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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 조계종 적폐청산 범불교도대회

 
  • 여수령 기자
  • 승인 2017.09.13 10:49
  • 댓글 3
 
 

하나의 촛불로 시작된 조계종 적폐청산의 바람이 횃불로 타오른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대회장 청화스님ㆍ봉행위원장 월암스님)는 1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를 봉행한다. 오후 7시부터는 청계광장에서 문화제도 열린다.

범불교도대회는 폭행, 도박 및 은처 의혹, 돈선거, 언론탄압 등 자승 총무원장 재임 8년간 누적된 조계종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종도들의 염원이 표출되는 자리다. 사부대중 3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선제’에서 촉발된 ‘조계종 적폐청산’ 목소리

그 시작은 지난해 촉발된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 논란이다. 조계종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님의 80.5%가 직선제를 원한다는 결과나 나왔음에도, 종단은 이를 무시하고 오는 10월 열리는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간선제로 치르기로 했다. 조계종 개혁의 첫 단추로 직선제 도입을 촉구해 온 스님과 불자들은 ‘총무원장 직선 실현을 위한 대중공사’를 구성, 지난 3월 17일 조계사 앞에서 첫 촛불법회를 열었다.

대중공사는 공청회 개최와 삼보일배, 성명서 발표 등으로 직선제 도입 필요성과 조계종단의 문제점을 알려나갔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대중의 회의적 시각에 번번이 맞닥뜨려야했다. 변화의 바람은 뜻밖의 계기로 찾아왔다. 5월 22일, 문영숙 불자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1인 피켓시위에 나선 것이다. 문 씨의 1인 시위는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릴레이 시위로 번졌고 이 무렵 출재가 단체들을 중심으로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을 위한 연석회의’도 구성됐다.

7월 28일에는 ‘조계종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건 첫 촛불법회가 열렸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법회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사부대중이 모여 ‘조계종 적폐청산’을 기원했다. 8월 17일 열린 제4차 촛불법회에서는 종단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적된 명진스님이 단식을 선언했다. 이후 18일간 이어진 명진스님의 단식으로 ‘조계종 적폐청산’ 바람은 불교계의 담장을 넘어 시민사회로 확산됐다. 시민사회 활동가 180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승 총무원장 즉각 퇴진 △적광스님 폭력사태 진실규명 △언론탄압 조치 해제 △명진스님 퇴출 의혹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1인시위가 범불교도대회로…“자승 퇴진ㆍ직선제 실시”

사부대중의 염원을 ‘해종세력’ ‘외부세력’으로 폄하하는 종단의 지속적인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불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9월 14일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조계종은 종도들의 바람과 시민사회의 지적을 준엄하게 받아들여 적폐를 청산하고 존경받는 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집행부를 향해 △총무원장 직선제 즉각 실시 △조계종 적폐 청산 △자승 총무원장 즉각 퇴진 △재정 공영화를 통한 투명 운영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생활 보장 등을 촉구했다.

범불교도대회는 오후 4시 문을 연다. 고불문 낭독, 경과보고, 봉행사, 대중연설, 연대사, ‘국민에게 드리는 글’ 발표, 결의문 낭독 등의 순서로 봉행된다. 현재 봉행위는 출재가 봉행위원 1600여명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부터는 조계종 적폐청산 촛불법회 현장실천단원들이 불광사와 봉은사, 안국선원, 한마음선원 등의 방문해 범불교도대회를 홍보하고 있다.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한국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문화예술제 '한바탕'은 범불교도대회봉행위와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공동개최한다.

문화제 ‘한바탕’…적폐청산을 위한 용맹정진 선언

사전행사로 오후 6시 30분까지 임옥상 화백의 공공미술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오후 7시 가수 이은미의 무대로 본격적인 문화제의 막을 연다. 전인권 밴드, 민중가수 박준, 이소선합창단 등이 노래 공연을 선보인다. 또 극단 고래가 연극 ‘불량청년’의 주요장면을 퍼포먼스 형태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공연 후에는 적폐청산을 위한 사회적 연대의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이 진행된다. 불교계를 비롯해 교육계, 언론계, 공무원 사회에서 소위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혀 피해를 입은 이들이 주제발언 및 퍼포먼스 등을 통해 연대를 선언하고 사회적 관심을 호소할 계획이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는 “범불교대회는 봉암사 결사와 94년 종단개혁의 초발심, 자비로운 분노, 성찰과 참회, 연대의 마음을 모아 조계종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청정승가 구현의 기치를 높이 날리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전국의 불교도가 일심으로 결집해 승가 본연의 청정한 가풍을 일으켜 종단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고 이 땅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보살의 향기로 물결치게 하도록 용맹정진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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