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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순실, 박근혜 선거 주도적 관여’ 증거 잡았다

[단독]검찰 ‘최순실, 박근혜 선거 주도적 관여’ 증거 잡았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ㆍ“서울→대전→대구→부산 유세” 제안 “역순이 좋겠다” 바꿔
ㆍ특검, 9일 ‘뇌물공여 혐의’ 삼성 최지성·장충기 참고인 조사

검찰이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배후에서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각종 선거를 진두지휘해온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8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의 휴대전화 등에서 나온 녹음파일들을 들어보면 최씨가 ‘문고리 3인방’(정호성·이재만·안봉근)과 함께 1998년 이후 박 대통령이 직접 출마하거나 간접 지원했던 선거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공개 녹음파일에서는 한 참모가 ‘서울→대전→대구→부산’ 순으로 일정을 제안하면 최씨가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게 좋다”는 식으로 일정을 수정했다. 

검찰은 최씨가 이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핵심 조언자 역할을 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최씨를)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확보한 박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 간 ‘3자 대화’ 녹음파일 11개 중 10개는 2012년 대선이 열리기 전에, 나머지 1개는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각각 녹음됐다. 당선인 신분일 때 나눈 대화는 2012년 12월 세 사람이 식당에서 함께 식사할 때 녹음됐는데, 주로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정무적 조언’을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검찰은 전체 녹음파일 236개 중 일부는 청취만 하고 아직 서면용 녹취록을 만들지 않았다. 법원에 제출한 녹취록도 29건뿐이다. 최씨의 재판 도중 녹취록이 추가로 제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94억원대 뇌물공여 혐의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66)과 장충기 차장(사장·62)을 9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들을 상대로 삼성전자 등의 최씨 측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인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두 사람은 조사 도중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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