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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4
- 괜한 두려움(5)
3달간 빛나는 노력으로
미루 잠을 재웠었는데
요새 미루가 낮잠을 안 자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째 낮에 보채는데
주선생님과 저는 거의 완전히
녹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써봤던
모든 방법들이 안 통합니다.
물소리, 세탁기 소리..안 들리나 봅니다.
다리 흔들어 주기를 하면
발을 막 차면서 싫어합니다.
안아주면 조금 진정이 되지만
7kg이 넘는 사람을 계속 안아주는 건
산모한테나 저 한테나 별로 안 좋아서
다른 방법이 낫겠다 싶습니다.
물티슈 포장지 뽀시락 소리는 조금 효과가 있긴 한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막 비벼야
겨우 반응을 보입니다.
20초 정도만 해도 팔 근육이 땡겨서 오래 못합니다.
결국 우리는
'외출'을 택했습니다.
오늘 낮에도 미루가 보채기 시작하자
저는 미루를 번쩍 들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샤워 좀 하고
이쁘게 면도도 좀 해야겠다.."
집에 있으니까
자꾸 세수도 안 하고
수염도 덥수룩합니다.
아침에 정신없어서
세수하는 걸 놓칠 때도 있지만
맨날 사무실 나가다 안 나가니까
예전에는 일요일날만 하던 버릇을
매일 합니다.
어쨌든 그래도
오늘은 좀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샤워하고 면도해야겠다고 맘 먹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미루가 보챘습니다.
머리는 여기저기 떠 있고 눌리고
수염은 그대로여서
어린 애기 몰래 데려가는 나쁜 사람 인상이지만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현숙~~쉬고 있어~
내가 어떻게 해볼께..."
유모차에 태웁니다.
미루는 이내 울음을 그칩니다.
공원을 한 시간을 돌았습니다.
공기도 좋고 괜찮았습니다.
주선생님 좀 쉬었는지
아예 외출 준비를 다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결국 우리는
근처 여성사전시관에 가서
아무도 없는 전시관 구경도 하고
외식도 하고
또 괜히 서성거리기도 하다가
6시가 다 돼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미루는 안 울었습니다.
중간에 잠도 30분쯤 잤습니다.
오늘은 매우 성공적인 날입니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입니다.
일단은 들고 나갈 생각입니다.
" 상구가 침대에서 자면 안돼~?"
미루를 침대에서 재우기로 하고
저는 바닥에서 자야겠다고 얘기하니까
주선생님이 보인 반응입니다.
제가 바닥에서 자는 게
안쓰러운 거면
"괜찮아..내가 바닥에서 잘께~"
라고 해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얘기합니다.
"왜~?나는 바닥에서 자도 괜찮아..."
"아니, 그게 아니라..나 무서워서 그래.."
자기가 자다가 미루를 깔아뭉개거나
팔을 휘둘러서 때릴까봐 걱정이랍니다.
생각해보니까
좀 크면 전혀 안 할 걱정들을 참 많이 합니다.
대부분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인데
자꾸 머리속에서 상상을 합니다.
옆에서 자다가 애를 눌러버리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은
저도 몇 번씩이나 했었습니다.
꿈인지 사실인지 구분은 잘 안 가는데
잠결에 한번 팔꿈치로 찍은 적이 있기도 합니다.
제 양심의 목소리한테 물어보니까
꿈이 아니랍니다.
제가 원래부터
인생의 좌우명이 '안전제일'이어서
다치는 문제는 굉장히 신경 쓰는 편인데
그런 습관 때문이 아니더라도
하여튼 애기는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옷 입히다가도
혹시 손가락이 꺾이면 어떡하나
조심조심합니다. 엽기적 상상입니다.
귀에 조금이라도 물이 들어가면
중이염 걸린다고 호들갑입니다.
자다가 베게 같은게 얼굴 위로
쓰러지면 안 되니까 주변 정리를 다 합니다.
미루가 자다가
몇 번 "커어억~~" 소리를 냈는데
저와 주선생님은 서로 얼굴을 쳐다 보면서
"미루 숨쉬나 봐봐..."하고는
꼭 확인을 합니다.
결국 미루 옆에서 잠을 잔 주선생님
아침이 됐는데 두눈이 쾡합니다.
"에이~그냥 내가 침대에서 잘래~"
힘차게 얘기하더니
밤새 무지하게 신경이 쓰였던 모양입니다.
"내려 와서 잘래?"
"응~~~"
바닥으로 내려오더니 말합니다.
"어휴~~인제 좀 편하게 잘 수 있겠다..."
주선생님은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한결 편한 얼굴입니다.
저는 혹시 미루가 어디 멍든데는 없는지
살펴봅니다.
요즘은 미루한테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낮에는 안 자는 대신
밤잠 자기 황제로 등극했는데
12시 방향으로 재우면 아침에 일어날 때는
머리가 3시를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 비상입니다.
자면서 움직이기 시작한 건데
하루하루가 다른 애기라서
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모르니까
혹시 침대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상상을 합니다.
사방을 베개로 바리케이트를 쳐줍니다.
안전이 제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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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온이도 잠투정 시작되었던 것이 백일무렵이었는데...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 이제 좀 진정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제가 옆에 있어야 하기는 하지만요. 어디서 본 이야기인데, 낮에 잠을 재울 때도 충분히 어둡게 하시고, 소리도 좀 안나게 하시는 것이 좋다 하더이다. 그리고 제 경험에 의하면 아이가 자지 못하는 것에 대해 옆사람들이 조바심을 칠수록 그걸 귀신같이 알고 더 안자더이다.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전해져 지 마음도 불편해지나봐요.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세요.(자고 싶은데, 못 자서 힘들지?엄마도 안타깝네..어쩌구 저쩌구..) 은근히(?) 알아들어서 그런 걸로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하더군요.어쨌거나 홧팅!입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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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저는 안타깝기만 하고... 도움이 못되어서 어쩌죠... 지난번 적은 글에 한가지 더 보태면... 놀기 '모드'에서 자기 '모드'로 넘어가는 '진정의식'이 매우 중요해요. 아기가 졸려하면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서 안아도 주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바깥바람을 쐬어 주거나 하면 '모드'가 바뀐다고 하더라구요.(아마도 물티슈 뽀시락대는 소리도 그런 효과가 아닐까요.) 그런데 잠자는 모드로 들어서면 그 후에는 조용히 해주는게 필요하더라구요. 백색소음은... 진정의식에 효과도 있지만, 아기가 일단 잠든후에는 주변 소음을 차단시킨다는 점에서 엄마들이 선호하는 거구요.미루가 아침과 밤에 잘 잔다니 오후에도 화이팅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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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정말 무서운 이야기네요...내일부터는 어둡게 하고 소리도 차단하고 또 함 열심히 재워봐야겠네요...ㅠㅠ진경맘/ '모드'를 바꾸기 위해서 하여튼 모든 노력을 다 할 생각인데, 잘 될 지는...-.-;; 둘이 있어서 그나마 나을 텐데도 이렇게 힘드니, 혼자 키우는 분들은 다들 살아 남아 있는 게 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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