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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5/30
    심상정은 내 돈 물어내라!(2)
    구르는돌
  2. 2010/05/19
    MBC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후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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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0/05/16
    지방선거 후 진보신당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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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0/05/14
    진보신당의 답답한 짓거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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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9/12/30
    민주당, 우주최강 찌질이들(2)
    구르는돌

심상정은 내 돈 물어내라!

이렇게 추잡스러운 제목을 달게 되다니... 내 자신이 다 비참해질 지경이다.

 

오늘, 원래 난 토익시험을 보러갈 계획이었다. 원서비 39,000원.

그런데 어제 밤 자정을 넘겨 1시 40분에 잠들었고, 7시에 일어나 밥먹고 또다시 컴퓨터를 켰는데, 이게 웬걸... 불길한 예감은 정말 현실로 다가오는가?

 

이런 기분에 시험을 보러 가는 건 아무래도 시간낭비인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정신이 딴데 가 있어서 시험지가 눈에 안 들어올 테니까...

 

뭐 나에게 경기도지사 투표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보신당의 선거운동을 위해 도움이 된 것 하나도 없지만, 다음주 수요일 어찌되었든 진보신당에 표를 주고자 했던 사람으로서 이 허탈감과 배신감, 모욕감은 씻을 수가 없다. 설령 심상정이 단일화를 끝까지 거부하는 다행스런 선택을 한다해도 그 감정은 오래갈 것 같다.

 

오늘 두 시. 수도권 후보들 국회에서 기자회견 있다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똑똑히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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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후기.

오늘 아침 출근하자 마자 진보신당 당게, 아고라, 프레시안, 레디앙, 네이버 검색 등등을 뒤져보며 어제 토론회 관련 내용들을 훑어봤다. 난 어제 토론회를 보고 사실상 노회찬-오세훈의 대결이었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오마이뉴스 기사가 떡하니 이렇게 떠 버렸다.

 

서울시 '복지 전쟁' ... 돋보였던 한명숙-노회찬 공조

 

오마이야 그렇다치고, 프레시안도 비슷한 논조였다. (MB 찌르고, 盧 공격하고…서울시장 TV토론 '난타전') 결국 이들의 논점은 이번 토론의 주요 쟁점은 '노무현 대 이명박'의 대결이라는 것이고, 여기서 노회찬은 화려한 말빨로 한명숙을 지원사격했다는 것이다.

 

이건 원 토론회를 똥구녕으로 보지 않는 이상 이딴 결론이 나올 수 없다. 심지어 아고라에 죽치고 있는 노빠들은 노회찬이 막판까지 선거운동을 계속하면서 오세훈 때리기로 한명숙을 지원하고 결국엔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변태스런 상상들을 하고 계신다. 이거야 원 개혁 대 보수라는 자신들의 환상 속에 사로잡혀 있는 노빠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씨알이 먹혀들질 않는 것 같다.

 

어쨌든 어제 토론회의 순위를 매겨보자면 노회찬>오세훈>지상욱>한명숙 순이다. 중요한 것은 한명숙이 지상욱보다 심각하게 떨어지는 토론능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건 단순히 말빨이 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정책이 사실상 부재했고 상대방의 공격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할 정도로 이전의 정치행보들이 오락가락 했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질 없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상욱 후보는 '자율형 시민건강보험'이라는 독특한 정책(타당성에는 의문이 가지만)과, 도시공학 전문가라는 장점을 내세워 오세훈의 도시정책에 대한 그래도 '들어줄만한' 비평을 가했다.

 

한명숙의 어제 토론에서 가장 돋보였던 말은 '거짓말이다' 뿐이었다. 자기가 국제고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는 오세훈 후보의 공격에 대해 "사실 왜곡이다, 그런 거짓말 하시면 안된다"는 생때쓰기를 해댔다. 졸려서 제대로 집중을 못해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런 얘기하려고 소중한 찬스타임까지 날려먹었다.

 

반면 한명숙의 오세훈 공격은, 다음 아고라에서 5분만 죽치고 있으면 나올만한 주장과 단어를 배열해 놓은 정도의, 딱 봐도 영양가 없는 얘기들만을 늘어놓았다. 시청광장 봉쇄, 일제고사, 사교육비 증가 어쩌구 저쩌구... 그런 얘기를 하면 오세훈 입장에선 한 두번 들어본 얘기도 아닌데 당황 할리가 있겠는가? 최소한의 팩트를 바탕으로 한 공격과 비판이 없었다. 심지어 자유토론 타임에는 지상욱 후보에게 "디자인 서울 정책에 대해 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고싶다"라며 결정적인 뻘타를 날렸다. 지지율 2위의 유력 후보면 후보답게 그런 문제점은 전문가에게 안 물어봐도 자기가 스스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무능 무능 무능. 정말 무능한 후보다.

