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하루하루 생각나는 것들을 모아 조각퍼즐처럼 모아놓으면 언젠간 '나'를 완성할 수 있을까?

20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8/26
    도망치는 꿈
    엉망진창
  2. 2005/08/23
    마음 속 한 마디
    엉망진창
  3. 2005/08/20
    친구(2)
    엉망진창
  4. 2005/08/13
    참회록(2)
    엉망진창
  5. 2005/08/11
    이른 아침의 포스팅
    엉망진창
  6. 2005/08/09
    아...난 왜
    엉망진창
  7. 2005/07/29
    2005.7.28
    엉망진창
  8. 2005/07/18
    아...이상해라
    엉망진창
  9. 2005/07/15
    나에게 의미있는 시간이란
    엉망진창
  10. 2005/07/08
    취미생활
    엉망진창

친구

#1.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다. 대학교 1학년때, 내가 쫓아다녔던 친구, 그나마 단짝처럼 붙어다녔던 친구, 내가 참 좋아한다고 말하는 친구들.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습에 세월의 무상감을 느끼기도 하고 청년실업에 대해 한바탕 몸으로 느끼기도 하고. 결혼하는 친구도, 사업을 하는 친구들의 근황도 묻고 듣고, 미래의 어느 땐가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새롭게 만나는 맛을 이미 잃어버려도, 편안함이라는 그 이름 하나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떠들수 있는.

고맙다. 정말.

여전히 그대로여줘서.

내가 좋아하는 모습 그대로.

 

 

#2.

아, 미안해.

오늘이 네 생일인 줄 몰랐구나^^;;;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였던가...내 생일에 대부분 니가 있었는데 정작 나는 챙겨주지를 못했다.

이거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하나.

그냥 언제 술이나 한잔 하자.

 

미안하다.

 

 

 

#3.

요즘 친구 복에 겨웠나보다.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들이 만나자는 연락을 해주다니

이렇게 감격할 일이!!!ㅋㅋㅋ

역시...공부하려고 맘을 먹으면 무언가 이렇게 반가운 일들이 생긴다니까..

그래도 좋다.

너와 잃어버렸던 시간들이 채워질 수만 있다면,

 

그동안 머릿속 어딘가 묵혀있던 인연의 실타래를 이제야 풀어가는 느낌이네.

보고 싶다. 정말.

 

네 웃음소리가 참 그립거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참회록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윤동주의 시를 다시 보고 있다.

늘 윤동주의 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부끄러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시대에 대한 부끄러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

아마, 이런 것들 때문에 윤동주의 시를 읽으면 읽는 이 역시 작가와 마찬가지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다. 묘한 매력이다.

 

윤동주는 자신의 삶을 내일이나 모레, 가까이 올 그 어느 즐거운 날을 생각하며

지금을 되돌이켜본다.

많지도 않은 이십사년 일개월의 삶.

어찌보면 참회록을 쓰기에는 너무 젊다고 생각되던 때,

 

시인은 식민지 치하라는 현실을 너무나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 안에서 고민했고, 또 행동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과 현실의 자기를 이어주는 거울을 시인은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로 보았다.

 

많지도 않은 이십사년 일개월을 살고 있는 나.

나는 내 거울을 생각했다.

스물 넷의 수줍은 청년 윤동주가 살았던 그 시대만큼 폭압적일지는 아니더라도,

그 시대처럼 힘든 삶을 살아가야하는 시대에는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청년만큼 민감하지도 않은 것 같다.

내 거울은 어떤 거울일까?

그리고 밤이면 밤마다 손바닥 발바닥으로 열심히 닦고 나면

내 거울은 무엇이 보일까.

 

스물 넷의 동갑내기 동주에게 물어보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그의 시에서 보이는 온화한 이미지대로 웃으면서 말해줄 것도 같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게 화를 낼 것도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른 아침의 포스팅

이라고 제목을 붙여놓고 시계를 보니, 낮 12시다.

