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올라와서

서울역에서 일산으로 향하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일산으로 들어왔다.

들어오면서 생각해 보니 안** 당원 상가에 들러야 할거 같았다.

일산병원에 가서 조문을 드리고, 식당으로 나오는데,

어라, 연구원 직원들의 얼굴이 보인다.

"아이구 이 늦은 시간에..."

"아니,, 혹시 누가 상을 당해서?"

"유** 박사 어머니가 돌아 가셔서.."

"아, 예.. 잠간만요..."

 



안** 당원과 음료수 한잔 마시고는

다시 직원 상가에 들러서 조문했다.

그러니 상가에 잠간 들러 나오려 했는데,

 직원들 몇 사람과 함께 소주 몇잔 마시고 일어섰다.

 

토욜 두건의 결혼식은 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역사와 산의 최**씨, 그리고 지역위원회의 심**씨 결혼에

축의금만 전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오후에 다시 아내와 동명이와 함께 수원으로..

막내동생 둘째딸 돌잔치에 갔다. 

가는 길에 시흥대로와 수원시내는 버스전용차로 공사와 고가도 공사로

얼마나 밀리고 막히던지..

같은 부페집에서 이종사촌 여동생도 아들 돌잔치를 열었으니,

이중으로 축의금만 나간다고 부모님도, 며느리들도 투덜투덜..

그래도 어쩌랴... 그나마 그 기회에 이모부님과 이종사촌들 얼굴이라도

볼수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겠지.

 

9시 넘어서 동생과 둘이서 수원을 출발 안촌으로향했다.

12시 반에 안촌 도착...

서울서 내려온 친척들 모여서 라면 끓이고, 막걸리와 소주 한잔 마시고 잠들었다.

지난해 지었다는 마을회관이 있어서 그나마 맘 편하게 먹고 놀고..

아침에 종국이 아재 집에서 아침까지 거나하게 차려 줘서 실컫 먹고 산으로..

 

묘사는 해마다 같은 코스를 돈다.

증조부모, 조부모, 큰할아버지 내외, 당숙 내외 묘소를 거쳐서 동산으로,

그리고 동산에서 몇대조나 되는지도 모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여기저기서 차려온 음식들 놓고서는 절하고 또 절한다.

여기서는 20여명이 넘는 친척들이 모인다.

다른 팀의 20여명은 또 다른 곳에서 열심히 절하고 있을 거다.

 

다시 쪼개져서, 버탕의 고조부, 그리고 또 몇 촌인지 모르는 선조들께

절하고, 절하고, 내려오면 3시쯤이 된다.

 

마을 회관에 모여서 그 음식들 모두 펼쳐 놓고,

다시 나눈다.

떡 한편, 배 한개, 사과 한개, 오징어, 명태, 각각 한마리.......

이렇게 묘사에 쓴 음식들을 또 40여개의 봉지로 균등하게 나눈다.

그리고는 묘사에 참석한 친척들에게 하나씩 나눠준다.

음식 나누는 동안에 어른들은(노인들은) 술한잔 나눠 마시면서

또 소리가 얼마나 높아지는지..

 

그 음식 나누고 나면, 또는 나누는 걸 보고 나면 먹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남자들이 손은 당연히 안씻고, 산에서도 좌판에, 잔디밭에 대충 펼쳐놓고 제사 지내고

꺼내고, 다시 담고... 몇번을 거친 음식에다가,

떡과 과일과, 마른고기, 젖은 고기, 삶은 고기 뭐 이런거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와르르 쏟았다가, 또 나눠서 한봉지에 쓸어 담는다.

그래도 집에 부모님은 옛날 생각이 나서인지,

시골에서 만든 시루떡이 맛있다고 꼭 가져 오란다.

동생과 내 몫 두 개 받아서는 고스란히 갖다 드렸다....

 

그래도 그거 먹고 탈났다는 사람 없는 거 보면,

그리 지저분한 음식은 아닌 모양이다.

어릴적 그 떡 한조각 얻어 먹으려고 이산 저산 쫓아 다니면서

줄서던 걸 생각해 보면.... 

 

동네 어른들께 인사 훌훌 드리고, 고모님 댁에 갔다.

아버지가 부탁한 걸 가져오라고 해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고종사촌 여동생이 12월에 결혼한다고

그날 함들어 오는 날이란다.

함 들어오면 함께 저녁 먹고 가라니 어쩌겠어..

 

함 들어오는거 보고, 저녁 먹고 나니 9시...

서울로 출발했다. 마구 밟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최고 시속 170킬로미터...

산오리 차 사고선 가장 세게 밟은 거였다.

그러니 보이는 것은 속도 측정기 였는데, 밤에다가 걸리거나 말거나

아니면 정신이 나갔거나, 하튼 그냥 밟았다.

중부고속도로에 들어오니 12시가 넘었는데, 그시간에도 차가 밀린다.

올림픽아파트 동생집에 12시 반에 내려주고,

신정동 부모님 집에는 1시가 넘어서 도착...

이런 저런 짐 내려 놓고서는 집에 오니 두시가 가까워 졌다.

 

피곤하다고 소주한잔 수면제로 그 늦은 시간에 마시고 잤더니,

피곤이 절어절어 월욜 하루종일 퍼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피곤의 표시로 입술에 물집이 생기고..

월욜도 휴가 냈기데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거의 사망이었으리라..

 

뭔 역마살이 끼었다고

이렇게 돌아 다니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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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2 19:15 2005/11/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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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프 2005/11/22 23: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세상에나, 네상에나...너무 불쌍해요~
    무슨 죄를 지었다고 산 사람 살기도 바쁜데, 조상 묘까지...
    나 아는 사람 하나는, 부모님 돌아가시면 그걸로 땡이라고~
    절대 제사 같은거, 혹은 선산 같은거 돌보지 않는다고...
    정말 현명한 결정 한것 같아요. 산사람 살기도 정신없는데..
    쩝~ ㅡㅡ;;

  2. 행인 2005/11/23 08: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에궁... 몸 관리 하셔야되여... 박카스라두 한 잔...ㅡ.ㅡ

  3. 이재유 2005/11/23 15: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대단하시네요^^... 저 같으면 토요일에 벌써 사망했을 거예요^^ 저도 조만간 체력 증진에 힘을 쏟아야 하겠어요^^.

  4. sanori 2005/11/25 08: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머프/죽은 사람 돌보지 않는건 괜찮지만, 살아있는 친척들 오랜만에 만나는 걸로는 제사나 시제나 좋던데요...
    행인 / 박카스는 잘 안먹고, 비타500이라도..ㅎㅎ
    이재유/사망하지 않았지만, 일주일째 헤메고 있네요..무리한 만큼 꼭 보복이 돌아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