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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먹다

술을 먹다.


어제 그러니까 이곳 극동시간으로 8월 26일 목요일 저녁에 제가 있는 연구소의 과격분자들하고 술을 한잔했습니다. 두가지의 화두가 있었고 간간이 다양한 양념성 소재가 끼어들었습니다. 첫번째는 며칠전 오끼나와 대학내에 떨어져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미군헬기 추락사건을 뉴스가 거들어 주지 않는다는 성토였습니다. 요즘 테레비 뉴스가 올림픽에 미쳐서 국내의 중요한 현안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었습니다. 저도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찝찝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일본에 왔던 지난 4월부터 참의원 선거가 있던 지난 7월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왔던 뉴스는 북조선에의해 납치된 일본인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납치란 대단히 야만적 폭력임에 분명하고 사건이 실재했다면 지금에라도 원상으로 돌려져야 겠지요. 아시다시피 그 와중에 일부의 피랍자들은 가족들에게로 돌아왔구요. 고이즈미가 한껀 한겁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말이죠. 아무튼...

헌데, 저는 해당 사건을 다루는 일본사회의 경박함에 매우 놀랐습니다. 진보주의자라는 사람들 혹은 과격분자처럼 보이는 래디칼들도 이 문제 앞에서는 껍데기 안을 들여다 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지금 도하 테레비가 이 문제로 이 난리를 치는지, 지민또(자민당)의 정치적 의도와 꼼수는 무엇인지, 고이즈미가 단지 납북자 문제의 해결만을 위해 김정일을 만나는 것인지... 인도주의의 담론이 정치적 썸씽의 음흉함과 냄새를 감싸고 있습니다. 이런판에... 일본의 프로그레씨브들은 제게 이럽니다. 강코쿠노 정부는 왜 강코쿠의 납치자들 문제에 침묵하는가? 이런씨!!! ... 애니하우, 오끼나와 미군헬기 추락사건을 테레비가 매일 매시 보여주면 일본 국민들 이라크에서의 미군 만행에 귀기울여 반전대열에 동참할까요? 와타시와 와까라나이!

두번째 화두. 요즘 일본은 아들못나 눈총을 받으며 황궁에 갇혀 거의 정신병 일보전인 외교관 출신의 왕세자비 마사꼬에 관해 관심이 많습니다. 보루나이 왕국의 왕실 혼사에 사절로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포기했다는 뉴스를 그저께 신문에서 읽은터라 저도 한마디 거들었죠. 안타까운 일이라는 정도의 코멘트. 왕세자 부부에게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그 딸이 영국처럼 국왕의 지위에 오르려면 관련 호릿츠(법률)를 고쳐야 하는데 사회적 비용이 생각보다 큰 모양입니다. 게다가 왕실을 관리하는 최고위가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라 여성의 왕위계승을 결사반대 한다는 군요. 일본에도 유림적 꼴통이 있단말입니다. 그래 제가 제 앞에 있는 과격분자들한테 왕실의 근대화에 대해, 즉 봉건적 유제로 부터의 해방을 제안했단 말입니다. 물론 제게 양 제도에 대한 평가의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 그런데 저쪽 한켠에서 왠 화살이 날아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근데 기타조센(북한)의 봉건적 권력세습은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씨!!!

일본의 광범위한 식자층에게 북한은 많은 관심의 대상입니다. 통일후의 한반도와 그로부터의 한일관계를 진단하는 시각도 매우 흥미롭구요. 제 전문영역은 아닙니다만 다음에 기회되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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