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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7분의 전투: 군병원, 왜, 아직 엉망인가

 

 

 

 

 

군생활 중 군의관에게 치료를 받아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군병원’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어떠한 병원보다 시설도 좋아야하고, 서비스도 좋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국가의 의무겠지만 여전히 군병원은 기피시설 1호입니다.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군대에 왔고, 군복무 중 병을 얻어서 군병원에 갔고, 내가 혹은 국민의 세금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의사에게 항상 뭔가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 계급이라는 지휘체계 하에서 질문을 할 수도 없고, 상대가 답을 해주려고 하지도 않고, 치료의 경과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주지도 않는 곳.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참는 것을 배워야 하는 곳.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 군병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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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막염을 감기로 진단하거나, 조영제를 주사해야 하는데 옆에 있는 에탄올을 투여하는 일, 수술이 불가한 병원에 환자를 후송해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일 등은 일 년에 몇 차례씩 언론에 나오기도 합니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기에 흘려 넘겨서 그렇지,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성이 군대를 가는 징병제 국가의 특성을 고려하면 오늘은 남의 이야기일지라도 당장 내일 우리 아들, 혹은 친구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의대생들이 일반병으로 군복무를 하느니 군의관으로 의무복무하는 게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군의관에 지원했지만, 일반병의 군복무기간은 줄어들고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예전과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일반병으로 입대해 사회에 빨리 복귀하는 게 이익이라는 판단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국방부는 장기복무 현역군인을 대상으로 대학 전문교육 및 수련을 통해 군의관 요원을 양성하여 군에서 장기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의과대학 위탁교육’을 시작합니다. 제도가 처음 만들어질 때 명시화되어있던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1. 군 의료서비스의 질 재고(再考)
2. 총상·화상 등에 따른 응급수술과 군 특수의학 대응을 위한 장기군의관 확보

 

목표만 보면 꼭 필요한 제도로 보입니다. 

 

이 제도는 1970년대에도 존재하기는 했습니다. 1970년부터 2005년까지 1~2명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을 2005년에 4~6명 수준으로 확대하였고, 2011년「군 의료체계 개선」총리실장 주재 관계부처 차관회의와 국가정책 조정회의를 통해서 연 20명의 의과대학 정원을 별도 확보하는 것으로 확대추진합니다. 

 

2012년 당시 육군 58명, 해군 17명, 공군 25명 등 총 100명이 이 제도를 통해서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거나 교육 중에 있었고, 4년이 흘러 180명 선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조국수호의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사관학교에 들어간 장교 분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군이 의대위탁교육의 목표라 이야기했던 군 의료서비스의 질 재고를 위해서는 장기복무 전문의가 필요하기에 오랫동안 그 사명을 다해주시기를 바라는 부탁의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또한 총상·화상 등에 따른 응급수술과 군 특수의학 전문의를 양성하겠다는 두 번째 목표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료과별 위탁교육생의 전문의 현황을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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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의 목적이라던 화상과 총상 등 군응급의학과 관련한 학과들로 배정되고 있는 것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교육생들은 학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00명의 위탁교육생 중 72명이 서울대에 진학했고, 2명을 제외한 98명의 교육생이 SKY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육군 (58명) : 서울대45, 연세대11, 고려대1, 경희대1
해군 (17명) : 서울대6, 연세대10, 고려대1
공군 (25명) : 서울대21, 연세대3, 중앙대1

 

 

군인사법 제11조3학에 의해 위탁교육생들은 복무기간 10년을 가산하지만 군위탁생규정 제12조에 따르면 위탁교육기간 동안 받은 경비를 반납하면 의무복무 회피가 가능하며, 경비 반납 시 이자도 없습니다. 또한 사관학교 졸업생의 의무복무기간은 10년이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5년 만에 전역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19세에 사관학교 4년, 의대위탁 10년, 의무복무 5년 등 19년 후인 38세가 되면 전역을 통해 SKY대학 나온 민간 의료전문의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2011년부터 사업이 확대시행되었고 2021년엔 첫 졸업생이 나옵니다. 그 전에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분들의 ‘합리적 선택’에 따라 당초 사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의 시류에 따라 대학입학점수의 커트라인은 달라집니다. 한때는 사관학교가 서울대보다 입학성적이 더 높았지만 요즘 사관학교는 서울대의 중하위 학과의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의예과를 가지 못하는 성적의 학생이 사관학교를 통해서 의예과에 입학하는 꼼수도 이론상 가능합니다. 

 

2007년~2011년 의대위탁교육생 선발과정에서 사관학교 성적 1, 2위인 학생이 3명이나 의대위탁생으로 선발되었습니다. 2011년 합격자 24명중 19명은 사관학교 성적 상위 10%이내에 드는 것으로 나타나 의대위탁교육생 제도가 자칫 우수군지휘관을 양성하려는 사관학교의 설립 취지자체를 무너뜨릴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유능한 사관학교 졸업생을 장기복무 군의관 인원으로 충당하는 것은 유능한 군 지휘관 양성을 위해 설립된 사관학교의 설립목적과 맞지 않고 효율적인 예산집행도 아닌 만큼, 민간에서 전문의를 취득한 인원을 장기복무 군의관으로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의대 위탁교육의 가산 의무복무를 무조건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강행규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국에 훌륭한 민간 의료기관들이 많이 있어 과거보다 군의관의 수요도 많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지역별 통합병원의 인력을 줄이고, 격오지 부대(GP와 GOP, 해·강안 등에 있는 부대) 등 민간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을 위주로 군의관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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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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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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