 

우리 누나네 부부는 성남에 사는데 매형은 이번에 유시민을 찍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유는 '말 잘하는 사람 뽑아야지'라는 거다. 또 우리 누나는 지난 대선때 말 잘해서 문국현 뽑았단다. 이렇게 민주진영 후보들의 주요 지지층은 '말 잘하는 사람 뽑아주고 싶어하는' 2-30대 젊은이들인데, 그런 시각으로만 봐도 한명숙은 낙제다.

 

노회찬 후보의 토론을 보면서 느낀 것은, 진보진영에게 미디어를 활용할 필요성은 바로 이런데에 있는게 아닐까라는 새삼스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노회찬식 토론의 장점은 단순한 말빨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복지가 거꾸로 간다는 얘기는 처음이다.", "루이비통 명품관을 강북에 짓는다고 강남북 격차가 해소되느냐? 강남북 부자들의 격차만 해소될 뿐이다.", "전임 시장으로부터 유산상속 받을 것을 자기 치적으로 내세우지 말라."같은 돋보이는 언변은 내가 볼땐 그냥 양념이다. 그 양념 맛이 제대로 나기 위한 알맹이가 탄탄했다. 오세훈의 실정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공격했다. 이걸 한명숙에 대한 지원사격으로 보는 오마이와 노빠들의 의도적 착시현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의 특화된 공약이라 할 수 있는 착한기업 우대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인센티브제 등은, 약간 상품성을 가미한 정책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정책이었고, 이에 대한 오세훈의 비난에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주장하는 모습이 좋았다.

 

어쨌든 어제 토론회에 대한 총평은... 노회찬에게 가는 표는 미래 진보정치를 위한 씨앗은 되겠지만, 한명숙에게 가는 표는 그야말로  사표라는 것. 무슨 희망을 위해 한명숙과 민주당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 혹여나 한명숙이 당선이 되도 그건 사표다. 자신의 색깔이 없고, 정책적 확신이 없는 후보가 당선되면, 노무현이 그랬듯이 자본권력을 가진 이들의 입김에 휘둘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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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 진보신당은?

공화주의 시민운동님의 [실망스러운 진보정당운동] 에 관련된 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결과는 사실 눈에 보이는 바. 그렇다면 진보신당은 예정된 패배의 뒷수습을 해야 할 텐데, 그 첫번째가 나는 지난 2년 반 동안의 진보신당 활동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함께 노회찬 심상정의 2선으로의 후퇴라고 생각한다.

 

평가라 함은 물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유주의 야권세력과의 (단기적 수준을 넘어선) 연대 압력에 굴복하며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세워내지 못했다는 점에 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사실상 1기 진보신당을 이끌어온 장본인인 두 사람이 2선으로 후퇴해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재 진보신당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의 책임을 온전히 이 둘에게 뒤집어 씌울수는 없는 문제이겠으나, 지도부의 상징인 두 사람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 당의 새 출발을 각오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두 사람은 지금 단병호가 하고 있는 것처럼, 지역으로 내려가 다시 '씨 뿌리는 노동'에 전념해야 한다.

 

이제 진보신당은 유명인을 앞세워 당 이름 알려보려는 약은 술수를 집어던져야 한다. 어쩌면 진보신당의 패착은 지난 08년 총선때 각 지역구 후보들이 노회찬, 심상정과 함께 찍은 사진 내걸어서 홍보하던 때부터 시작된게 아닐까? 이런 작태는 사실상 국참당이 노무현 사진 박아놓고 '노무현처럼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거나, 자유선진당 후보들이 이회창과 함께 찍은 사진 같이 내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노동자운동, 진보운동이 특정인의 권위를 빌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버리자. 이미 그게 아무 효과가 없다는 건 다 드러났다.

 

그리고 부산시당 등 민주당과 선거연대를 한 지역에 대한 분명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뭐 징계야 자기들 당규에 따라서 줄 일이지만, 이번 기회에 분명히 민주대연합과 선을 긋는다는 분명한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 가끔 레디앙 댓글같은데서 보면, 김석준 후보의 심정을 이해해 달라, 부산에서 오랫동안 힘들게 진보정당운동을 이끌어온 김석준을 욕하지 말라 뭐 이런 내용이 보이는데, 이건 솔직히 논리상으로 보자면 재벌 총수들 비리로 구속됐을 때, 정부에서 "경제발전에 끼친 공이 크기 때문에" 사면해주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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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의 답답한 짓거리...