제길...난 지금 일어났는데, 내 아침은 도대체 어디 간거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부족한 술에 물을 마시고 정신없는 가운데 집에 왔다.

제길...지금 보니 내 물통을 학교에 두고 왔다. 지난 삼개월을 그 물통과 함께 하고,

몇 시간 전 선배가 담배를 들고 물통을 집은 그 순간에도 한낱 재떨이로 전락하지 않도록

소리까지 지르며 애지중지하던 물통인데...

아마 몇 시간후면 빈 물통을 버리겠지, 혹은 이미 버려졌을수도.

 

술이 덜 깨서 무조건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더 이상 잠이 오지 않는 이 가공할만한 상황.

몸은 사람이 만든 시계의 숫자 간격보다 더 정확하게 시간을 계산하는가보다.

늘 여섯시간 정도의 잠을 자니까, 그 시간을 채워서 자고 나니 더 이상 졸립지 않다.

신기하다.

 

예전에 잠이 정말 많은 나를 보고 어머니가 해주신  큰 이모 이야기가 생각난다.

큰 이모도 정말 잠이 많았는데, 하루는 외할머니와 엄마가 깨우지도 않고 얼마나 자나 실험을

해봤더니 나흘 밤낮을 자더라고.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말이 이제야 공감이 되기도한다.

그 때 큰 이모의 몸은 도저히 사람의 몸이 아닌 이상 설명될 수 없다고.

어쨌든 잠이 많던 내가 잠이 더 이상 오지 않아서 일어나있는건

지난 7개월간의 나름대로 규칙적인 생활습관의 결과이거나,

혹은 술이 덜 깬것이겠지

 

 

아...난 왜 항상 술을 마시면 끝장을 봐야지만 그만 둘 수 있을까?

어제도 시작은 가벼웠지만 끝은 심히 주체할 수 없음을 새벽에 해가 뜨고서야 알아차렸으니.

술을 마시고난 후 내 위가 우는 것 같아 이제는 더 이상 너를 혹사시키지 않으마 약속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자리에 껴서 술잔을 비우는 내 모습에

 

세상엔 잠이 부족해도 잠을 자지 못하는 이상하면서도 초극적인 힘이 존재하는걸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간과 합작하여 몸을 정화시켜라라고 말해버린다.

 

학교에 다닐때는 술자리에 꼭 껴있는 나에게 사람들이 묻곤했다.

술이 좋으세요? 그 때 나는 술보다는 술자리가 좋아서 자주 마셔요.

그러나 지금은 개뿔~ 술자리보다는 술이 좋아서 술을 마신다.

아...이게 어쩌다 이렇게 변했을까?

 

어쨌든 그 순간순간 좋은 것을 선택하고 행동하기에 다음날의 고통과 밀린 일의 벅참을 느끼며

매번 후회하면서도 또 마시고 또 마시고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말글장을 내가 만드면서 (제길...) 쓰고 온 말 중에 이것 하나만 기억이 난다.

변한 것도 있고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아...이제 나갈 시간이다.

블로깅는 뭔가 시간을 흘려보는데 참 적절한 운동인 듯 ㅋ

 

 

-흐린날 오후의 포스팅 05.8.11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난 왜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놀고싶을까?

금방도 할일을 산더미처럼 들고 집에 왔는데,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면 모든게 다 뒤로 미뤄져버린다.

 

젠장젠장.

 

꺄악! 벌써 화요일이잖아.

아...이번 주 열라 빡세..ㅠ.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7.28

 

...

 

왠일이냐. 아직도 안자고 있으니...

 

뭔가 글을 쓰려다, 쓰다보면 오늘 잠을 못 잘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아...글 쓸 시간도 이렇게 없나...

 

잠을 좀 줄이면 가능하겠으나, 차라리 잠을 자겠다는 생각이 간절.

