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사출시험을 공중폭발로 오인한 미국 전략사령부
2. 화성-10을 1발 만들 때, 북극성-2형은 10발이나 만들 수 있다
3. 북극성-2형의 타격대상은 북태평양 건너 앵커리지에 있다
4.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
5.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신형 미사일은 2종이었다
▲ <사진 1> 2016년 10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10월 15일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자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 있는 방현비행장 활주로에서 공중폭발이 일어났겠거니 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면서 그 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폭발흔적을 찾아보려고 하였다. 위쪽 사진은 <워싱턴포스트> 2016년 10월 26일부에 실린, 방현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인데, 그 신문은 미국 전략사령부가 발표한 공중폭발설 발표를 기본으로 하고, 제프리 루이스와 존 쉴링 같은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여 방현비행장에서의 공중폭발설을 사실인양 보도했다. 하지만 그 보도는 억측으로 짜맞춘 오보였다. 아래쪽 사진은 방현비행장에서 북쪽으로 약 9.7km 떨어진 곳에 있는 전차성능시험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2016년 10월 15일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 시제품을 그 전차성능시험장으로 몰고 나가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진행하였다.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하면, 고압가스가 분출되면서 모의탄이 원통형 발사관에서 공중으로 약 10m 솟구쳐 오르게 되는데,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런 사출시험현상을 공중폭발현상으로 오인했던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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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출시험을 공중폭발로 오인한 미국 전략사령부
2016년 10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10월 15일(평양시간)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했다(exploded immediately after launch)”고 발표하였다. 그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은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 있는 방현비행장 활주로에서 공중폭발이 일어났겠거니 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면서 그 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폭발흔적을 찾아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미국 전략사령부가 조선에서 화성-10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발표한 것은 뭐가 뭔지 분간하지 못한 억측이었고, 방현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폭발흔적을 찾아보겠다던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노력은 허탕이었다.
진실의 실마리는 미국의 어느 위성영상분석가가 상업위성사진에서 우연히 발견한 대상물에서 찾을 수 있다. 2014년 5월 27일에 촬영된 상업위성사진을 살펴보던 그는 방현비행장에서 북쪽으로 약 9.7km 떨어진 곳에서 손잡이가 긴 낫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을 발견하였다. 얼핏 보면 비행장 활주로처럼 생긴 이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은 2014년 10월 21일에 완공되었는데, 길이가 914m를 조금 넘는다고 한다.
나는 2016년 10월 24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궁지에 몰린 미국, 이젠 구허날조술책까지 꺼내들었다’에서 그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을 무인항공기 발진기지로 추정하였다. 방현비행장 동남쪽에 있는 장군대산 지하에 방현비행기공장에서 무인항공기가 생산된다는 한국 언론보도에 근거하여 그렇게 추정한 것이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9889
그러나 나의 추측은 빗나갔다. 그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은 방현비행기공장과는 무관한 것이다. 평안북도 구성시에는 방현비행기공장만이 아니라 구성전차공장도 있다. 구성전차공장은 함경남도 신흥에 있는 류경수전차공장과 함께 조선의 양대 전차공장으로 손꼽힌다.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구성전차공장은 한 달에 전차를 최대 100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생산능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수 천 개에 이르는 전차부품들을 모두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아니고, 엔진과 변속기 같은 핵심부품을 그 전차공장에서 생산하고, 다른 협동품생산공장 10개소들에서 생산된 전차부품들을 가져와 최종조립하여 전차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된 전차는 성능시험을 거쳐 각지 전차부대들에 수송되는데, 위에서 언급한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은 구성전차공장 부속시설인 전차성능시험장이다.
