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삐딱, Sisyphus, ....님의 [패거리..학벌...] 에 관련된 글입니다.

산오리는 서울 변두리 어느 고등학교의 3회 졸업생이다.

지난 주엔가 산오리 동기 중 한명이 고등학교 동문회 총동문회장이 되었다고,

그래서 시내 어느 호텔에서인가 동문회장 취임식한다고 같은 기수들은 많이 와 달라고

문자가 몇 차례나 왔다. 그 동문회장 된 친구는 중고등학교 동기동창이기도 하니까

학교 다닐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동문회 갈까 말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는데,

그동안 해 왔던 거 처럼 안가기로 결정했고 가지않았다.

 

산오리도 고등학교 동창생들이 모이는 모임이 하나 있기는 하다.

고등학교 졸업때부터 만나 왔으니까 4반세기가 넘도록 줄기차게 만나 왔다.

지금도 1년에 네번 정도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그저 오랫동안 만나 왔기에 정겨운 친구들일 뿐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만나지도 않았고, 학교다닐때 얼굴도 알수 없었던 선후배들이

세월 지나서 만나면서 달라진 게 있다.

나이 먹고 제법 돈 푼이나 만지게 된 친구들(선후배)도 생기고,

사업한다고 사장님 소리 듣는 친구들(선후배)도 생겼고,

관공서나 정치판에서 한가닥씩 하는 친구들(선후배)도 생겼다.

 

그런데, 이즈음에 만난 친구들(선후배들)은 대놓고 얘기한다.

"뭐 필요한거 있으면 얘기해라, 서로 돕고 사는게 친구고 선후배 아니냐?"

그리고 가끔은 산오리한테도 전화가 온다.

"오리야!(선배님!) 그 회사에 이런저런 일 할 거 좀 없냐(소)? 이것 좀 도와 주라(시죠).."

 

학교 동문 좋다는 것이 이런 것이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를 같이 나왔다는 것으로 이렇게 하는 것은

한마디로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경기고-서울대 로 이어지는 막강한 동문에 감히

서울 변두리 신생 고등학교 - 서울변두리 대학교 로  어찌 맞설수 있으랴...

뭐 꼭 거기에 맞서서라기보다도,

고향과 학교, 이런것으로 작은 끈이라도 엮어서

'비정상적인 특혜'를 만들고 싶어하는 우리네 정서는 정말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고향의 향우회 동문회 이런데는 가기 싫고 안갔다.

(향우회는 아버지의 강권에 못이겨, 그리고 친한 시골친구를 만나러 두세번 따라간 적이 있다.)

그런데, 나이 먹을수록 고향으로, 동문회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산오리도 나이 더 먹으면 고향 찾고, 학교 동문 찾고 그럴라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24 20:55 2005/01/24 20:55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126

  1. 2005/01/24 21: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이 더 먹고 찾는 고향과 동문은 이권이나 특혜를 주고 받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만나면 좋을테죠..

  2. kanjang_gongjang 2005/01/24 23: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동문회 안갑니다.
    가도 반기는 사람없고 가보았자 전 늘 그들의 이야기가 제 귀를 거슬려 안갑니다.(자신의 연봉, 자신이 집 이야기, 자신의 자랑으로 치장된 곳에서 들러리 서는 것도 보통 용기 없이는 힘들더군요.) 그랬더니 아예 연락도 없더군요. 그렇게 멀어진게 이미 몇해를 넘기게 되더군요.

  3. rivermi 2005/01/25 03: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더 나이드셔도 블로거들을 찾아주시와요~^^

  4. 자일리톨 2005/01/25 17: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rkvermi/산오리님이 나이를 드시는대로 블로거들도 똑같이 나이를 먹을테니, 지금과 똑같은 관계가 유지되는 거 아닌가요? 얄밉게시리 꼭 자기는 나이 안 먹을 것처럼 말하는 것 좀 봐봐...
    산오리/제말이 맞죠? 그쵸?

  5. 2005/01/25 19: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톨미커플의 저 눈부신 활약을 보라! ㅋ

  6. babo 2005/01/25 21: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동문회 안간지 오래됐습니다. 그래도 가끔 부르는 동문들이 이 있긴 한데 오랜만에 만난다는게 왠지 낯설고 그렇죠...

  7. hi 2005/01/25 21: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쿠휄휄휄휄... 톨미커플... 무훼훼훼훼훼훼훼

  8. rivermi 2005/01/25 22: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자일 잠깐 이리와봐욧!

    휙(?이게 뭔진 상상하세요^^)

    자꾸 그러면 후원자 화~학 짤라버릴까부당~(누구 좋으라고..바보..^^;;)
    산오리님~ 지송해요~ 애가 버릇없이 물흐려놔서..어여 사과해봐욧! 자일~ (에헤헴...ㅠ_ㅠ;;)

  9. sanori 2005/01/26 09: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톨미커플이 휘젓고 다녀서 물 좋아 지고 있어요...아직까진..
    근데, '갈'은 보이는데, '갈의 그이'는 어데로 갔어요?

  10. 2005/01/26 09: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이는 정체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 암중모색,은둔자중하고 있는 중이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