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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지지율 전국 기준 최대 2% 내외, 미약한 '샤이박근혜'

박근혜·친박의 믿는 구석 '숨은 지지층', 이 정도였나

[분석] 숨은 지지율 전국 기준 최대 2% 내외, 미약한 '샤이박근혜'

16.11.21 20:38l최종 업데이트 16.11.21 20:38l

 

 

국정농단 게이트에 대해 방어로 일관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변호사 선임을 기점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친박 역시 일제히 공세 자세로 변했다. 광화문 광장에 타오른 100만 개의 촛불과 한 자릿수로 추락한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급변한 태도도 놀랍지만 자신감의 배경이 더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샤이박근혜' 현상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말처럼 정말 대통령의 지지율은 노력하면 회복이 가능할까. 만약 가능하다면 어느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까. 상수동전략그룹은 리얼미터 11월 1~3주차(3주차는 주중) 여론조사와 한국언론진흥재단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 자체집계 자료를 바탕으로 대통령과 친박의 믿는 구석, 숨은 지지층의 크기와 가능성을 타진해보기로 했다.

반격하기엔 적은 실탄

 

우선 숨은 지지표의 존재 자체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TK에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이은 타격으로 끝 모르고 추락하던 지난 몇 주간의 지지도를 떠올려보면 지지기반의 반등세는 그 자체만으로도 반가울 만하다. 하지만 관측된 반등세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진짜 핵심이다.

반등세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전반적인 상승세에서 반등이라면 지지층 결집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하락세에서 보이는 약한 반등세는 추가하락을 의미한다. 전자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후자의 경우엔 무턱대고 따라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지기반의 반등세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 이를 중심으로 전체집단의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먼저 TK의 반등세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선 일정부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리얼미터의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항목은 '매우 긍정적-긍정적-응답유보-부정적-매우 부정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TK지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 물음에 '매우 긍정'과 '긍정'을 합한 비율이 13.1%(11월 1주)-15.3%(2주)-19.8%(3주)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매우 부정적이라 답한 비율 역시 50% 후반대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지지기반의 악재로 분류되었던 사드배치(당시 매우 부정적 평가비율은 20~25%, 지지율은 35~40% 수준)와 비교해도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비교할 수 없이 견고해진 부정적 평가와 줄어든 미응답 비율(사드 당시 7~8%, 현재 4% 내외)을 감안하면 지지율이 회복되더라도 이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인 35%를 넘기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지기반에서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지지율을 15~20%로 가정하고, TK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조사샘플 기준 10.2%)까지 겹쳐보면 숨은 지지율은 전국 기준 최대 2% 내외로 추정된다. 
 

  TK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대통령 지지율 추이, 붉은색 원 내 하얀 글씨가 강한 부정비율. 모르겠다는 응답이 4%대로 비교적 의사가 명확히 갈리고 있다.
▲  TK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대통령 지지율 추이, 붉은색 원 내 하얀 글씨가 강한 부정비율. 모르겠다는 응답이 4%대로 비교적 의사가 명확히 갈리고 있다.
ⓒ 상수동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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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전체 집단의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TK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부는 찬바람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12일 촛불집회 이후엔 매우 강한 부정평가의 비중이 5% 이상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냉랭한 민심이 한결 차가워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지기반의 훈풍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추가적인 하락세도 가능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의 태세 전환 역시 다소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추가지원은 미약하고 그나마도 멀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다른 지역에서도 TK와 같은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한 자릿수 지지율이라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인 만큼 오래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지율의 반등세가 이어져 전반적인 상승 전환 신호로 작동하려면 반등의 재료가 되는 긍정적인 메시지의 양이 유입되는 부정적 메시지를 압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대중에게 유입·노출되는 부정적 메시지의 양은 늘어나고 있다
▲  대중에게 유입·노출되는 부정적 메시지의 양은 늘어나고 있다
ⓒ 상수동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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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게이트 발발 이후 하야나 탄핵, 대통령 책임 같은 부정적 키워드를 중심으로 생산된 메시지의 양과 추이다. 여기엔 이번 국정농단 게이트의 중심에 있는 JTBC를 비롯한 몇몇 매체는 제외되어 있어 실제 크기는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한국언론진흥재단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와 자체집계 합산, 중복제외).

위의 그래프에 따르면 대중에게 유입되는 부정적 메시지의 양이 줄기는커녕, 소폭이나마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별로 다소 편차는 있지만 11/7일(우병우 전 수석의 검찰 출석)과 11/12일(광화문의 100만 촛불집회)을 기점으로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반면 이를 상쇄할 긍정적 메시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등을 기대한 대통령과 친박의 의도와 달리 지지율 회복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여기에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국정농단의 흔적은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한 부정적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대중에게 확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등의 세기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판단에 따른 부작용도 관측되고 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친박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 비중이 그것인데, 촛불집회 이후 여당 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생긴 부분도 있지만 일방적인 대통령 편들기에 따른 비판적 메시지 역시 적지 않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이런 불편한 상황이 길어질수록 미래 지지기반을 갉아먹을 개연성이 커지는 만큼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이 부분은 추후에 지속 관찰하여 별도로 분석할 예정이다.
 

 19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시국대회에는 1만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  19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시국대회에는 1만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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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지지층은 기대에 보답할까

정리해보면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 숨은 지지층은 당장은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율이 회복될 여지도 있지만, 그에 필요한 긍정적 메시지의 결핍으로 인해 회복 시점은 불투명하며 반등의 세기 역시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과 무리한 공세의 부작용은 여당의 미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대통령의 지지율엔 대통령을 바라보는 대중의 집단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대통령에 대한 확신을 가진 지지자가 많아지면 지지율은 상승 추세를 나타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하락을 면하기 어렵다. 대중의 완벽한 불신이 반영된 지금의 상황, 대통령과 친박의 믿는 구석은 그들을 구해줄 수 있을까. 기약 없는 싸움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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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상수동전략그룹은 정치를 숫자로 풀어내는 비영리 정치통계연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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