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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소비자'의 나라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2017, 촛불을 묻다] 조한혜정-서복경 대담 ①


박세열 기자


이명선 기자    2016.12.30 18:22:12


 

'촛불 민심'의 정체는 무엇일까? <프레시안>은 그 해답을 인류학자와 정치학자 각각 한 분씩을 초청해 찾아보았다. '촛불 민심'의 근원을 탐색해보고, '촛불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봤다. 두 편으로 나누었는데, 먼저 '탐색' 작업이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권은 두 개의 큰 분수령을 맞이하게 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그리고 2016년, 아직 현재 진행형인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다. 후자는 이미 '탄핵'이라는 절차적 고비를 한 단계 넘긴 상황이다. 그럼에도 진행형인 이유는, 지난 4년간 박근혜 체제에 대한 거센 '저항'의 물결이 광장에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체제 4년' 이상의 문제가 켜켜이 쌓여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은 타당성이 있다. 우리는 1961년부터 시작된 재벌·전경련의 실체를 봤고, 18년 군부독재 과정에서 헌정을 농단했던 세력의 부스러기를 목도하고 있으며,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았던 낡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고, 1997년 구제금융 이후 심화된 경제 구조의 불평등을 체험하고 있다.  


이 모든 부조리에 대한 외침은 2016년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리고 모종의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변화는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일 수도 있다. 아니, 이미 세상은 변했고, 우리 스스로 그에 맞춰 '조율'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촛불 민심'을 분석하기 위해 <프레시안>은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와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의 대담을 마련했다. 이 대담은 두 편으로 나뉘어 실릴 예정이다. 먼저, 촛불 민심의 '기원'을 더듬어 봤다. 편집자. 
 

 

ⓒ프레시안(최형락)


2008년과 2016년 '촛불' 비교 

프레시안 :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촛불 민심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수그러지기는커녕, 황교안 권한대행에게도 '최순실 국정농단'의 책임을 묻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에 탄핵을 인용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촛불 민심, 어떻게 보고 있나. 

서복경 :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와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 40여 명과 5차 촛불집회(11월 26일)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광장 조사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대와 구역을 나눠 최대한 바이어스(편향성)를 제거했다. 

그 결과, 세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세대 구성의 포괄성이 달라졌다. 2008년은 2030세대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2016년은 20대 참여율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40대와 50대 순이다. 이 중 50대 이상 참여자는 2008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둘째, 의사 표현 욕구가 높아졌다. 현장조사의 경우, 2명 중 1명은 '바쁘다'며 응답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11월 26일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85% 이상의 응답률을 보였다. 조사원으로 참가한 한 학생은 사람들이 줄을 서가며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2008년 조사한 1300여 명 중 300명 정도가 개인정보에 답하지 않아 샘플로 쓸 수 없었다. 약 3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6년 조사에서는 개인정보에 응답하지 않은 사람이 3% 정도였다. 

셋째, 정치인과 정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2008년에 비해 긍정적이었다. 당시에는 국회의원이 촛불집회에 나오면, '뭐하러 나왔느냐?'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016년 정치인의 촛불집회 참여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90%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프레시안(최형락)


조한혜정 : 또 한 가지 특이점은 2008년에는 일명 '유모차 부대'와 온라인카페 '82쿡' '쌍코' 등 여성이 주로 참여했다. 반면, 2016년 촛불집회에서는 가족 단위 참가자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486세대가 아이들과 함께 광장에 나오면서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참여 연령층이 다양하다. 기성세대의 민주화 열망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 구의역 사망 사고, 강남역 살인 사건, 정유라 대입 특혜 외에도 박근혜 정권이 주도한 국정 역사 교과서 문제 등 피해 당사자는 10대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  

여기에 한일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한반도 사드 배치 등 박근혜 정권은 국민과 의논 하나 없이 계속 폭탄을 터트렸다. 청년, 노년 가릴 것 없이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라며 불안해하던 차에 '비선 농단'이라는 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게 뭐지?' '뭘까?'라는 의혹은 있었으나, 설명되지 않던 것이 단번에 설명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자체로 '인지적 일치'가 이루어지며 '해방적 시간'이 되었던 것.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진영 구분 없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공동으로 파헤치듯 보도한 것도 촛불집회 참여 열기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왜 몰랐을까?'의문이 진화하다
 
프레시안 : '촛불 정국'의 직접적인 원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지만,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쌓여 있던 불만과 불쾌감이 더해져 현재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분석 같다. 그래서 정치인 몇몇에 대한 비토 이상의 사회적 공분이 촉발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서복경 : '의문'의 진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 '최순실 사태'가 터진 10월 말 SNS에는 '과연 몰랐을까?'라는 의문이 주를 이뤘다. '청와대 직원은 몰랐을까? 장차관 같은 국무위원도 몰랐나? 언론도 몰랐어? 재벌도 전혀 모른 채 돈을 헌납했나?' 등. 그리고 11월 중순쯤 의문을 입증할 만한 보도가 쏟아지면서 '몰랐을 리 없다'고 바뀌었다. 