2017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에는 북극성-2형 미사일을 싣고 발사지점까지 이동하여 시험발사를 진행한 “리대식 탄도탄자행발사대차”가 나온다. ‘리대식’이라는 말은 무한궤도식이라는 뜻이다.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그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원통형 발사관을 얹어놓은 장갑차량이다. 화성 계열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은 예외 없이 고무바퀴들로 움직이는 차륜식 자행발사대차인데,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등장한 자행발사대차는 무한궤도로 움직이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자행발사대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사진 2> 위의 두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싣고 전차성능시험장 안에서 발사지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전한 현장보도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장에 등장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2대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신형 자행발사대차는 폭파된 도로나 파괴잔해들이 널려있는 도로에서도 기동할 수 있고, 경사가 가파른 산악지대로 들어가 자신을 엄폐할 수도 있다. 또한 발사충격을 감소해주는 유압식 철제버팀대를 2개만 사용하고, 발사화염의 고열과 고압으로부터 유리창이나 고무바퀴의 손상을 막기 위해 쓰이던 철제보호덮개는 전혀 필요 없으므로 발사 직후 곧바로 현장을 떠날 수 있어서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이 없다.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격전 중에 도로가 파괴되고, 전투종심이 짧아 반격위험이 큰 한반도 작전환경에, 그리고 산악지형이 발달한 한반도 자연환경에 최적화된 우수차량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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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로 개발된 전차 ‘주체98년식 선군-915’의 지탱바퀴는 6조인데, 이번에 등장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8조다. 크고 무거운 미사일을 싣고 달리려면, 자행발사대차를 든든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에 따라 지탱바퀴의 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북극성-2형을 탑재하는 자행발사대차를 무한궤도장갑차량으로 만든 까닭은 무엇일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새로 설계제작한 자행발사대차의 기동 및 운영상태를 극악한 지상환경 속에서 시험완성하”였다고 한다. ‘극악한 지상환경’이라는 말은 폭파된 도로나 파괴잔해들이 널려있는 도로, 그리고 경사가 가파른 산악지대를 뜻한다. 그런 극악한 지상환경에서 기동할 때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보다 훨씬 더 우월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는 포장도로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지만, 폭파된 도로나 파괴잔해들이 널려있는 도로에서는 달리지 못하고, 산악지대로 들어가 자신을 엄폐하지도 못한다.
또한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는 미사일발사충격으로 차체가 출렁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차체 네 귀퉁이를 유압식 철제버팀대(outrigger)로 고정시켜야 하고, 미사일 발사에서 발생하는 고압과 고열로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무바퀴와 유리창을 철제보호덮개로 모두 덮고 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이처럼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는 발사 직후 유압식 철제버팀대 4개를 들어올리고, 철제보호덮개들을 거두어야 하는데, 바로 그 시간에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그와 달리,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유압식 철제버팀대를 2개만 사용하고, 철제보호덮개는 전혀 필요 없으므로 발사 직후 곧바로 현장을 떠날 수 있어서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이 없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격전 중에 도로가 파괴되고, 전투종심이 짧아 반격위험이 큰 한반도 작전환경에, 그리고 산악지형이 발달한 한반도 자연환경에 최적화된 차량이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러시아군이 2013년부터 실전배치한 최신형 지대공미사일 S-300VM을 탑재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북극성-2형을 탑재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와 비슷하게 생겼다. 북극성-2형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8조이고, S-300VM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7조다. 조선과 러시아의 사례가 말해주는 것처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새로운 작전차량으로 도입하는 것은 미사일부문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추세다.
▲ <사진 3>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시험발사현장에 등장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러시아군이 2013년부터 실전배치한 최신형 지대공미사일 S-300VM을 탑재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촬영한 것이다. 러시아는 바로 이 지대공미사일을 시리아에 이동배치하여 미국군 전투기와 미사일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이전에 러시아에서 생산된 S-300 계열의 지대공미사일을 탑재하는 자행발사대차들은 차륜식 자행발사대차였는데, 요즈음에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생산하고 있다. 조선이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8조이고, 러시아가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7조다.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무게중심의 균형이 잡혀 안정감이 느껴지는데, 운전석이 앞쪽으로 튀어나온 러시아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린 것 같아 안정감이 좀 떨어진다. 조선과 러시아의 사례가 말해주는 것처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새로운 작전차량으로 도입하는 것은 미사일부문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추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지 불과 석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구성전차공장 기술자, 노동자들은 그처럼 만들기 어렵다는 냉발사체계까지 갖춘 신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창조하였다. 조선에서 번개치며 전진한다고 말하는 '만리마속도'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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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는 냉발사체계(cold launch system)가 설치되었다. 냉발사체계란 가스발생기(gas generator)에서 생성된 고압가스를 원통형 발사관 안으로 분출시켜 거기에 들어있는 탄도미사일을 공중으로 약 20m 정도 쏘아올리는 사출장비다.