 

 

 



 일기를 안 쓴지 꽤 된 것 같다. 일기장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싸이월드 구석에 써놨던 내 일기들은 작년 8월에 하나,그리고 10월로 끝나있었다.

 지금의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무던히 생각하고 고민하고 울었던 때.

 연애문제도 사람문제도 모두가 억울하고 실망스럽고 고민했던 그 때로.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1년이 지나있다.

 1년. 정말 빠르다.

 

 가끔은 아직도 옛 생각이 난다. 어떤 때는 웃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울기도 하게 하는 그 시절.

 1년. 그 때와 나는 얼마나 다를까?

 어떤 것들이 변해있고, 어떤 것들은 그대로일까.

 

 내 일기의 마지막은 내 활동에 대한 고민과 무수한 사람들이 나에게 했던 이야기들, 

 잘 풀리지 않던 연애문제에 관한 것들이다.

 옛 인연에 대한 기억은 10월 마지막 일기를 쓰고, 아무 연락없이 2개월을 기다리고

 5분만 시간을 달라는 내 부탁에 세 마디 정도의 3분여의 대화로 끝나버린 것.

 어이없이 뒤돌아서는 내 뒷통수에 연락한다는 의미없는 말을 어느새 또 기다렸던 기억.

 결국엔 오지 않을 연락에 바보같이 기대하고 실망했던 내 모습

 

 1년전 그 때와 1년 후 지금.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옛 사람이 밉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는 것

 변한 것은 옛 인연에 대해 말해도 이젠 울먹거리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완전히 변한 내 생활.

 

 지금 순간에 가장 두려운 것은  내가 과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란 나에 대한 두려움.

 내가 혹시 뒷걸음쳐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거나, 혹은 몇 걸음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상황인데도  그걸 깨닫지 못한 채 뒤돌아 서있는 내 모습.

 

 또 다시 1년 후.

 난 지금의 두려움을 이젠 이겨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답은 시간이 지난 후의 내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이상해라

 

난 왜 항상 할 일이 많을땐 일이 하기 싫어지는걸까?

차근히 하나씩 해치우면 될 일을 하기 싫어 미룰수 있을때까지 미루다가

마지막에서야 정신없이 대강 하는 아주 못된 습관.

에이씨..몰라.

 

잠깐은 휴식이 필요하기도 하겠지 뭐..

아...술을 마시니 손에 힘이 없어진다...눈도 피곤하고...

대략 술의 힘은 위.대.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에게 의미있는 시간이란

 

어디선가 그랬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 종류의 시간이 있다고.

행복한 시간과 고통스러운 시간.

이 말을 듣고 난 생각했다. 하루 24시간 중에 나에게 행복한 시간은 얼마이고, 고통스러운 시간은 얼마나 될까? 난 하루를 어느 쪽에 얼마나 투여하고 살고 있을까?

 

답은 찾지 못했다. 순간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가도 너무 고통스럽기도 하고, 어떤 때는 행복도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순간을 의미하고, 그 순간은 짤막한 단위로,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나뉠 수 없는 의미로서의 시간이다. 그래서 어느 한 순간으로 규정짓는 것을 포기했다는 말이 어쩌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난, 투입-산출의 과정을 거치는 연산처리장치가 아니기에, 정확한 답은 찾기 어려운 것 같다.

답은 항상 변하고, 무답일 때도 많다.

대략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순간을 의미있게 보낸다는 것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취미생활

 

데쓰노트, 강철의 연금술사

 

이거, 공부는 안하고 새벽까지 이러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일본만화에 심취해서 CLAMP 군단의 만화는 모조리 소화하고는, 이제 나이가 좀 들어 그만인가 싶더니만, 제 버릇 남 못준다는 옛말 그대로다. 동생놈이 몇 일을 컴퓨터 앞에서 나오지 않기에 또 무슨 새로운 게임인가 눈길을 줬더니 스토리가 제법 탄탄한 애니매이션과 만화를 찾았다. 애니매이션은 이미 몇 번을 돌고 돌았을 "강철의 연금술사". 그리고 만화는 국내에는 아직 2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은 "데쓰노트" 이 둘 때문에 몇 일을 밤잠 못자고 빠져들고 있다.

