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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3
    비과학을 말하지 말고 안전을 말하라
    레니

비과학을 말하지 말고 안전을 말하라

광우병과 관련한 논란 속에서 "괴담"이 주목받는 건 의외의 일이다. 정부는 조중동을 선봉으로 삼아 비과학적인 광우병 괴담을 가라앉히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논란의 핵심을 잘못알고 있거나 피해가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광우병에 대한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는 것은 분명 사실이고 매우 비과학적인 얘기가 떠도는 것도 사실이다. 광우병이 공기로 전염된다던지 하는 괴담은 분명 아직 증명된 바가 없다. 얼마전 중앙일보 등의 언론은 한국인의 유전형질인 MM 타입이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PD 수첩의 보도를 해당 연구자를 취재하여 "밝혀진 바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광우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런 반박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최종 명제를 증명해 주지 못한다. 광우병은 프리온prion 변형 단백질이 원인이 되고 있고, 이는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정도까지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왜 변형 단백질이 생겨나는지, 발병 메커니즘은 어떻게 되는지, 전염 경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등의 의학적인 규명은 아직 추론 단계에 있을 뿐이다. 광우병에 걸린 사람들이 100% MM 형질의 유전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MM 타입의 유전형질이 광우병에 취약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도 부족하거니와 광우병이 왜 MM 타입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이 말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는 말이 된다. 결국 확률 게임이다. 95% 이상 광우병 발병 위험이 있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신뢰도 95%의 표본 조사를 통해 안전하다고 통과 시킨 후, 알 수 없는 발병 메커니즘에 의해 광우병에 걸릴 확률 x%를 곱해 재수없게 걸리는 것이 현재의 광우병이다. 혹자는 이를 교통사고 난 확률보다 적다, 또는 벼락 맞을 확률 보다 적다, 더 심하게는 49억 분의 1이다, 라고 주장하며 미국산 쇠고기 먹겠다고 하지만, 그 확률 역시 비과학적일 수밖에 없으며 일종의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괴담이다. (처벌 대상?)

우리는 앞으로 쇠고기에 대한 불확실성의 세계에 살게 될 것이다. 물론 이미 우리는 교통사고 날 확률을 안고 버스에 타고 있으며, 마른 하늘에 벼락맞을 확률을 안고 걸어다니고 있다. 하지만 쇠고기를 먹으며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 테스트해야 되는 상황, 게다가 그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낮은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을 굳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인간 광우병의 치사율은 100%라는 사실이다. 제발 괴담이 비과학적이라는 근거를 찾아내는 정성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100%, 하다못해 모 장관의 말 처럼 99.99% 안전하다는 근거를 찾아내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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