냉발사체계는 바다속을 다니는 잠수함, 대지를 누비는 자행발사대차, 그리고 파도를 가르는 수상전투함에 모두 설치될 수 있다. 이를테면, 2016년 8월 24일 조선이 수중에 있는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전략잠수함을 보유하였음을 과시한 것이고, 이번에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서 북극성-2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자행발사대차를 보유하였음을 과시한 것이다. 머지않아 조선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수상전투함에서 함대지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전차성능시험장에 몰고 나가 주행시험과 장애물극복운행시험을 하였고, 냉발사체계 사출시험도 하였다.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하는 경우에는 고압가스가 분출되면서 모의탄이 원통형 발사관에서 공중으로 약 20m 솟구쳐 오르게 되는데, 그런 사출과정에서 가스분출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6년 10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가 조선에서 화성-10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시험발사되었으나 발사 직후 공중폭발했다고 발표한 것은,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장착된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화성-10 시험발사로 오인한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지상의 작은 실체를 정확하게 분간하기 힘든 정찰위성사진에 매달리고 있으니 가끔 그런 오인함정에 빠진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에 토대하여 이 무기체계를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대지상 탄도탄으로 개발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조선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된 때는 2016년 8월 24일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수중시험발사가 성공한 직후 수중시험발사의 성과에 토대하여 사거리를 연장한 신형 지대지탄도미사일을 개발하라고 지시하였고, 그 지시를 받은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2016년 10월 15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시제품을 전차성능시험장에 내놓고 첫 사출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냉발사체계를 만드는 데는 고도의 기술,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냉발사체계제작기술은 군사강국으로 자처하는 몇 나라밖에 갖지 못한 고난도 기술이다.
▲ <사진 4>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리대식 자행발사대 원통형 발사관에서 가스압력으로 사출되어 공중으로 약 20m 정도 솟구쳐오른 순간을 촬영한 것이다. 89도 각도로 고각발사된 북극성-2형은 사출 직후 공중에서 자동점화되어 고체추진제가 연소되면서 거대한 불줄기를 내뿜기 시작하였고,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강력한 추력을 받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비행을 하더니 550km 고도의 외기권으로 올라갔다. 아래쪽 사진은 파키스탄이 2015년 3월 9일 시험발사한 샤힌-3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샤힌-3은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미사일이지만,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자행발사대차에 원통형 발사관이 없는 것을 보면, 그 나라는 냉발사체계를 아직 개발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냉발사체계제작기술은 군사강국으로 자처하는 몇 나라밖에 갖지 못한 고난도 기술이다. 샤힌-3의 사거리는 북극성-2형의 사거리보다 조금 짧은 데도, 동체길이는 북극성-2형보다 길다. 동체길이가 긴 샤힌-3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있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샤힌-3에 비해 훨씬 더 적은 고체추진제를 장입했으면서도 사거리는 더 길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조선은 매우 강한 추력을 내는 고체추진제를 만들었는데, 그런 고성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발동기를 조선에서 대출력고체발동기라고 부른다. 화학공업이 발달했다는 나라들도 소출력고체추진제밖에 만들지 못하는데, 조선은 대출력고체추진제를 만들었다. 조선의 군사화학공업기술은 세계 정상급으로 고도화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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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보는 것은 파키스탄이 2015년 3월 9일 시험발사한 샤힌(Shaheen)-3 중거리탄도미사일인데,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이 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에 원통형 발사관이 없는 것을 보면 그 나라는 냉발사체계 개발기술을 아직 갖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설계제작과정에서 고도의 기술,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되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시제품을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3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에 초고속으로 만들어낸 것은 그들의 기술수준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며, 그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일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조선의 국방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이 북극성-2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심장을 끓이며 분분초초 피타는 투쟁을 벌여”왔다는 조선의 언론보도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냉발사체계는 거대한 발사화염을 분사하지 않고 약간의 고압가스만 분출한다. 똑같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도, 화성-10은 발사되는 순간 엄청난 발사화염을 분사하기 때문에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에게 발사위치가 포착되지만, 냉발사체계로 발사되는 북극성-2형은 약간의 고압가스만 분출하므로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이 발사위치를 포착하기 힘들고, 발사된 후 화염을 분사하면서 상승비행을 할 때 포착할 수 있다.
