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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문화대혁명


문화대혁명 - 중국 현대사의 트라우마
백승욱 지음 / 살림

 

문화대혁명의 과정과 쟁점들에 관한 책. 얇은 책이지만, 흥미진진하다. 핵심적인 내용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책에도 언급되고 있지만, 모리스 마이스너의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를 함께 보면 도움이 된다.(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서술은 두 책이 보완적이다. 백승욱 선생의  이 책은 문혁의 '혁명적 주체'들인 조반파 내부의 지형과 운동에 대해서 더 자세히 언급한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문혁이 남긴 쟁점들은 정리해서 제시한다.

당장 현재적으로, 문혁의 기억은 자본주의적 모순이 첨예하게 부활하는 중국에서, 노동자들의 저항 속에서 불현듯 출현하고, 따라서 운동을 과잉-과소결정한다. 사회주의 혁명에 대해서 문혁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들, 문혁이 남긴 쟁점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사고를--그리고 정치적 시도/실험들을-- 멈추지 말 것'을 요구한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로 후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당내의 주자파(走資派) 때문에? 혹은 상부구조 변혁의 지체 때문에? 그렇다면 토대가 문제? 그럼 토대는 무엇인가? 이데올로기는 상부구조인가?라는 문제들. 그리고 자본주의 세계체계 속에서 민족국가 단위의 사회주의 체제가 부딪히는 곤란, 당을 관통한 문혁, 그리고 당이라는 쟁점, 대중과 당의 관계라는 쟁점. 그리고 대중의 급진적 진출과정에서 '대중의 공포'라는 쟁점.

 

하나하나가 단행본 책으로 나와도 모자를 매우 중요한 쟁점들이다. 이런 각각의 쟁점들을 문혁을 통해서 어떻게 사고할 수 있는지 저자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하게 하는 책이다. 그런 연구가 있기 전까지 당분간은 몇몇 다른 이론들을 우회할 수밖에 없겠지만. (여튼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를 다시 보는 것은 도움이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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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된 "문혁16조"(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결정/1966.8.8)는 문혁의 핵심지침이 되는 기본문건이다. 마오쩌뚱 지시로 천보다, 왕리 등이 초고를 작성한 후 수차례 수정을 거쳐 통과된다.

 

지금 읽어보아도 "문혁16조"에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다시 "혁명"을 하자는 요구가 담겨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내용에 대한 이론적, 역사적 평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미 국가권력을 장악한 공산주의자들이 그것을 다시 혁명하자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한다. 국가권력은 커녕 대중운동조직의 집행기구를 '개혁'하지도 못하고, 권력근처에조차 가보지 못했으면서도 '개혁'적 요구에도 주춤거리는 우리 운동들을 현재를 비추어보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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