민주노동당의 민주당 쫄따구 짓거리가 본격화되었다. 서울의 이상규 후보는 한명숙과 단일화를 한답시고, 오늘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이게 무슨 단일화냐? 한명숙 옹립식이지... 이 양반들은 정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 모양이다. 정당 대 정당의 후보를 단일화 하는 거면 최소한 여론조사든 뭐든 절차를 거쳐야지... 물론 이상규의 지지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초라하여 여론조사 같은 걸 하면 너무 쪽팔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안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아예 정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 '민주노동당'에서 '노동'이란 단어를 당장 빼라.

 

민노당이야 그렇다 치고, 문제는 진보신당이다. 이번 선거에서 인정상 지역에 출마하는 진보신당 후보들에게 표를 찍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이런식으로 닭짓을 계속하면 그 마음도 싹 달아날 판이다.

 

초반 10% 지지율을 오가던 노회찬, 심상정 등이 최근 단일후보 바람에 밀려 1~3%대로 지지율이 밀려났다는데,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이) 이건 온전히 자신들이 자초한 일이다. 오늘도 보니 심상정은 정책경쟁하면 단일화 할 수 있다고 애매하게 말끝을 흐리는데, 어떻게 이런말을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가? 개인자격으로 후보가 된게 아니라 공당의 후보로 나선 것이라면 중앙당에서 결정한 당론에 따라 말해야 한다. 진보신당의 당론은 '진보대연합'이다. 그런데 유시민이 진보대연합의 대상인가? 이런식으로 떡밥을 던지니 민주당/국참당 쪽에서 계속 진보신당 물어뜯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고, 그러니 사람들은 "아, 언젠가 얘네도 단일화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니, 심상정 당신을 지지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다.

 

손호철이나 박상훈 같은 사람들은 5+4회의에 들어간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까지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보신당 입장에서 물밑에서 논의되던 선거연합의 상 중에서 최초로 가시화된 테이블에 발도 안담근다는건 공당으로서 위험부담이 있었으리라 본다. 오히려 현재 김세균 교수를 필두로 한 진보정당 외부의 '진보대연합' 주창파들이 왜 5+4가 나온 뒤에 뒷북을 쳤는지를 따져물어야 한다.

 

물론 진보신당에 대한 이해심은 딱 여기까지인거고, 레디앙 기사에서 인용한 한 관계자의 말처럼 잠정합의안에 싸인하지 말고 나왔어야 한다. 아니, 언제 나왔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거길 들어가서 무슨 얘기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현재 5+4를 박차고 나간 진보신당에게 남겨진 이미지는 무엇인가? "수도권에서 노회찬, 심상정 둘 중 하나라도 단일후보 자리를 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양보를 안해서 나왔다." 딱 이정도 수준이다. 진보신당 스스로도 그런 자세를 취하지 않았나? 이런 식의 자세는 자기 당 살려고 남의 당 이용하는 민주당의 태도와 그리 다르지 않다. 정치적으로 주판알 튕기기 하다가 수지타산이 안맞으니 나왔다고 이미지가 남으면 타 정치세력도 그렇고, 대중들도 그렇고 진보신당의 입장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보신당은 5+4에서 자신들이 이번 선거에서 내세우는 정책과 전략을, 혹여 답답한 놈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우직하게 끝까지 밀어붙였어야 한다. 비정규직, SSM, 재개발문제, 대체에너지 등 진보신당이 독자적으로 고민해 오던 다양한 정책들을 토나올 정도로 제시하고 안 받으면 판 깨고 나간다고 위협했어야 한다. 이게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던 '거대한 소수' 전략 아닌가?

 

그러나 어느 순간엔 민주당이 조장한 자리 나눠먹기 싸움에 뒤섞이더니, 어느 순간엔 비정규직 쟁점에 있어서 민주당에게까지 밀리는 경우도 있었다. TV토론도 물건너가려는 이 마당에 노/심이 이제와서 정책경쟁하자는건 그야말로 뒷북이다. 노회찬은 자신의 선거사무실 개소식 연설(가히 명연설이었다!!)에서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은 지하철노조 조합원들의 추천을 받아 뽑겠다고 말했는데, 이 얘기 왜 5+4회의에서는 안했나? 협상의 예의를 지키려고? 예의는 노동자들한테만 지키면 된다.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갑용이 <길은 복잡하지 않다>에서 쓴 것처럼 임단협이든 뭐든 협상을 할 때는 언제든지 판을 엎을 준비를 해야 한다. 때론 깽판치는걸 전담할 사람을 지정해서라도. 우리의 원칙 중 일부는 양보할 수 있다는 떡밥을 이런식으로 흘려대서는 힘의 우위에 있는 저들에게 언제든지 밀리지 않겠나?

