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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와 조선

조선일보가 한반도 남북을 대표하는 보수매체라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바입니다. 아울러 한국에서 벌어지는 '안티조선운동'은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보물급 사회운동중의 하나죠.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안티조선운동에 대해 전부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정상공론의 윤리와 방법내에 있다면 보수에게도 '보수'를 이야기 할 자격과 권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안티조선'의 입장에서야 조선일보가 궤도를 한참 벗어나 오른쪽의 맨 귀퉁이에서 게릴라전과 전면전을 병행하는 '꼴통집단'으로 보일테지만 이 또한 매우 정치적인 판단입니다. 이야기가 의도를 다소 벗어났습니다만, 아무튼 흥미로운 현상은 작금의 조선일보(chosun.com)가 가장 급진적인 반정부 매체라는 사실입니다. 조선일보가 창사이래 그런적 있었습니까?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보수신문들간의 선택적 친화랄까 머 그런 이야깁니다. 아시다시피 조선일보가 북중미 혹은 한미관련 기사를 쓸때 자주 이용하는 미국의 매체는 워싱턴포스트(washingtonpost.com)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내셔날을 카바하는 유력 중앙지가 별로 없는(월스트리트저널-울트라 보수-과 유에스뉴스가 열받을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지방의 신문들이 파워풀하죠. 뉴욕타임즈, 엘에이타임즈, 시카고트리뷴, 워싱턴포스트 등등... 미국의 신문들 또한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양하죠. 유태인이 소유하고 있어 팔레스타인문제 등에 대해서는 대단히 보수적이지만 전반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논조는 뉴욕타임즈에 의해 대표됩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 끝에 워싱턴포스트가 있죠. 이쯤되면 조선일보가 왜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친근감을 갖는지 짐작이 되죠.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사히(朝日)가 리버럴이고 산케이(産經, sankei.co.jp)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가 보수를 대변하며 요미우리(讀賣)와 마이니찌(每日)는 그 중간쯤됩니다. 그중 산케이는 한국 조선일보 자리에 있습니다. 기타조센(북조선) 문제에 있어 조선일보와 시각이 똑같습니다. 지금 산케이 웹에 들어가 보시면 국제기사를 다루는 페이지에 특집으로 두가지 이슈가 있는데 하나가 '북한'이고 다른 하나가 '이라크'입니다.

 

어제 그제 일본의 '조선일보' 산케이신문의 기사 몇 개가 한국사회를 열받게 한 모양입니다. 원문들이 웹에서 소제되는 바람에 아쉽게도 국내신문의 기사만 보았습니다만... 하나가 최근의 논란인 '과거사 재평가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보안법 폐지'논의입니다. 산케이의 시각에서 두가지 문제 모두 '좌파', '공산주의', '반일', 그리고 '북한'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좌파정권이 세를 득하는 바람에 공산주의자들조차 재평가 된다는 논지이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공산주의와 북한에 대한 적의가 약해지게 된다는 것이죠. 남이야!!! ... 하지만 문제는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일본의 내노라하는 프로그레시브들도 한반도의 통일이 가져올 한일관계에의 영향에 대해 매우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이 헌법까지 뜯어고쳐 자위대의 재무장을 고려하는 것 또한 이러한 한반도 정세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역사가 미래에 대해 뭘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런 와중에 우끼는 기사가 있어 하나 소개합니다. 그리 우낄것 까지는 없지만... 오늘 아침에 뉴스를 뒤적이다 보니 산케이 웹에 조선일보가 신문지면에 기자들의 블로그주소를 병기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실었더군요. '집필기자 블로그의 어드레스를 처음으로 게재한 조선일보'라는 제목으로...'한국의 유력지 조선일보는 27일부터 지면에 게재된 기사에 '블로그'라고 불리는 집필기자의 개인 홈페이지 어드레스를 병기하기 시작했다'고... 제가 지금까지 일본신문에서 읽은 기사 가운데 제일 무가치한 기사였습니다. 연예인 이혼기사보다도 못한!  대단한 연댑(솔리다리티)니다.

 

sabo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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