하는 말이다.

성조기의 13개의 별이 50개의 별로 늘어난 오늘 미국인들이 누리는 자유의 실상은 어떠한가? 총기 소유의 ‘자유’라는 괴명 아래 단순 총기사고로 인해 매년 5천명 이상의 어린이들의 무고한 희생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세계 평화와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을 협박한 뒤 오히려 세계의 무고한 생명들을 학살하고 있는 군수무기 산업체들, 무한 욕망을 부추기며 단물만 솔솔 빼어먹는 월가 금융가들, 지엠오(유전자 변형 식품)의 농축산가들, 에너지, 목재, 광산을 장악한 거대 기업들은 자유 투표로 선택되었다는 ‘자유’ 정부를 앞세워 민중들을 착취 지배하여 오고 있다.

‘빵보다 자유’가 아닌 ‘자유 대신 빵’으로 전락한 오늘의 미국 자유주의, 거기에 진정 자유는 없다. 있다면 상표 선택의 자유만이 있을 뿐이고 자본에 예속된 방송국 채널을 바꾸는 자유 그리고 허황으로 끝날 욕망의 자유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유럽의 귀족주의(아리스토크라시)에서 민중민주주의(데모크라시)로 탈출했던 미국은 과거 은수저의 귀족들을 대신하여 금수저의 소수 자본가들만이 지배하는 또 하나의 귀족국가(캐피타-테크노크라시)일 따름이다.

그리고 이들은 과거 유럽 통치자들이 자신들의 죄악을 감추기 위해 금과 은을 찾아 식민지 쟁탈전에 나섰듯이 지금 석유와 다이아몬드를 찾아 중동에서, 아시아와 남미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괴뢰 정부를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불행히도 남한은 여기에 가장 앞줄에 서 있다. 정부도 기업도 교회도. 곧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 4만불의 선진국이 된다는 환상 속에서 말이다. 통일에도 대박이 붙어다니 듯이 말이다.

그렇게 하여 고공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의 한의 외침과 하루 50명 이상인 자살자들의 고통은 이 환상의 신기루 연기와 더불어 소리 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2천 년 전 예수는 이 신기루의 환상을 깨기 위해 한 사람의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듯이 하느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했지만, 오히려 교회들은 ‘예수 믿음 안에 불가능은 없다’며 두 주인 동시 섬김을 부채질하며 단물을 빼먹고 있다.

중세시대에 ‘천국행 면죄부’를 구원자 예수의 이름으로 팔아먹었듯이 오늘날 교회들은 ‘부자행 수료증’을 같은 이름으로 팔아먹고 있을 따름이다. 종교와 정치의 분리는 헌법에만 존재할 뿐, 제정일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아바나에서)

조헌정 발행인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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