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
- 2006/07/20
- 어서 빨리 예전처럼
-
- 2006/07/20
- 외출2(2)
미루를 어르고 있는데
화장실에 들어간 주선생님이 난감해 하며 소리칩니다.
"상구~ 큰일 났어...나 반지가 안 빠져..."
한참의 노력으로 드디어 미루를 재우나 싶었는데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애 자는 데 조용히 좀 해~~'
이 말이 튀어나오는 걸 입술을 꽉 다물어서 틀어 막고 물었습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반지를 꼈는데..안 빠져...
근데..손가락이 빨개지고 점점 새까매지고 있어..."
"넣을 땐 어땠는데?"
"넣을 땐 괜찮았는데, 뺄려니까 안 빠져...부기가 안 빠졌나봐..."
큰일이 났습니다.
저는 미루 재우기를 포기하고
곧바로 컴퓨터로 달려갔습니다.
뭐든지 알려주는 인터넷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물어보았습니다.
질문: '반지 빼고 싶은데 안 빠져요~~'
답: 손가락이 부었을 때의 반지 제거...잘못하면 손가락 조직이 죽을 수도 있고..어쩌고 저쩌고..
아...좀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화도 좀 났습니다.
미루는 울기 시작합니다.
'그 놈의 반지, 그걸 꼭 지금 껴야 하나? 대체 왜 저래?'
이 말이 튀어나오려는 걸 또 입술로 막았습니다.
"휴~~반지 뺐다"
그 말을 듣자 안심이 돼서 그런지
아까 입술로 막았던 말이 그만 튀어나와버렸습니다.
"그걸 꼭 지금 그렇게 껴야 돼?"
주선생님..울상이 됐습니다.
약간의 티격태격이 오가고..
저는 언제나 그렇듯이 또 한번 반성합니다.
'아직도 100% '산모'편이 안 되어 있구나'
...
그렇지 않아도 낮에,
"나 손 부은 거 많이 풀린 거 같은데 반지 한번 껴볼까?"했던 주선생님입니다.
생각해보면, 임신하기 전의 그 날렵했던 몸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 같습니다.
그 좋아하는 수영도 못하고,
다큐멘터리 감독이 카메라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는데
그건 더 할 수 없습니다.
요새는 미루 젖주느라 손목에 하도 무리를 해서
나중에 카메라 드는 데 지장이 생길까
저는 그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던 차입니다.
시간 말고는 달리 해결방법이 없는 경우가 좀 있는데
산모의 회복도 비슷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요.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어서 빨리 예전처럼
카메라 옆에 차고 다시 하늘을 날으는 주선생님을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집 앞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병원하고 사진관
그리고 엄마 아빠 때문에 백화점에 마구 끌려다녔던 걸 빼면
뭔가 그럴듯한 외출로는 처음입니다.
날씨가 좀 차가워져서
잘 안 입는 바지까지 차려입히고
유모차를 끌고 나갔습니다.
며칠 전 새로 구한 유모차로 공원을 한바퀴 돌려는 생각에
우리는 미루를 유모차에 태우고
첫 나들이니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발사 직전의 우주인 모양으로 미루에게 안전벨트를 잔뜩 매어놓고
기세 좋게 출발할려고 했다가
미루가 마구 울어서
집 문에서 2미터 떨어진 엘리베이터까지 갔다
바로 철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의 교훈을 되살려
오늘은 유모차를 따로 끌고 가고 애는 안고 갔습니다.
미루를 안고 나무 밑을 걸어가는데
세상이 갑자기 미루의 눈으로 보입니다.
커다란 나무들이 곳곳에 있고
무성한 나뭇잎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갑니다.
'아..저 나뭇잎은 왜 저런 모양이 됐을까?'
36살 남자가 갖기엔 너무 순수한 궁금함이 머릿 속에 떠오릅니다.
미루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불타는 호기심을 보입니다.
원래 장모님께서
미루가 세상일에 관심이 많은 눈이라고 하셨지만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 보니까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밑에서 위로 나무를 쳐다 보고 있으면
겹쳐져서 무성해 보이는 나뭇잎이 참 상쾌합니다.
바람이라도 불면,
'사삭~사사삭~' 하면서 흔들리는 게
더 없이 기분이 좋죠
오늘은 바람이 별로 안 불었지만
아이 눈은 지금까지는 직선을 보더라도 흔들리게 보이는 상태라니까
오늘 미루는 기분좋게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본 셈입니다.
공원에서 만난 할머니는
'애를 너무 시원하게 입혔다'
'이제 겨우 두달된 애를 너무 빨리 밖에 데리고 나왔다' 는 둥 자꾸 잔소리를 하시면서
오늘 같은 외출의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미루의 첫 나들이를 축하합니다.
댓글 목록
관리 메뉴
본문
오~~블로그에 걸린 미루 사진 완존 멋짐!너무 예쁜걸요~~ 머리칼이랑 눈망을 까만게 넘넘 이뻐요.
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re/ 지금까지 찍은 사진 십만장 중 가장 잘 나온 거예요~~ㅋ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