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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엔 자동문, 국회의원엔 철옹성 청와대에 문전박대 당한 국조특위

 

결국 무산된 대통령경호실 현장조사, 국조특위 "현장조사 재추진할 것"

16.12.16 21:09l최종 업데이트 16.12.16 21:09l

 

 

 16일 오후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김성태 위원장(가운데)이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현장조사가 거부되자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특위위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경호실의 거부로 현장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  16일 오후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김성태 위원장(가운데)이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현장조사가 거부되자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특위위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경호실의 거부로 현장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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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찾은 국회의원들은 면회실 너머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 최순실씨에겐 '자동문'이었던 청와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회의원들에게는 굳게 닫힌 '철옹성'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6일 오후 대통령경호실 현장조사를 위해 청와대를 찾았으나, 성과 없이 발길을 돌렸다. 

경호실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국회를 찾은 특위를 청와대 연풍문에서 맞았고, 현장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김성태 특위 위원장은 오후 5시 30분께 연풍문을 나와 "오늘 현장조사는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라고 발표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한 네티즌이 제게 '최순실과 함께 안 가면 청와대에 못 들어갈 것이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라며 "그게 현실이 돼 너무 씁쓸하다. 최순실에게는 열어주고, 국민 대표들에게는 문 닫는 청와대에게 존재의 이유가 있는지 심각히 고민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호실이 특위를 맞은 연풍문은 직원 출입문, 청와대 직원-손님 면회실 등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이날 문전박대 당한 것과 달리, 최순실씨와 김영재·김상만 등 비선 의료진은 정문(일명 11문)을 이용해 청와대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생중계되는 국조특위 청와대 현장조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현장조사에 나선 1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 JTBC, 채널A 등 종편방송사 카메라들이 생중계를 하고 있다.
▲ 생중계되는 국조특위 청와대 현장조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현장조사에 나선 1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 JTBC, 채널A 등 종편방송사 카메라들이 생중계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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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실 "보안손님 드나든 것, 경호실패 아냐"

이날 특위와 경호실 측이 만난 곳은 연풍문 2층 간이 회의실이었다. 경호실 측에서는 박흥렬 경호실장과 이영석 경호실 차장 등이 나왔다. 박 실장은 지난 5일 진행된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불참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국정조사 기관보고에도 나오지 않아 석고대죄해야 할 사람이 국민을 대신해 청와대를 찾은 의원들에게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청와대가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국민의 분노를 더 살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경호실은 현장방문을 거절했다. 다만, 국회 속기사가 배석한 가운데 면회실 안에서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또 자료제출 및 열람도 '경호실의 검토'라는 단서를 붙여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경호실의 말은 특위의 청와대 경내 진입을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6일 오후 대통령경호실 현장조사를 위해 청와대를 찾았으나, 성과 없이 발길을 돌렸다. 경호실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국회를 찾은 특위를 청와대 연풍문에서 맞았고, 현장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6일 오후 대통령경호실 현장조사를 위해 청와대를 찾았으나, 성과 없이 발길을 돌렸다. 경호실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국회를 찾은 특위를 청와대 연풍문에서 맞았고, 현장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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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등이 이른바 '보안손님'이란 '프리패스권'을 얻어 청와대에 자유롭게 드나든 것을 두고는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실장은 특위 위원들과 만나, "경호실패가 아닌, 누가 들어왔느냐의 문제로 이렇게 논란이 된 것을 반추하고 반성한다"라고만 말했다. 즉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법적인 책임'을 논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경호실은 보안손님이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도 "경호실장의 인식은 보안손님 문제가 경호실패가 아니라 비서실의 문제라는 것이다"라며 "경호실은 비서실, 비서실은 경호실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 안타깝다"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오는 22일 5차 청문회 이후 청와대 추가 조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특위는 국회로 돌아가 앞으로 청와대와 관련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발표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호실뿐만 아니라 비서실장 소관의 청와대 부속실까지 포함해 현장조사를 재추진해야 한다. 대부분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경호실 측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용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황 대행이 명확히 수용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한다. 황 대행이 이를 막아선다면 여야 합의를 통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재의원 진료카드 필체, '세월호 베일' 벗겨지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6일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을 찾아,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진료기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위는 2014년 4월 16일(세월호 참사 당일) 김 원장이 '장모님 차트 사인'에 했다는 필적과 다른 차트의 필적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6일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을 찾아,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진료기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위는 2014년 4월 16일(세월호 참사 당일) 김 원장이 '장모님 차트 사인'에 했다는 필적과 다른 차트의 필적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 안민석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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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출입 당시 무엇 했냐"는 질의에 곤혹스러운 김영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에서 "청와대 출입 당시 무엇을 했냐"는 질의가 이어지자, 김 의원(오른쪽)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청와대 출입 당시 무엇 했냐"는 질의에 곤혹스러운 김영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에서 "청와대 출입 당시 무엇을 했냐"는 질의가 이어지자, 김 의원(오른쪽)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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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위는 이날 청와대 현장조사에 앞서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도 현장조사했다. 특위는 이 조사에서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진료기록을 조작 의혹 관련 단서를 찾았다. 2014년 4월 16일(세월호 참사 당일) 김 원장이 '장모님 차트 사인'에 했다는 필적과 다른 차트에 기재된 김 원장의 필적이 달랐던 것이다.

그 동안 김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에게 미용 시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처음에 참사 당일 병원이 휴진했다고 말했다가, 이후 프로포폴 사용 기록이 나오자 장모에게 시술한 후 골프를 쳤다고 말을 바꿨다.

현장에 있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글씨의 두께도 다르고 필체도 다르다"라며 "다른 건 흘림체인데, 세월호 당일 장모의 차트는 정자체와 비슷하게 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필체가 다른 차트 사진을 비교하며 "어떻게 보이나. 같은가, 다른가. 그것이 알고 싶다"라고 썼다.

특위가 해당 자료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김영재의원 측은 "고객 정보 유출"을 이유로 보관함을 막아서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이에 특위는 박영수 특검팀의 방문을 요청했고, 특검팀은 김영재의원을 찾아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한편 김성태 위원장은 "최순실씨가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3년간 136회, 8000만 원 어치의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점을 확인했다"라며 "리프팅, 피부미용, 마사지 등 모두 프로포폴을 사용한 시술이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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