2. 화성-10을 1발 만들 때, 북극성-2형은 10발이나 만들 수 있다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와 함께 눈길을 끄는 대상은 그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북극성-2형은 고체추진제로켓(solid propellent rocket)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제는 우리의 로케트공업이 액체로케트발동기로부터 대출력고체로케트발동기에로 확고히 전환되였”다고 “신심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종전의 액체추진제로켓에서 새로운 고체추진로켓으로 전환되었는데, 조선도 그런 추세에 발맞춰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액체추진제로켓의 구조는 서로 다른 용기 속에 들어있는 연료와 산화제를 서로 다른 압출기(pump)와 도관을 통해 연소실로 보내면, 그 두 종류의 화학물질이 연소실에서 혼합, 연소되어 고압가스와 화염을 발생시키는 식으로 추력을 내는 것이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로켓의 구조는 연료와 산화제를 섞어 고체화한 추진제를 연소시켜 고압가스와 화염을 발생시키는 식으로 추력을 내는 것이므로, 연료용기, 산화제용기, 압출기, 도관, 연소실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없다.
고체추진제로켓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어떤 화학성분을 최적비율로 혼합하여 고체연료를 만들어야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 그리고 고체연료와 산화제를 어떤 최적비율로 혼합하여 고체추진제를 만들어야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풀려면, 고도의 화학기술이 요구된다. 화학공업이 발달했다는 나라들도 출력이 적게 나오는 고체추진제밖에 만들지 못하는데, 그런 소출력 고체추진제를 가지고서는 고체추진제로켓을 만들지 못한다.
▲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부문 기술자, 노동자들이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조립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구성전차공장 산하 전차성능시험장 경내에 있는 조립시설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튿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전차성능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북극성-2형의 동체길이는 약 10m로 추정되는데, 그 동체 안에 고체연료와 산화제를 혼합하여 고체화한 대출력고체추진제가 들어있다. 2016년 3월 24일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 성공한 대출력고체추진제로켓이 북극성-2형에 장착되었다. 아래쪽 사진은 거대군수기업 BAE시스템즈가 2013년 8월부터 미국 육군에 조달하고 있는 MK 90 고체추진제인데, 이 고체추진제는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공격헬기에 장착된 하이드라-70 로켓포 안에 장입된다. 물론 북극성-2형에 장입된 고체추진제는 MK 90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원통형으로 생긴 고체추진제 중앙부에 도관형 구멍이 뚫려있는 기본형태는 서로 같다. 바로 그 도관형 구멍 끝부분에 설치된 전기점화장치가 점화하는 순간, 고체추진제가 중앙부에서부터 밖으로 연소되며 추력을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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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선은 자체 기술로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를 설계, 제작하여 2016년 3월 24일에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에는 2016년 3월 24일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 성공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로켓이 사용되었다. 액체추진제로켓과 고체추진제로켓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액체추진제로켓은 설계와 제작이 매우 복잡하지만, 고체추진제로켓은 설계와 제작이 간단하다. 고체추진제로켓을 만들 때는 복잡한 조립공정이 필요 없으므로,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화성-10을 1발 만들 때,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북극성-2형을 10발씩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조선이 북극성-2형을 짧은 기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2)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때는 자행발사대차, 연료수송차, 산화제수송차가 함께 들어갈 넓은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만,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때는 자행발사대차가 들어갈 공간만 있으면 된다. 다시 말해서,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기존 미사일기지에 배치하는 경우,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3배 정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화성-10보다 3배 정도 더 많은 북극성-3형을 조선의 지하미사일기지들에 배치할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3)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자행발사대차, 연료수송차, 산화제수송차가 함께 발사지점까지 이동해야 하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발사준비작업이 약 1시간 정도 걸리므로, 적국의 정찰위성에 발사징후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은 자행발사대차만 발사지점까지 이동하면 되고, 발사준비작업도 5분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적국의 정찰위성에 발사징후가 노출될 위험이 없다. 