 

 

 

<데쓰노트>는 만약 노트에 이름을 적으면 누군가가 바로 죽는다면?이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화다. 그게 가능한가 아닌가는 만화의 세계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나에게 사신이 떨어뜨리고 간 죽음의 노트가 있다면, 난 그 노트에 과연 누구의 이름을 어떠한 사인을 적어 죽게 만들까? 과연 난 그 노트를 사용할 수 있을까? 등등의 삶과 죽음에 관해 제법 철학적인 고민을 던져주게 하는 편이다.

  이 만화가 나를 끌어들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지리하게 이어지는 긴 대화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그 주인공이 살인을 저지르는 겁나게 머리좋은 고등학생이라는 점이다. 소년탐정 김전일,꼬마탐정 코난, 탐정학원 Q 류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대부분의 추리만화가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 혹은 형사의 관점에서 진행되는데 반해 이 만화는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의 관점에서 진행된다. 살인사건에 대한 추리가 진행되면서 하필이면 주인공 주변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조리 주인공의 추리에 의해 해결되는 점이 이 만화에서는 좀 덜하다. 물론 주인공이 정말 천재라는 설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점은 그 천재성으로 인해 만화를 보는 사람은 좀 더 완벽한 살인을 꿈꾸며 주인공을 지지하게 만든다는 점. 그것이 이 만화의 매력이다. "고스트 바둑왕"과 동일작가라는 말에 새삼 놀랐는데,

역시 그림을 대조해봐도 동일작가의 그림이라고 보기 힘든 것 같다. 아무래도 컴퓨터로 말고 종이로 된 만화책을 비교해가며 살펴봐야겠다. 류자키가 죽고 1기가 끝났다. 계속해 데쓰노트를 추적할 2기가 기다려진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강철의 연금술사". 처음엔 펜 터치가 엉성한 것 같아서 맘에 들지 않았는데, 보다보니 그림도 적응이 되고 스토리가 제법 탄탄하다. 연금술사에 관련해서는 돌을 금으로 만들수 있다는 것이 연금술이라는 지극히 개념적인 상식만을 지닌 나에게 새로운 면을 일깨워 준 작품. 이누야사 이후로 괜찮은 애니매이션을 만났다.


 

역시 에반게리온의 작가 답게 보통의 의미로만 내용을 전개하지는 않는다. 전쟁에서의 인간성이라는 문제,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물음, 등가교환의 법칙 등 생각해볼만한 주제들을 몇 가지 던져주는 애니매이션인 듯 하다. 아...근데 이건 내용이 너무 길어서 아직 반 밖에 보지 못한 까닭에 제대로 된 의미를 아직은 파악하지 못했다. 결말이 슬슬 궁금해지기도 하고...

 하가렌은 좀 더 보고 나서 블로깅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에드보다 알폰스가 더 맘에 들고 애착이 가는 캐릭터인 것 같고, 게임으로도 나왔다니 한번 해볼만도 할 것 같다. 꽤 스토리가 있는 게임일 것 같다. 좀 아쉬운 점은 음악이 좀 맘에 안든다는 것. 에반게리온은 노래가 정말 좋았는데...에잇.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어중간한 시간

잠이 오지 않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새벽 세시 반.

잠이 더 이상 오지 않아서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늦은 밤도 아니고 이른 아침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이다.

 

비는 조금씩 내리고 이 시간 누가 또 일어나 있을까해서 동네 산책을 하고 왔다.

불이 켜 있는 집은 몇 집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시간이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해야 할 일 때문에 아직 잠을 자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나처럼 잠이 오지 않아서 깬 걸까 갑자기 동네 염탐꾼이 되서 귀를 귀울이다 쓸데없는 짓이란 생각에 그냥 집에 들어왔다.

