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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부 10년의 유산!!

석돌이는 임용고시 준비생이다. 얼마전에 1차 시험을 봤고, 이달 말에 있을 2차 시험을 준비중이다. 그래서 석돌이는 어제 대구에 2차 시험 모의고사 및 문제풀이 강의를 들으러 갔다왔다. 이 초등임용계에도 사교육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다고 하는데 그 실태에 대해서 좀 폭로하고자 한다. 물론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어제 있었던 강의에도 모 고시학원에 500여명의 수강생이 몰렸단다. 이 강의는 11월 한달간 매주 한번씩만 진행되는데 수강료가 12만원이다. 그렇다면 대구에서만 6000만원을 버는거다. 그런데 이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가 전국 팔도 유랑을 해서 서울 대구 부산 광주 등지에서도 매주 이런 강의를 하는데 일단 4군데에서 모두 대구 수준의 수강생이 몰린다고 가정하면 한 달 동안 2억 4천만원을 버는 셈이다. 물론 서울은 이보다 수강생이 많고, 넘쳐나는 수강생을 감당하기 위해서 교실을 몇개씩 나눠서 강사는 한 교실에서만 강의를 하고 나머지 교실에서는 강사의 수업을 생방송으로 찍어 빔 프로젝터로 수업을 '시청'하도록 한댄다. 게다가 그걸로도 감당 안되는 인원은 녹화분으로 해결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전문 초등임용 강의를 하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손을 꼽아도 3명 정도 밖에 안된단다. 어제 대구에서 강의를 했다던 배모 강사는 교육과정과목 전문인데, 이 '초등' 교육과정이라는게 사람들은 초등이라 우습게 보겠지만 '강의'를 할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거의 만물박사가 되어야 한다. 어제 내가 들은 문제 예시.

 

   이 수식을 어떻게 초등학생이 풀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인가?

우리는 물론 알고 있다. 4/5의 역수를 곱한다. 그런데 이 때 우리의 초딩이 '왜'라고 묻는다면? 왜 역수를 곱해야 하는지를 초등학생이 알아듣게 설명하는 것, 그 방법을 주관식으로 쓰는게 2차 시험 문제의 유형이란다.

 

이런 문제가 수학에만 있을까? 여하튼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상식을 초딩들이 이해하도록 체계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그걸 수험생이 단기간에 습득하도록 정리해내는 작업은 거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난이도 작업인데, 이걸 해내는데 성공한 이들이 저 3인의 초등임용 사교육 재벌들이라는 거다.

 

(물론 위 문제처럼 가치중립적으로 보이는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자신이 지도하는 담임으로 있는 반에 학습부진아가 있을 때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고, 이를 1200자 내에 답해야 한다. 답은 그냥 딴거 다 필요없고 요새 교과부에서 나오는 온갖 브리핑 자료를 딸딸 외워서 쓰면 만점이란다. ㅋㅋㅋㅋ 위의 유형이 더 많은지, 이런 '정치적인' 유형이 더 많은지 해당 수험생이 아닌 나로서는 알길이 없지만....ㅋㅋㅋㅋ)

 

어쨌든 근래들어 급상승한 초등임용 경쟁률 덕분에 위 3인을 비롯한 초등임용 사교육 종사자들은 완전 대박을 쳤댄다. 그런데 여기서 '근래들어'라는 말에 주의를 해야 하는데, 이것은 비단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1-2년 사이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거다. 임용경쟁률이 이상조짐을 보인 것은 실제 2000년대 초반부터였고, 06년에 노무현 정부에서 학급총량제인지 뭔지 실시한다고 하면서 전국 교대가 한번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었다.

 

여튼 유재석 버금가는 일당벌이를 하고 계신 이들은 지난 민주정부 10년에 감사해야 한다. 어쩌면 이들이 김대중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신지식인'의 전형적인 유형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어제는 정말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어쨌든 이로 인하여 매년 배출되는 수천명의 초등교사들은 모교 교수들에 의해서도 아니고, 3인의 임용전문 강사들에 의해 양성되고 있는 셈이다. 교과부 브리핑 자료 따위나 읽으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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