 

그렇게 하고 나왔어야 내부적으로 당원들에게 체면도 서고, 외부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 그게 자신이 없었으면 손호철, 박상훈 말대로 진짜 처음부터 들어가질 말았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달 까지만 해도 사실상 파토났다고 여겨지던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제 와서 불씨가 살아난 건, 일정부분 진보신당이 기여한 바(?)가 있고, 그 피해는 온전히 진보신당이 다 뒤집어 쓰게 생겼다.

 

이번 문제의 핵심이 부산시당이 있는 것 같은데, 부산의 야권연대 논의과정이 어떠했는지 나는 모르기때문에 많은 얘기는 못하겠지만, 단 하나 이건 집고 넘어가야 한다. '당원의 권력'에 의해 시장후보로 뽑혔고, 시당 위원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무슨 권리로 두 번이나 부결된 사안을 다시 논의해 달라고 선대위에 압력을 넣는지 모르겠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진보신당 광주시당은 민주당의 기초선거구 쪼개기에 반발해 지역에서 '反민주당연대'를 제안하고 나섰는데, 광주시당에서 '반대'하는 민주당과 부산시당에서 '연대'하는 민주당은 서로 다른 당인가? 이게 과연 정상적인 당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태냔 말이다.

 

하여간 답답한 노릇이다. 내가 예비 대학생이던 2002년 대선 당시엔 최소한 가족들에게라도 '부유세'공약으로 팍팍 치고 나가던 민노당 찍자고 떠들어댈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의 진보신당을 가지고 그런 얘기를 하기는 참 민망하다. 며칠 전에도 엄마한테 '무조건 7번 찍자'고 말했는데, 말하는 나 자신도 민망할 지경이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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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우주최강 찌질이들

최근 민주대연합, 진보대연합과 관련된 논의가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10년 넘게 재탕 삼탕되는 이 난제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민주당을 뺀 진보대연합' 발언과 이에 대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반론, 그리고 여러 학자들의 논쟁이 있었다. 논쟁의 당사자인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는 당내 미묘한 입장 차이들 때문에 말을 아끼고 있다는데, 그 때문에라도 나 같이 두 당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이 별 영양가 없는 말이라도 보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BS 주말 드라마 중에 <그대 웃어요>라는 게 있다. 자동차 재벌 회장집 아들이었다가 사업을 쫄딱 말아먹어 빈털털이가 된 서정길(강석우 분)의 가족들이 자기 아버지 개인 기사로 일했던 강만복(최불암 분)의 집에 얹혀살게 되는(사실상 가택침입에 상습적인 기물파손과 사생활 침해)게 주요 스토리다. 그런데 서정길은 빈털털이 된 주제에 아직도 자기가 회장님댁 왕자님인줄 알고 자기 아버지뻘 되는 강만복에게 꼬박꼬박 '강기사'라고 부르는 것은 물론, 자기 아버지가 지금까지 강기사 먹여 살렸으니까 강기사가 나 먹여살리는 건 당연한 거라고 뻔뻔스럽게 말한다. 그래서 심지어 강만복이 운영하는 카센터도 자기한테 물려줘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지금 내가 설명한 서정길의 모습이 민주당하고 완전 닮았다고 말하면 당사자들께선 많이 기분이 나쁘시려나?

 

 

'묻지마 연합'의 꼬라지들

 

민주당이 진보정당들을 향해 '민주대연합'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딱 그렇다. MB정권이 독재정권이고 한국사회를 과거로 회귀시키려 하기 때문에 반MB로 뭉쳐야 한다는 말은 슬로건일 뿐이다. 사실 속내는 '2010지방선거 승리'와 '2012대권탈환' 딱 두마디로 요약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닌가?

 

그런데 왜 진보정당들이 민주당에게 힘을 보태야 하는가? 언제 돈 꿔준 적 있나? 당사자들은 또 노발대발 하시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세력에게 '트로이의 목마'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노무현이 집권했던 5년은 그야말로 '배신의 세월'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07년 대선에서 참패했다. 그런데 그들은 또 남 탓을 하고 싶은걸까?

 

민주당 세력이 지난 10년간 개혁에 실패한 것이 진보정당이 안 도와줬기 때문인가? 왜 자기들이 무능력해서 '자멸'해 놓고서는 엄한데서 삽질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때리는 시애미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여기다 대고 민주당을 거들고 나선 정상호 교수는 노회찬의 발언이 연합정치의 산통을 깨는 거라는 식으로 말한다.

