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팀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일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특검팀이 ’12·28 위안부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추진’ 과정에서 당시 이병기(71)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순실씨의 개입 여부를 조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검팀은 한.일관계에 정통한 재일 한국인 학자 A씨를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고 조사를 했습니다. A씨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검은 위안부 합의 도출 과정에서 이 전 실장의 비선 활동 여부와 최씨가 개입했는지, 내가 메신저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라고 밝혔습니다.
1월 2일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집을 압수 수색했던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특검팀이 최순실씨 등 비선 실세가 외교 안보 정책 등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정황을 파악해, 수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석 달만 시간을 달라’ 요청에 발표 강행 지시한 박근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한일 합의는 이미 주무 장관이었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지난해 11월 22일 한겨레에 따르면 ‘12.28 합의 협상.타결’ 과정에 밝은 정부 관계자는 “윤병세 장관이 ‘석 달만 시간 여유를 주면 개선된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라며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은 윤 장관의 추가 협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12.28 합의 타결, 발표를 강행하라고 지시했다”라며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15년 12월 15일 도쿄에서 열린 ’11차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가 끝난 뒤에 ‘2015년 내 타결 불가능’이라는 의견을 비쳤습니다. 그러나 외교부의 의견과 다르게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 국장의 ‘비밀 협상’ 이후 ‘한일 위안부 문제’ 가 갑자기 타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개입해 박근혜 대통령과 이병기 비서실장을 움직여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특검팀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합의를 해야 할 중대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한 ‘보이지 않는 손’과 그 손에 놀아난 대통령, 이들이 과연 무엇을 노렸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들은 역사와 민족, 그리고 피해자 할머니들 앞에 무릎 꿇고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위안부 합의로 일 관광객 늘어나?’ 부역 친일 언론 처벌해야’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대부분 언론은 정부의 입장과 일본의 반응을 중심으로 보도했습니다. 정작 중요한 한국인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마치 굴욕 외교를 성공한 외교적 성과처럼 포장했던 점입니다.
▶ KBS:”‘민감한 쟁점’ 어떻게 풀었나?”- 일본의 태도가 진일보한 것, 이번 한일 합의를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 SBS:”외교에 ‘환승’은 없다…설득으로 풀어야”-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합의 결과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게 중요
▶ TV조선: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 가능성”-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이 다시 급물살
TV조선은 여기에 덧붙여 “‘일 관광객 늘어날 것’…’혐한 감정 희석'”이라는 제목으로 한일 합의로 관광업 호황과 경제적 이득을 벌어질 수 있다는 논리로 역사적 중요성을 팽개치기도 했습니다.
‘영화 귀향보고 눈물 흘린 미국인, 1년 넘게 노숙하는 대학생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재미동포 함형욱씨가 페이팔을 통해 1천 달러를 보내온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사는 함씨는 “미국인 아내인 제니퍼에게 영화 ‘귀향’을 보여주자, 한국말을 모르는데도 한참을 울었다”라며 ‘위안부 할머니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다 정대협 페이팔을 통해 후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함씨는 “사기극에 가까운 한일 정부 간 합의는 저와 제 와이프에게 절망을 안겨 주었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합의를 강요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오바마 행정부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라고 메일에 썼습니다.
함씨는 “저희가 이런데, 할머니 분들의 절망감과 분노가 어떠하실지 짐작조차 어렵습니다”라며 “한-일 합의가 파기되고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법적 배상이 이뤄지는 날까지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영하 15도가 넘는 강추위 속에서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농성하는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가 타결되고 이틀 후인 2015년 12월 30일부터 이어온 농성이 이미 383일이 됐습니다. 추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젊은 대학생들이 농성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 할머니’와 ‘역사’ 때문입니다.
지난 1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는 ‘100살 생신 축하연’을 맞았습니다. 할머니는 몇 년 전부터 “내가 죽기 전 일본으로부터 잘못했다는 사죄를 받는다면 소원이 없겠소. 그래도 남은 소원이 있다면, 다음 생에는 족두리 쓰고 시집가서 남들처럼 알콩달콩 살아보고 싶소.”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대한민국 국민도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주무 장관이었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진실은 밝히지 않고 오히려 “국제사회에서는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는 터무니없고, 일본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잘못된 역사 의식을 가진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나라가 패망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또다시 실수를 범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학생들은 “소녀상은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며 “위안부 문제를 잊지 말아 달라”는 말을 하며 이 추위 속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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