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면 같이 가겠다고 따라나선 선운사 구경.

당초에 가겠다던 두 아줌마가 모두 사정이 있어 못가는 바람에

같이 간 사람은 달랑 네명(초등학교 2학년 꼬마 한명 포함)

다행이 선운사 입구에서 두 처녀를 우연히 만나서 이후로는 함께 다니다 왔다.

 

선운사 입구에 떡 버티고 우리를 처음 맞아준 것은 서정주 시비..


꼴 같잖아서 기분이 더럽지만, 이런 사람이라도 모셔서 고장 자랑을 하고 싶은 건 처량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조금 걸어가니 선운사 입구 계곡은 맑고 물고기가 가득하다.

나무와 물과 돌이 어우러져 상쾌하다.

 


 

선운사 경내로 들어섰지만, 볼 것도 없고, 공사판만 한참이다.

 

그 아름답다던 상사화는 이미 다 지고, 아직도 아쉬움 남긴 몇 개의 꽃만이 남아 있다.

 


 

 


 

모항해수욕장의 물빛과 햇빛과 하늘빛은 '병이 생길 것'처럼 아름다웠는데,

박형진의 '모항 막걸리집'은 보지 못했다.

 

 


 

내소사 들어가는 길의 전나무 숲길은 여전히 걷기에 좋은 길이었지만,

절 안에서는 관광객들에게서 뜯은 비싼 돈으로 공사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개암사에서도 공사판은 여전했는데,

그래도 대웅전이 뒷산과 바위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호랑가시나무 찾아서 모항해수욕장부근까지 뒤졌는데,

겨우 개암사 뜰에서 한그룻 찾았다.



 

선운사 입장료 2800원, 내소사 입장료 3200원, 정말 절놈들도 도둑놈들이다.

그런 절에 뭐 얻어 먹을 거 있다고 가는지...ㅋㅋㅋ

선운사 가면 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은 무조건 먹어야 하는 것처럼

점심으로 이들을 먹었는데,

장어는 어디서나 먹는 장어와 마찬가지 맛이고,

복분자술은 달콤한 맛에 두세잔 마시고 금새 취했다.

 

힘들여, 헉헉 거리며 산을 오르는 거 보다

여유로 돌아 다니는 '행락객'이 좋고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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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4 16:48 2004/10/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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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bo 2004/10/04 17: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서정주 시비를 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도 몇년전 선운사에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한 기억은 굉장히 비쌌던 입장료... 참 무슨 놈의 절입장료가 그렇게 비싸던지...당시에도 공사중이었는데... 돈 벌어서 절만 으리으리하게 지르려는 것 같습니다.

  2. 삐딱 2004/10/04 21: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밑에서 두 번째 사진은 좀 이상하네요. 나머지 흐린 건 손이 좀 흔들린 듯 하고요.(술 끊어요--;;) 이상하다 싶은 건 노출이 안 맞았거나(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흔들린 거에요....상사화(붉은) 사진은 바닥에 촛점이 맞았네요. 그리고 리사이즈할때 화질 손실이 많아요. 원본사진은 이거보단 좋을거에요. 그니깐 지난전에 얘기한 포토웤스 써요.(포토샵이 젤 좋긴 하지만...) 사진 대체로 좋은데요. 바닷가 사진 참 좋네요.

  3. 꿈꾸는 애벌레 2004/10/05 02: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개암사 사진 보니.. 느낌이 참 좋네요. 입장료 안받는게 최강 좋은점이지만서두..궁금한거 있어요..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사회보험노조로 들어가나요?거기도 민노총 산하 조직인가요??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4. 산오리 2004/10/05 09: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애벌레 /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노조도 공공연맹 소속이네요. 그리고 사회보험 노조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노조는 다른 곳이구요, 사회보험노조 역시 공공연맹 소속이구요. 공공연맹이 민주노총 소속 조직이니까 모두 민주노총 산하 조직이군요. 산오리 있는 곳도 공공연맹 소속인데, 요즘 공공연맹이 너무 커져서 같은 연맹이라도 잘 모르겠네요. 근데, 무슨 문제 있어요?

  5. 날세동 2004/10/05 14: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누렇게 탈색된 70년대의 현대사를 읽노라면
    책 곰팡내가 매캐하게 코를 들쑤신다.
    나의 역사인식은 이제 겨우 80년대의 문턱을 넘고 있지만,
    시국은 60년대로 회귀하여 반공궐기대회를 치르고 있다.
    예수는 이웃을 원수를 사랑하라 했건만
    자칭 그의 종들은 예수를 빙자하여 세상을 부할(剖割)하는 오늘.
    이, 오늘은 어제의 미래가 아니었던가...

  6. 산오리 2004/10/05 20: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날세동 / 70-80년대의 곰팡내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기에 애써 피하지도 않고,때로는 견디어 내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반공궐기대회에서 희망을 찾는지도 모르니까요...

  7. azrael 2004/10/06 00: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실제 기억보다 사진이 더 멋지네요. 어찌된 일인지...크흐.

  8. 술라 2004/10/06 12: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도 선운사 따라갈걸 하고 하루종일 생각한 일욜이었습니다. 부럽네요 ^^

  9. 산오리 2004/10/06 14: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술라 / 수술하고서 몸관리나 잘 하세요.
    그리고.... 그리고....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