발사징후와 발사위치를 은폐할 수 있는 북극성-2형을 쏘면, 교전상대가 반격하기 힘들게 되므로 북극성-2형의 타격율과 생존율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2>형은 작전리용에 편리하면서도 타격의 신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우리 식의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3. 북극성-2형의 타격대상은 북태평양 건너 앵커리지에 있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첫째,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시험발사에서 “계단분리특성들을 재확인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2단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2단형 탄도미사일을 쏘면, 1단 추진체가 연소를 끝내고, 단분리장치가 작동하여 1단 추진체를 분리, 이탈시키고, 곧바로 2단 추진체에서 연소가 시작된다. 조선은 기존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에 이미 계단분리기술을 적용한 바 있으므로, 북극성-2형을 2단형으로 설계, 제작하는 데서 아무런 기술적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둘째,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주변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사거리 대신 고도를 높이는 고각발사방식으로 (시험발사가) 진행되였다”고 한다. 고각으로 발사된 북극성-2형은 얼마나 멀리 날아갔을까?
2016년 2월 14일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여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89도 각도로 발사되어 550km 고도까지 상승하였다가, 발사지점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동해 해상에 착탄하였다고 한다. 그는 북극성-2형을 고각이 아닌 통상각으로 발사하면, 2,000km 이상 날아갈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그건 엉터리 추측이다. 왜냐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1형의 사거리를 연장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라고 지시하였으므로, 북극성-2형의 사거리는 북극성-1형의 사거리 3,000km 이상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거리가 얼마나 더 길어졌을까?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원통형 발사관을 박차고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순간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원통형 발사관을 박차고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순간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북극성-2형과 토폴-M은 똑같이 냉발사체계를 사용하는 첨단미사일들이다. 토폴-M은 동체길이가 22.7m, 무게가 47.2톤인데, 냉발사체계는 그처럼 크고 무거운 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 밖으로 밀어내어 약 20m 높이까지 솟구쳐 오르게 하는 것이다. 지금 시험발사를 대기하고 있는 조선의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도 크고 무거운 미사일인데, 그 미사일도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처럼 냉발사체계로 발사된다. 사거리가 5,500km인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성-2형의 타격대상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북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이고, 사거리가 11,000km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북극성-3형의 타격대상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디씨이다. 이 현실 앞에서 미국은 오금이 저렸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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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북극성-2형과 파키스탄의 샤힌-3은 모두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2단형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인데, 북극성-2형의 고체추진제로켓에는 샤힌-3의 고체추진제로켓보다 출력이 더 강한 대출력 고체로켓발동기가 장착되었으므로,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샤힌-3의 사거리보다 더 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원래 샤힌-3의 사거리는 2,750km로 알려졌는데, 그것은 무게 1톤짜리 대형 탄두를 장착하고 발사하였을 때 도달하는 사거리다. 핵보유국들 가운데 무게가 1톤이나 되는 핵탄두를 만드는 나라는 없고, 무게가 500kg 정도 나가는 핵탄두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샤힌-3에 무게 500kg짜리 탄두를 장착하고 발사하면, 사거리가 훨씬 더 길어지는데, 미국 공군 산하 국가우주항공정보쎈터(NASIC)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렇게 발사한 샤힌-3의 사거리는 5,000km에 이른다고 한다.