다음으로 '저들은 알면서도 공모했다. 왜?'로 의문이 진화했다. 그 결과, 검찰 수사 방향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구조적 공모가 있었다'에 맞춰졌다. 이어 국민 또는 촛불 스스로, '우리는 그들의 공모를 왜 몰랐지?'까지 왔다.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의문이다.

조한혜정 : '구조적 공모'에 대한 의문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건가. 

서복경 : 예를 들어,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 정권과 재벌이 일종의 거래를 한 정황이 사실로 밝혀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국가 권력을 사유화했다. 당시 20대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1978년 최태민 목사가 총재로 있는 '대한국국선교단' 부설단체인 '구국여성봉사단' 총재를 맡아 역시 재벌을 대상으로 기금 마련에 나섰다. 최순실 씨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본격화되는데, 최 씨는 전국새마음대학생 총연합회장으로 '영애 박근혜'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다시 시작된 '삥 뜯기'와 '강남 큰손 아줌마'의 국정 개입

조한혜정 :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 보수 단체가 가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은 '나라를 살리겠다'는 신념의 정치군인일 것이다. 재벌을 이용해 개인의 사유 재산을 늘린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애써 차별화 하고 있지 않을까? 

서복경 : 그렇다. 그들이 인식하는 '박정희'는 다르지만 뒤에서 한 것을 똑같다. 10.26사태 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뭉칫돈을 사실상 최태민 목사가 관리했다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퇴임 후를 고려해 조성했다는 영남학원(현 영남대학교), '육영재단' 경영권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 사건 등은 40대 후반인 나에게 새로운 정보다. 87년 민주화 이전 세대인 60대와 이후 세대인 4050대에게도 낯선 정보일 수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 사람이나, 검찰 핵심 관계자·민주화 이전 공직 경험자 및 언론사 등 과연 몰랐을까? 또 현재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재벌 2,3세대의 경우 부모 세대와 박정희 정권과의 관계를 정말 몰랐을까? 첫 번째, 몰랐을까? 두 번째, 알고도 왜 그랬을까? 세 번째, 이런 구조적 공모 관계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을까? 등 의문의 진화 과정이 참 흥미롭다. '이들의 관계는 대체 언제,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긴다.  
 

▲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조한혜정 : 인류학자 관점에서 나는 조금 다른 차원의 공모 관계를 생각해보고 있다. 식민지 시대와 해방 정국을 거쳐 이승만 정권에 이르기까지 당시 정권은 국가를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의 하부 구조는 토건족과 사기꾼 등 온갖 브로커가 '삥 뜯는' 시스템으로 굴러 왔다. 민주화 정권은 이후 토대(하부 구조)를 바꾸어보려고 했지만, 경제 위기와 신자유주의 등과 맞물려 바꾸지 못했다. 국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의식이 강해졌다. '부자 되세요'가 인사가 된 '돈 공화국'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이 됐다. 당시 홍보 영상인 '욕쟁이 할머니 편' 생각나는지? 국밥집 할머니가 이명박 후보에게 국밥을 던지듯 주면서 "이것 먹고 경제나 잘 살려라"라고 나무라는 장면이 나온다. 효과가 아주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경제는 할머니가 말하는 경제가 아닌, '4대강 사업'이라는 거대 토건 사업이었는데 말이다. 그런 식으로 유권자를 헷갈리게 하는 선거전이 펼쳐졌고, 이 전쟁은 돈이 많은 편이 이길 승산도 높았다. BBK 사건 등에도 불구하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이명박 후보는 당선됐다. 국민들이 4대강 사업만은 막았어야 했는데 막지 못했고, 그런 '무심한' 가운데 이명박은 대 놓고 '삥 뜯기'를 한 것 아닌가.  

프레시안 :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정치 문화, 특히 선거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말인가.

조한혜정 :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선거는 이미지 홍보와 SNS를 활용한 새로운 판으로 변했다. MB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킹 메이킹 시스템'이 만들어낸 경우다. 거액의 돈이 오가는 일종의 산업인 '킹 메이킹 시스템'에서는 후보가 대통령을 할 자격이 되는지, 능력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이기고 지는 승부만 중요하다. 며칠 전, 자료가 필요해 18대 대선 홍보 영상을 찾아봤다.  

