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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든 사람

알엠님의 영화 "엄마..."가 개봉을 했다.

개봉 첫날의 보고서-_-를 보니,

일단 만족스러울 만큼의 관객들은 오지 않았나 보다.

"난 유료관객이 될테야!"라면서 시사회도 짼 나로서는

양심이가 뭐라뭐라 하는 소리를 애써 외면하는 중이다-_-

 

알엠님의 보고서-_- 중에

"영화 속 주인공들과 같은 이들이 함께 해주길 바라는 마음"과

"더이상 문화영역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정말 공감한다.

 

대딩 시절 마지막 학기에 "영상사회학"이란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수업은 기말에 제출하는 다큐멘터리가 학점의 반을 차지한다.

생전 카메라라고는

장농 속에 고이 간직된 10년된 필름카메라 외엔 들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

캠코더라는 고가장비를 들고 다큐를 찍어야 한다는 게 너무 생소했는데

다행히 같은 조에 촬영과 편집 경험이 있는 친구가 있어

그나마 5분정도 되는 다큐 비스무레한 것을 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원은 세 명밖에 안 되는데 할 일은 많아서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는데

의외로 카메라를 다루는 것이 쉽다는 데 놀랐다.

 

촬영이야 뭐 이론적인 것은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손만 안 떨리게 조심하며 찍었었는데

인터뷰 중심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뭔가 다큐 비스무레한 장면들이 나왔다.

 

편집은 프리미어를 사용했는데

물론 처음 사용해 보는 툴이지만 프로그래밍보단 배우기가 어렵지 않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그럭저럭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_- 편집이 가능했다.

 

어짜피 아마추어의 실력으로 고작 5분짜리 인터뷰 모음을 만든 셈이지만

여튼 뭔가 결과물이 나오긴 나왔고

또한 학점도 나왔다-_-(덕분에 졸업했다-_-)



전에 지후님과 잠깐 얘기를 하면서

미디어 운동의 전망과 미래-_-에 대해 산만하게 떠들었었는데-_-

아마추어들이 제작한 짧은 클립들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잠깐 한 것으로 기억한다.

(엇 갑자기 확신이 별로 안 서는군-_- 여튼)

 

사실 요즘 같은 때는

(물론 영상 장비들은 아직 고가이고 접근하기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교적 쉽게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다.

 

전문적인 지식과 상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 수 있는

뽀대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더라도

시간을 어느 정도 투자한다면 짧은 클립 정도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그것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전경과 치고받는 액션-_-이 아닐지라도

일상에서도 의미있는 소재를 찾을 수 있고

(VJ 특공대 류의 의미 말고-_-)

틈틈히 찍고 편집하고 한다면

영상물을 생산할 수 있는 주체는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이런 결과물들을 직접 모으고 상영하거나

포스트에 실어서 날린 트랙백을 모아 링크를 제공한다면

그것들이 모여 새로운 집합적인 의미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여튼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IMC를 한국에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비슷한 역할도 기대했었는데

아직은 정보가 부족해서 어떤 형태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미디어를 제작하는 주체들이 자신의 생산물을 들고

연대하여 새로운 의미로 확장시킬 수 있는

아주 애매하기 짝이 없는-_- 모델에 대해

공상하고 있는 지금이다.

 

"문화영역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너무 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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