샤힌-3보다 사거리가 더 긴 북극성-2형은 사거리가 5,5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2017년 2월 13일 보도에서도 북극성-2형의 사거리를 5,500km로 추정한 바 있다. 조선의 미사일능력을 깎아내리는 습성을 가진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극성-2형의 사거리를 2,000km 미만으로 추정하였는데, 그것은 국정원의 억측보다 더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조선이 5,500km를 날아가는 북극성-2형을 쏘면,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Anchorage)에 있는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를 타격할 수 있다. 알래스카사령부, 제11공군, 제3비행단, 제673공군기지비행단, 북미주항공방어사령부(NORAD) 알래스카분국, 알래스카 육군사령부, 제4공수특전여단이 집결해 있는 그 통합기지는 전시에 스텔스전폭기 F-22 편대와 공수특전여단을 한반도로 긴급출동시키는 북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이다.
사거리가 4,000km에 이르는 화성-10은 괌(Guam)을 타격할 수 있고, 사거리가 5,500km에 이르는 북극성-2형은 앵커리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미국은 오금이 저렸을 것이다.
셋째, <경향신문> 2017년 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국정원장은 북극성-2형의 비행속도가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마하 10보다 느린 마하 8.5라고 밝혔다고 한다. 북극성-2형의 비행속도를 두고 한국군 합참본부와 국정원이 서로 다르게 추정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국정원은 북극성-2형의 비행속도를 마하 10으로 정정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국정원 발표를 믿을 사람은 없다.
그런데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들이 말한 마하 10은 북극성-2형의 상승비행속도이고, 하강비행속도는 아직 분석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승비행속도는 계산하였으나, 하강비행속도는 아직 계산하지 못했다는 말은 거짓말로 들린다. 왜냐하면 추적레이더가 포착한 북극성-2형의 항적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계산해주기 때문이다. 그들이 북극성-2형의 하강비행속도를 알아냈으면서도 그것을 밝히지 못한 까닭은 북극성-2형이 그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을 수 없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돌진낙하하였기 때문이다. 고극초음속이란 마하 10에서 마하 25에 이르는 속도단위이다.
샤힌-3의 평균비행속도가 마하 18이므로, 북극성-2형의 평균비행속도도 그 정도로 추정된다. 평균비행속도가 마하 18이라면, 외기권에 올라갔다가 대기권에 재돌입하여 타격대상을 향해 내리꽂히는 돌진낙하속도는 마하 20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 조선은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북극성-2형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일격에 앵커리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데, 미국은 자국 본토를 방어한다는 지상배치미사일방어체계를 바로 그 앵커리지 부근에 집중배치해놓았다. 하지만 마하 20 이상의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북극성-2형 재돌입체 앞에서 그런 미사일방어체계는 있으나 마나한 무용지물이다. 이 현실 앞에서 미국은 오금이 저렸을 것이다.
4.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시험발사에서 “능동구간 비행 시 탄도탄의 유도 및 조종특성”을 “재확인하였”으며, “보다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의 분리 후 중간구간과 재돌입구간에서의 자세조종 및 유도”를 “검증하였”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놀라운 사실을 말해준다.
첫째, 북극성-2형의 항적이 능동구간 → 중간구간 → 재돌입구간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능동구간이란 탄도미사일이 추진제를 연소하며 상승비행하는 추력단계(boost phase)를 뜻하고, 중간구간이란 연소가 끝나고 외기권을 비행하는 중간과정단계(mid-course phase)를 뜻하고, 재돌입구간이란 대기권에 진입하여 타격대상을 향해 내리꽂히는 종말단계(terminal phase)를 뜻한다.
89도 발사각으로 쏘아올린 북극성-2형이 도달한 최고고도는 550km였고, 87도 발사각으로 쏘아올린 화성-10이 도달한 최고고도는 1,413.6km였다. 북극성-2형의 추력이 화성-10보다 훨씬 약해서 북극성-2형의 최고고도가 그렇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추측한다면, 그것은 빗나간 추측이다.