 

요즘엔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나도 그렇고 주변 사람도 그런 것 같다.

힘들어 하는 시기. 앞이 잘 안 보이는 시기.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해야할까...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등등

주변엔 온통 힘들어 하는 사람, 우는 사람들 뿐이고, 생기넘치는 사람이 없다

덩달아 나도 지친다.

 

세상살기 힘들다 하고, 사람이 싫다 한다.

삶이 너무 힘들어 지친다고 하고, 살아낼 자신이 없어진다고 한다.

자꾸 다른 길들이 눈에 보이고, 지금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만 같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때로는 나도 누군가에게 투정도 부리고 울어보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줄만한 말만 골라서 휘갈기고도 싶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없애버리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더라도 결국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사람에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 애당초 기대를 하지 않으니까

신뢰도 실망도 할 이유가 없다.

 

생애 처음으로 가출을 시도했던 때.그 때도 지금과 비슷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고3이라 공부를 해야했지만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그 때.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고 교묘하고도 소소하게 인생의 일탈을 시도했던 때.

그 첫 출발도 지금과 같은 시간이었던 것도 같다.

어딘가 멀리 떠나기에는 힘든,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그런 시간.

 

하지만 지금은 그 때처럼 내 인생을 포기하는 듯한 삶을 살 생각은 없다.

그런 경험은 한번으로도 충분하고, 더 이상 어리지않으니까

지치고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지금이라해도

되돌아간다거나 되풀이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직도 그걸 깨닫지 못했는지 혹여나 내가 집을 나갈까

연신 방문을 열어보신다.

이 시간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여기에 또 있는가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산 나들이

비개고 해가 비치길래, 밥을 먹고 운동도 할겸 남산 공원을 한바퀴 돌아나왔다.

여전히 있을것은 그대로이던데, 왠지 내 마음만 횡해진 것 같아

씁쓸하게 뒤돌아나왔다.

 

핸드폰 카메라. 이거 혼자 놀기에 적절한 장난감인 것 같다.

 

 


공원 올라가던 길, 예전에 걷기 싫어서 헉헉 대면서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올라갔던 길.

오늘은 쉬엄쉬엄 풀 냄새도 맡으면서 소동물원쪽으로 길을 틀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동물원을 가는게 아닌데...

정돈되지 못한 조그마한 동물원에 5분정도 돌아보다가 획 지나쳐버리다.

간간히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원숭이들.

 

얼마전에 디즈니에서 '마다가스카'라는 애니매이션을 내놓았던데,

영화에서는 사자도, 말 많은 얼룩말도, 사이코 펭귄까지도 철장없는 곳에서 살던데,

철장없는 곳에서 갇혀사는 동물들도 '야생'을 꿈꾸는 판에 이 원숭이들은 얼마나

도망치고 싶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 툭치면 그나마 이 개코원숭이는 짜증내며 반응을 보이던데

옆 우리에 있던 원숭이는 아예 땅바닥에 드러누워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한번 더 실감.

 

 

 

 

'오리날다'

그건 노래가사에서나 이루어지나보다. 현실의 오리는 힘없이 날개짓만 하다가

이내 물먹고 주저앉아 버리더라.

그것도 조그만 틈새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참새에게 먹이도 빼앗겨서...

 

 

 


 


 

남산공원.

사람들은 여기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나도 한장 찍어봤다.

역시 사람이 없이 살아있지 않는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갑갑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남산이 아니라 다른 곳 같다.

 


 

그리고 114계단. 내려가면서 정확히 세봤다.

예전에 내가 이 계단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혹시 여기 "인정사정 볼 것없다"에 나온

그 계단이 아닐까라고 억지를 부렸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어처구니가 없다.

 

 

 

                   -2005. 6.1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