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평 때문에 강남구청에 가서 한바탕 난리를 치고서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올림픽파크텔로 갔다.

당초 3시로 예정된 회의가 5시반이 넘어서 도착했는데,

심의안건채택여부를 논의하고 있었다.

보건의료서울대지부의 징계건에 대해 안건채택을 하고 본격적인 회의로 들어갔는데,

보고사항 이어졌고, 회계감사와 관련해 전해투 동지들이 문제제기가 좀 있었고,

심의안건 하반기 투쟁계획과 규약개정은 일사천리로 진행...

규약개정은 위원장이 '비밀무기명 투표해야 하지만, 원활한 진행 위해 참석한 대의원 중에

반대하거나 이의가 없으면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시키겠다'면서 두어차례 이의가 없는지를

물었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통과시킨다고선포했다.

그래도 되나 하면서 이상하다 했지만, 그많은 대의원 누구도 문제제기 않아서 그냥 묻혀갔다.

세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 아이티 연맹 가맹을 승인한 중집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위원장이 중집 결정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서 시간을 끌기시작하고,

법률원의 변호사까지 불러 의견을 듣고, 그 의견도 말하는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는듯하고. 본격적으로 양쪽의 불티나는 토론이 이어졌는데.....

공공연맹의 한가닥 한다는 논객들은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토론이 아니라

양쪽으로 갈라진 파(?)의 정당성만 옹호하는 발언이 계속되고..

(그렇게 같은 사안을 두고도 건건이 의견이 다를수가 있는 것인지...)

결국은 의사진행발언 듣자고 하고서는 투표로 정하자고 했는데,

정족수 세어보니 당연히 미달...

그래서 위원장은 회의유회를 선언하고, 대의원들은 썰물처럼 빠지고.

요즘의 어느회의에서는 맘에 들지 않으면 자기네 대의원들과 같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면 당연히 의결 정족수에 모자라게 만드는 것도 유행인가 보다.

마지막에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들은 대의원의 발언...

"아까 문제제기 하지 않았는데 규약개정은 비밀무기명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 이 건도 다음 대의원대회에 다시 올려 심의해 주세요"

그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얼마나 양쪽이 심각하게 갈라졌는지 모르지만,

여기도 정부나 사용자를 적으로 상정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싸우고 있는 꼴이라니...

 

안그래도 심란한데,

민주노총마저 짜증스럽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22 23:51 2004/09/22 23:51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39

  1. 박서희 2004/09/23 13: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곧장 저의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감사함다~
    맨 노는것 밖에 없어 창피한데...
    제르미날 님은 우리 노조 사무처장님입니다. 과기노조 사무처장님과 키가 비슷한...헤~ 도망가야지...후다닥 ==33

  2. 산오리 2004/09/23 16:5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진짜 혼나겠다..ㅋㅋㅋ
    저도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이 양반이 블로그질을 할까 하는
    의심을 하고 있었지요...

  3. babo 2004/09/24 00: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 내 신분을 노출시키다니... 나는 그냥 바보가 좋은데... 어디까지 도망가나 두고볼겨

  4. sanori 2004/09/24 08: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근데, 이날 대대에서 바보 아저씨 멋있었어요....,
    글케 말씀도 잘하시데... 뒤에서 보고만 있다 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