주목되는 것은, 화성-10의 비행거리는 400km였고, 북극성-2형의 비행거리는 500km였다는 사실이다. 발사각이 같은 경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은 최고고도가 낮을수록 비행거리도 그에 비례하여 짧아지는 것이 탄도학의 법칙인데, 북극성-2형은 최고고도가 550km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비행거리는 화성-10보다 100km나 더 길어졌다. 얼핏 생각하면 탄도학의 법칙을 배반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은 북극성-2형이 포물선형 항적에 따라 비행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극성-2형은 550km 최고고도에 도달한 뒤 공기저항이 없는 외기권에서 거의 수평에 가까운 항적을 그리며 비행하다가 대기권에 재돌입하였던 것이다. 지난해 6월 시험발사된 화성-10의 항적이 포물선형으로 나타났다면, 올해 2월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의 항적은 사다리꼴로 나타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극성-2형은 수직에 가까운 89도 각도로 발사되었으므로, 발사지점에서부터 최고고도 상승점에서 지표면을 향해 수직으로 내리그은 지점까지 수평거리는 약 20km 정도로 추산된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550km 최고고도에 이른 뒤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조종전투부가 매우 긴 거리의 중간구간(중간과정단계)을 거의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는 약 300km의 중간구간을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부문에서 가장 앞섰다는 러시아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바로 그런 사다리꼴 항적을 그리며 비행한다고 한다. 북극성-2형이 사다리꼴 항적을 그리며 비행한 것은 그 미사일이 최첨단 미사일임을 입증한 것이다.
▲ <사진 7> 위의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시험발사를 진행하기 위해 발사지점으로 이동한 리대식 자행발사대가 원통마개를 벗겨내고 원통형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우는 장면이다. 89도 각도로 고각발사된 북극성-2형은 550km 최고고도에 이른 뒤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조종전투부가 약 300km의 중간구간을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러시아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바로 그런 사다리꼴 항적을 그리며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간다. 이런 사실만 봐도, 조선의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세계 정상급 첨단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 워싱턴 디씨를 핵공격으로 초토화할 수 있는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지금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그 미사일이 시험발사되는 날 조선의 압도적인 핵무력은 트럼프 행정부를 극도의 전율과 공포에 몰아넣을 것이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은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고비와 위기를 넘겨온 사상 최장기 조미핵대결이 결국 조선의 완승으로 서서히 종식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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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보다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표현은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가 아니라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장착기능을 갖춘 조종전투부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조선에서는 조종전투부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추력후비행체(post-boost vehicle)라고 부른다. 조종전투부는 핵탄두가 각각 1개씩 장착된 여러 개의 재돌입체들(reentry vehicles), 중간구간에서 비행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장치(deployment module), 그리고 추력발동기로 구성된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를 장착한 최첨단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는 여러 개의 핵탄두가 장착된 재돌입체들이 재돌입구간에 진입할 때, 서로 다른 타격대상들을 향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돌진낙하하는 재돌입체를 말한다.
또한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요격회피기동특성”을 “검증하였”다고 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원리는 교전상대가 발사한 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포물선형으로 비행하며 날아오는 것으로 전제하고, 요격미사일을 포물선형 항적에 맞춰 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격미사일을 그렇게 발사해도, 고극초음속으로 날아오는 교전상대의 재돌입체를 맞추지 못한다. 그런데 북극성-2형은 포물선형 항적이 아닌 사다리꼴 항적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하지 못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 안에는 여러 개의 재돌입체와 함께 기만체(decoy)가 들어있다. 여러 개의 재돌입체와 기만체는 원뿔꼴 첨두(nose cone)가 재돌입구간의 지정된 고도에서 자동으로 벗겨지는 순간 약 30도 각도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방출된다. 고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도중에 그처럼 여러 개의 재돌입체와 기만체가 여러 방향으로 방출되므로, 요격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언급된 “요격회피기동의 특성”이란 기만체 방출을 뜻하는 말로 이해된다.
5.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신형 미사일은 2종이었다
미국 정찰위성이 2016년 10월 15일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포착한 것은, 화성-10을 시험발사한 것이 아니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냉발사체계의 모의탄 사출시험이었다. 사출시험을 시험발사로 오인한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로부터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2017년 1월 8일, 미국 정찰위성이 평안북도 상공을 지나면서 놀라운 광경을 포착하였다. 자행발사대차가 전차성능시험장에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행발사대차가 1대가 아니라 2대였다.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한미군사외교소식통의 말을 듣고 작성된 <연합뉴스> 2017년 1월 19일과 1월 20일 보도기사들, 그리고 일본 <NHK> 2017년 1월 22일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조선은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제작하였는데, 이 신형 탄도미사일들은 시험발사를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것으로 보인다.