 

자, 그럼 다시 앞의 드라마 얘기로 돌아가보자. 강만복이 서정길과 힘을 합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대체 뭔가? 강만복이 서정길네 식구한테 잘못한 것도 없을 뿐더러 지금껏 할만큼 했다. 자린고비 정신을 바탕으로 자수성가하여 알부자가 된 강만복의 상황은 지금 진보정당과 좀 다른 면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비슷한 처지다.

 

진보세력은 민주당-자유주의 세력에게 딱히 잘못한 것도 없고, 할만큼 해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권영길 의원이 스스로 증명하지 않았나? 97년 대선때 자기가 당선될 가망이 없는 걸 진작에 알고 마음 속으로 김대중이 당선되길 바랬다고... 대통령 후보가 이 정도인데 다른 사람이야 오죽 했겠는가? 솔직히 그 당시 진보세력들 중에 겉으로는 권영길 지지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김대중 되길 바라고, 실제 김대중 찍었던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었다는 건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아는 사실 아닌가?

 

그렇게 '자기 존재 근거 까지 부정'해 가면서 도와줬으면 그 쯤해서 고마운 줄 알고 자기 힘으로 먹고 살 생각해야지 어디와서 또 행패냐 이거다. 초등학교 반장선거 할때 뭣도 없는 놈이 나와서 "야, 작년에 우리 같은 반이었잖아. 그러니까 나 찍어"하는 것만 같다.

 

 

곗돈 갖고 날른 놈한테 돈을 빌려주라고?

 

4대강 사업 반대하니까 힘 합쳐야 한다고? 이 말이 뻥카라는 사실을 최근에 자신들이 예산안 타협과정에서 폭로해 버리고 말았다. 난 지금까지 4대강 반대한다는 사람 중에 보의 높이만이 문제였다고 말하는 사람 한 명도 못봤다. 어디서 사기질이야?

 

오늘 기사를 보니 추미애 의원이 한나라당과 문 걸어 잠그고 노조법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프레시안 기사) 이쯤 되면 민주당에서 추미애 의원을 제명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민주당에 그나마 희망은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희 의원처럼 민주당과 '묻지마 연합'을 해야 한다면, 그거야 말로 강만복이 서정길에게 카센터 물려주는 꼴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서정길은 강만복이 삼시세끼 밥 먹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여기다 대고 '내가 부도난건 당신들 책임도 있어. 왜냐면 우리 옛날에 한 솥밥 먹었으니까'라고 말하는 꼴이다. 서정길이 지가 흥청망청해서 부도낸 걸 강만복에게 갚아달라고 하는 꼴이다.

 

민주당은 한반도 남녘에 자신들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세상에 그런 찐따들을 제1야당으로 모셔주는 국민들인데, 참 너그럽기도 하셔라.

 

오늘 레디앙에 기고된 박노자의 글에 100% 동감하는데,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명박이 독재라고 하려면 박정희처럼 자기 지시 한 마디로 국회의원 뱃지를 뺏을 수 있어야 한다. 국회도 해산하고... 지금 그게 가능하다고 보나? 아니, 박노자 말대로 이명박이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나? 민주당이 이명박보고 그의 '야당을 무시하는 통치' 때문에 독재라고 하려면, 예전에 김영삼이 YH노조 농성 때문에 두드려맞고 의원직 박탈 당했을 때 만큼의 탄압을 받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뭐하냐고 대체? YH노조 사건과 맞먹는 용산참사가 일어났어도, 용산에 가는걸 마치 시장통 민생탐방하는 것 정도로 여기고 있다. 고작 한명숙이 고소 당하니까 벌떼처럼 일어나서 거품 물고 앉았고... 혹시나 김영삼이 91년 3당 합당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그를 '반(反)민주 인사'로 치부한다면, 민주당은 무(無)민주, 몰(沒)민주 집단 쯤 되겠다.

 

이쯤되면 민주당은 우주최강 찌질이라고 할 만 하다. 그들의 속내는 그저 한나라당처럼 되고 싶은데 그러기엔 과거가 캥기는데가 있고, 그러다 보니 괜히 엄하게 자기보다 힘없는 군소정당 두드려 패서 반사이익이나 얻으려는 간신배들이다. 국민참여당이라고 해서 다를까?

 

민주대연합을 하고 싶나? 그러면 지금처럼 협박하지 말고 '유혹'해 보라. 달콤한 꿀과 향기가 있는 꽃이어야 벌과 나비가 꼬일 거 아닌가? 지금 민주당 꼬라지로는 열흘 굶은 소도 안 쳐다 볼꺼다. 근데 이런 찌질이의 러브콜을 받아주려는 민주노동당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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