"경험 있는 선장은 파도를 피해 가지만 경험 많은 선장을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동북아 평화를 이끌어갈 리더십, 앞으로의 5년이 대한민국의 5년을 좌우합니다. 준비된 여성대통령 기호 1번 박근혜" 

 


 

당시 세력은 '비련의 공주'이면서 '은둔형(히키코모리)'인 박근혜 후보를 '준비된 대통령' '여성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당선시켰다. 아버지가 만든 나라가 IMF 경제 위기로 망해가는 것을 보며 맏딸로 정치판에 나섰지만, 실제 그는 주변 누구도 믿지 못하는 사람, 국정 운영을 의논하기 위한 구성원과 보좌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다. 오른편에 아버지의 독재 정권을 유지시키는 브레인 역할을 한 정보원(김기춘), 왼편에 교주의 딸이자 '강남의 큰손 아줌마(최순실)'을 두지 않는 한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이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의 분석대로, 그는 부모를 총격에 잃은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는 딸로 '연산군 콤플렉스'를 가진, 사실은 "대통령 하기 싫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심리 분석을 하지 말자는 이들이 있지만, 심리 차원을 포함해 인물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유신 정권 말기에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정권을 유지하는데 급급했던 아버지를 보면서 배운 것이 정치 전부인, 대통령 코스프레는 잘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은 몰랐을까?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사실을 알고도 '킹'을 만드는데 동조했다면 사악한 것이다. 혹 모르고 했다면, 무지하고 비겁한 일이다. 

'만들어진 권력' 아래, '재산권신수설'을 추앙하다 

프레시안 : 민간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실태가 드러나기 전까지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조한혜정 : '킹메이킹 시스템'이 작동하면 대의제는 한계에 직면한다. '투표'가 정치적 의사 결정 행위가 아닌, 인기투표나 감정적인 자기 위로를 위한 행위가 된다. 2002년 대선 때만 해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투표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국민은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하는 투자자 겸 소비자로 나르시시스트가 됐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렇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펀드를 하고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점점 외톨이가 된 것이다. 이른바 '사회'는 사라지고, 투표(선거)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는 '정치 공학'이 되었다. 2007년 대선 당시 홍보와 광고 전문가가 선거판에 대거 영입됐고, 이 전문가들이 똑똑한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  

프레시안 : 킹메이커들도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킹이 누구인지는 상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기득권 세력(킹메이커)이 만든 '대통령 박근혜'(킹)가 허상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대통령 박근혜'는 '만들어진 권력'일 뿐 아니라 국가 권력기관이 댓글을 통해 조작까지 해서 만든 경우다.  

서복경 :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만들어진 권력이 사실상 정권을 운영했다는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돈을 쏟아 부었다고 또는 몇몇 세력이 여론을 조작한다고 시민들이 휘둘릴 만큼 민주성이 취약한 존재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그렇다면 지난 10여 년 동안 조작된 여론이 유지된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과도한 벌금을 부과하는 체제적 억압이다. 우리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유포죄, 후보비방죄, 사전선거운동금지죄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내용이다. 형법상 명예훼손의 경우는 기소되면 재판을 거쳐 대부분 실형이 선고된다. 특히 노동자의 파업 현장에는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이 청구된다. 집단행동도 말 그대로 위축됐다. 

다른 하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만들고 민주화를 지탱해온 시민적 기반이 와해됐다는 점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는 집권여당이 공중 분해되며 민주화 세력마저 뿔뿔이 흩어졌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 10년 동안 먹고사는 문제마저 악화됐다. 

2008년 4.9 총선 투표율은 46.1%로 역대 최저다. 유권자가 정치에서 철수한 것이다. 그렇게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더 나은 민주주의에 대한 노력을 포기한 채 개인화됐다. 또 유권자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실망하며 정치적으로도 정당이 무능해졌다. 
 

ⓒ프레시안(최형락)


조한혜정 : 정치에서 철수한 나르시시스트들은 돈을 좇기에 바빴다. 그러면서 '재산권신수설'이 등장했다.(왕의 절대성을 강조한 '왕권신수설'에 빗댄 것. 돈과 부동산 등 재산(富)이야말로 절대적 가치라는 의미. 편집자) '내 안의 이명박'을 되돌아보게 하는 부분이다. 

재밌는 현상은 이 나르시시스트들이 주도한 온라인 커뮤니티('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가 최순실 일가의 국정 농단 의혹을 밝히며 첩보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82쿡'과 쌍코'과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위험 의식과 광장 참여를 독려했다면, 주식갤러리는 첩보가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 주식갤러리의 제보는 지난 7일 2차 청문회가 결정적이었다. 그동안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줄곧 '최순실 씨를 모른다'고 했으나, 이들이 제보한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이 공개되자 진술을 번복했다.  

서복경 :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자본주의 체제를 갖춘 나라는 많다. 한국 사회와 차이가 있다면, 정경유착·부정부패 등 잘못이 발각되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는 계속 묻어가며 정권을 유지했다.  

조한혜정 : 그렇다. 정치권도 적당한 선에서 '봐주기'를 계속해온 셈이다. 그러나 봐주는 대가로 더는 이권을 챙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현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정치 혐오증'은 여전하지만, 국민들이 이대로 가서는 '전멸'이라는 것을 피부로 감지하고 거리로 나와 가수 한영애 씨의 노랫말처럼 '조율'하기로 작심했다. 노력이 배신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 대학생, 대학입시도 더 이상은 공평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 청소년도 부모와 함께 집회에 참가하면서 한국 정치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조한혜정-서복경 대담 2편이 곧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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