(2) 신형 탄도미사일은 2단형이며, 동체 길이는 약 12m인데, 외형이 화성-10을 닮았다.
(3) 신형 탄도미사일을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차 2대가 2017년 1월 21일(평양시간) 평양 북쪽에 배치되었는데,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대기상태에 있다.
위의 보도기사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은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혼동하였다는 점이다.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약 10m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대체로 20m 이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위의 보도기사에서는 동체길이가 10m밖에 되지 않는 북극성-2형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하였다. 이것은 동체길이가 크게 차이가 나서 혼동할 수 없는 두 종의 미사일을 혼동한 것이다. 혼동할 수 없는 것인데도, 혼동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신형 탄도미사일이 1발이 아니라 2발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정찰위성은 외형이 화성-10과 닮은 신형 미사일 1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 1발을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포착한 것이다. 외형이 화성-10을 닮은 신형 미사일이란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이란 아직 시험발사하지 않은 북극성 계열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아직 시험발사하지 않은 북극성 계열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북극성-3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북극성-3형도 북극성-2형처럼 초대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 아니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17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이 완성되어 시험발사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 <사진 8> 위의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거대한 불줄기를 내뿜으며 외기권으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 미사일 하단부에는 격자방향타 여러 개가 빙 둘러 달려있다. 미사일 추력비행 중에 발생하는 염력은 미사일 동체를 빙글빙글 돌아가게 만드는데, 격자방향타는 염력발생을 억제하여 비행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장치이다. 지난해 6월 시험발사된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에도 격자방향타가 설치되었다. 2017년 1월 8일 미국 전략사령부는 정찰위성을 통해 신형 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차 2대가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 있는 전차성능시험장에 나타난 것을 알게 되었다. 전후맥락을 분석해보면, 그 가운데 하나는 북극성-2형을 실은 자행발사대차였고, 다른 하나는 북극성-3형을 실은 자행발사대차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런 정보를 파악했으면서도,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지 않고 넘어갔다. 북극성-3형도 북극성-2형처럼 초대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 아니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조선이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하는 날, 그 웅장한 자태와 거대한 위력는 세상을 또 다시 놀라게 만들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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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함께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 지시를 받은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낮과 밤을 이어 힘쓴 끝에 마침내 2017년 1월 8일 그 두 종의 미사일 시제품을 완성한 것이다. 그 날 두 종의 미사일 시제품을 각각 탑재한 자행발사대차 2대가 전차성능시험장에서 기동시험을 진행하였는데, 미국 정찰위성이 바로 그 기동시험현장을 포착하였던 것이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 두 종의 미사일 시제품이 전차성능시험장에 나타난 것을 알았으면서도, 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은 까닭에 <연합뉴스>와 <NHK>는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혼동한 보도기사를 내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7년 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개발한 신형 미사일 2발이 갑자기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자행발사대차에 각각 실린 북극성-2형과 북극성-3형이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것인데, 그로부터 꼭 열흘이 지난 2017년 2월 12일 전차성능시험장에서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미국에게 공포를 주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예고한 것처럼, 지금 조선은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를 끝내고, 시험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6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단독기자회견에서 “내가 조선(문제)과 같은 매우, 매우 중대한 사안을 다룰 때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라고 취재기자들에게 되묻고, “중동은 재앙이지만, 조선과 관련된 일은 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과 관련된 일이 잘 처리될 것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이끌던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은 러시아공포증에 걸린 트럼프 반대파들이 그를 러시아와 내통한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집중포화’를 퍼붓는 바람에 돌연 사퇴하였다. 지휘관이 떠나버린 백악관 국가안보실무진이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지 아니면 손을 놓아버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과 관련된 일이 잘 처리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실물로 입증할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를 앞둔 긴장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의 패배를 인정하고 전략적 후퇴를 단행하는 새로운 조선정책을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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