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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9
    모유수유의 어려움(10)
    너나나나
  2. 2006/07/29
    인정받고 싶은 욕구(1)
    너나나나

모유수유의 어려움

트랙팩님의 [아기가 자라고 있어요.] 에 관련된 글.

평소 존경하는 진경맘과 다섯병님께서

제가 집에 없는 사이

놀러오셨다 가셨습니다.

 

두 분께서는 놀러오시면서

미루에게 필요한 옷이며 장난감 같은 것들을

한 박스 담아오셔서,

한 여름의 산타클로스 분위기를 잠시 연출하셨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쁜 선물은

역시 수유쿠션입니다.

 

저희 집에도 수유쿠션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가 또 다른 훌륭하신 분에게 받은 수유쿠션은

워낙 그 역사가 오래돼놔서

눌리고 또 눌려 아주 납작해진 상태였습니다.

가히, 수유쿠션계의 쥐포라고 불릴만 했습니다.

 

주선생님께서는 그 동안 이 쥐포 위에 미루를 올려놓고

젖을 먹이느라고 그야말로 고생 또 고생을 했습니다.

 

주선생님께서는 일찌기

모유수유의 고통을 다음과 같은 행동을 통해 저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느날 저는 너무 덥고

어디 밖에 나갈 일도 없어서 웃통을 벗고

모유수유 중인 주선생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선생님이 갑자기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제 젖꼭지를 꽈~악 꼬집었습니다.

 

"아앗~~ 왜 그래?"

너무 기습적인 공격에 저는 몸을 파르르 떨며 물었습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주선생님께서 대답하십니다.

 

"응...고통을 같이 나누고 싶어서.."

 

그냥 말로 해도 될텐데..그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혼자 아픈 게 좀 억울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전날 밤에

주선생님께서는 수유하는 데 젖꼭지가 얼마나 아픈지를

저에게 말로 한참 설명하긴 했었습니다.

 

"빨래집게로 젖꼭지를 꽉 찝으면 어떨까? 많이 아프겠지?"

"으....정말 아프겠다.."

"그러고 나서 빨래집게를 빼.."

"..그리고..?"

"그러다가 그 아픔이 다 사라지기 전에..다시 꽉 찝어..어때?"

"으으으..생각만 해도 소름이 쫙 끼친다.."

"바로 그런 아픔이야..요즘 내가 아픈게.."

 

이렇게 힘이 드니까

특히 아침에 수유를 하고 나면 완전히 뻗어서 잠을 잡니다.

 

오늘 아침엔 6시에 수유를 했는데

가슴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한참을 낑낑거렸습니다.

 

수유쿠션 하나로 모유수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고

또 주선생님이 아픈 게 꼭 수유쿠션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전 보다 훨씬 나아질 것 같습니다. 

 

오늘 받은 수유쿠션은

어릴때 길을 가다가 정말 충격적으로 뚱뚱한 배추벌레가

옆으로 말려 누워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확대해 놓은 모양입니다.

 

우리 미루가 이 위에서 주선생님 아프지 않게

잘 먹고 잘 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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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은 욕구

옛날 일입니다.

 

어찌어찌 해서

제가 주선생님 앞에서  댄스를 추게 됐습니다.

 

가볍게 몸을 흔들면서 매혹적인 눈빛을 날리자

 

제 화려한듯 하면서도 절제된 춤을 보고

주선생님은 그게 무슨 춤인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물었습니다.

 

"상구, 왜? 오줌 마려워?"

 

그 날 이후 저는 다시는 춤을 추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을 누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데

이게 안되니까 참 괴롭더군요.

 

근데

최근에는 제가 하는 일을

여기 저기서 알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주선생님의 동생,

그러니까 처남이 어느날 전화가 와서 집에 놀러오겠다고 했는데

장모님이 말려서 안 온 일이 있었습니다. 

 

"야~형부가 살림하는데, 너 가면 형부만 힘들어~

나야 가면 내가 밥 해 먹으면 되지만 넌 니가 해먹을거냐?"

 

처남한테 장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주선생님의 집은 주선생님과 바로 아래 동생이 여자이고 처남이 막내인데

위 두 사람의 영향을 받아서 처남은 저를 자꾸 '형부'라고 부릅니다.

 

아무튼, 그 말을 전해 듣고 전 기분이 꽤 괜찮았습니다.

드디어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저께는 주선생님께서 또 저를 추켜세워주셨습니다.

 

"어...인제 부엌에서 움직이는 게 굉장히 여유 있어, 부드럽고..." 

"전에는 어땠는데?

"전에는 뭔지 모르게 분주해 보이고 그랬는데 인제 안 그래~~"

 

사실, 예전에는 부엌에서 혼자 바빠서 팔딱팔딱 거리긴 하는데

빨리 되는 건 없고 그랬었습니다.

 

근데 인제는 뭐 별로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

식사 준비가 딱딱 되니, 제가 봐도 실력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이걸 주선생님이 또 적절한 때에 칭찬으로 날려주셨구요.

인정 받는 건 역시 좋은 일입니다.

 

오늘 지하철을 잠깐 탔는데

할머니가 자기 옆자리가 비니까 저를 가리키면서 말씀하셨습니다.

"학생 여기 앉어~"

 

36살 먹은 사람이라고 학생이 아니란 법은 없지만

할머니는 저의 지나치게 동안인 얼굴을 보고 그렇게 말씀하신게 틀림 없었습니다.

 

요즘..너무 인정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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