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 많아지는데,

그러다 보니, 짜증나는 일이 하나 있더라.

윗집에서 들리는 소음이 장난아니라는...

쿠당탕탕...댁대그르르...찌~~~익...콰당...당당당당...쿠쿠쿠....

하튼 이런 소리들이 쉴새 없이 크게도 들리는 거다.

 

'어린애 키우나 보다' 그러고 참고,

'애들이 클때 다 그러지뭐' 그러고 참고...

 

아내한테 '넘 시끄럽지 않어?' 했더니,

'뭐 그런걸 신경쓰냐?' 고 하고...

 

근데, 밤 12시에 잠자려고 누워도 그 놈의 소리는 여전하다.



혼자 밥 챙겨 먹으려고 하는데, 우당탕탕한다.

그래서, 윗층에 올라갔다.

초인종 누르고 기다렸더니, 젊은 아줌마가 나온다.

아줌마 뒤로는 여전히 뛰고 있는 애도 하나 얼핏얼핏 보인다.

 

"저 죄송한데요. 저 아래 층에 사는 사람인데요...."

"네???..."

"저도 애들 키우는 사람이라 이런 부탁 드리고 싶지는 않은데요,  

애가 너무 뛰어서 좀 덜뛰게 해 주십사 하구요...

낮에는 상관 없지만, 늦은 밤이나 휴일에는 조금만 주의를 주시면 좋겠어요."

"네? 그래요?(완전히 전혀 몰랐다는 표정이다.) 좀 덜뛰도록 주의시킬게요..."

"네..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내려왔다. 내려오자마자 쿠당콰당은 여전했다.

 

그래도, 애가 그렇게 뛰고 있고, 아랫층의 누군가는 괴로워 하고 있다는 건 좀 알았으면 좋겠다.

근데, 그 아줌마 표정이나 대답으로 봐서는 그런 피해를 입을 것인지조차 생각도 못하고 있는 거 같았다.

 

이사도 많이 다니고, 오랫동안 아파트에 살아왔지만, 윗층에 가서 좀 조용해 달라고 부탁한건 처음이다. 나도 애 키우고 사내 놈 둘이다 보니까 좀 시끄럽고 뛰고 난리를 쳤으니까.... 심지어 이집에 이사온 뒤로 동명이가 브레이크댄스 연습을 마루에서 해서(그 물구나무서서 도는것), 돌다가 콰당 넘어지는 충격으로 아랫집에 걸려 있던 액자가 떨어졌다고 그집 할아버지가 올라왔단다.(나중에 듣고 명절 즈음에 과일 한박스  들고  내려가서 백배 사죄했는데, 액자가 떨어졌는지는 모르겠다.)

액자는 우리 집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어느날 잠자고 있는데, 무슨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깨서  봤더니 아무런 흔적이 안보였는데, 마루에 걸려 있던 액자가 떨어져서 소파 뒤의 나무에 걸려 있었다는...액자에 못을 박아 쇠졸을 묶은 것이었는데, 오래되어서인지, 애가 뛰어서인지 나무에서 못이 빠져서 떨어졌다. 그래도 신기하게 액자의 유리는 깨지지 않았다는...)

애들이 낮에 뛰고 친구들 데려와서 놀고 해도, 부모가 없는 틈에 그 난리를 치니 아무리 뭐라해도 무슨 소용이 있을리 없었다.

 

그래도 집에 있을 때면 동희가 뒷꿈치를 굴리고 걷는 것도 '이새끼야 좀 살살 걸어!'라고 볼때마다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 않고 있고, 동명이는 친구들 불러다가 노는데 시끄럽다 해서 가보면 레슬링을 하고 난리를 치면, ' 야! 이새끼들아! 니네 집에 가라!'고 난리를 쳐도 그때 뿐이다..

아내에게도 밤에 세탁기 좀 돌리지 말라고 애원을 해도 '그럼 바쁜데 언제 돌리냐?'고 어이 없는 표정을 짓고, 야밤에 음식 만드는 것도 좀 하지 말라 해도 그때 밖에 할 시간이 없다는데 어쩌랴...

 

그래도 애들이 뛰든 절든 신경 안쓸 때도 있었는데, 안양 비산동 주공아파트 일층에 살 때였다. 일층이니까 애들이 들락날락 하기도 편하고 해서 동네 애들의 놀이터였다. 그런 일층이 살기에는 좋은거 같은데, 왜 요즘 아파트는 일층이 값이 가장 싼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살기에 편한 것과 그 값은 아무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그놈의 소리 그냥 신경 안쓰고 싶은데, 막상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이후로는 자주, 많이, 크게 들리고 가끔은 짜증스러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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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13:11 2007/02/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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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의 고양이 2007/02/09 13: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소리에 무지하게 예민한데 벽이 얇아서(부실공사인가?) 전화기 진동소리도 들리더라고요. 기가 막혀서 원.

  2. 산오리 2007/02/09 13: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당고...화장실에서는 윗층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긴 하던데, 옆집의 전화기 진동소리도 들린다면 무슨 70년대 여인숙도 아닐텐데... 그참.

  3. 감비 2007/02/09 13: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리 집이 1층이잖아요. 아이들이 줄넘기며 축구며 집에서 해요. 좋던데요. 1층으로 이사하셔용~.~ ㅋㅋ..

  4. 바다소녀 2007/02/09 16: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울 윗집 애들 한 밤에 롤러타고 줄넘기하고 싸우고 장난 아님. 자다 깜짝깜짝 깸. 그래두 열심히 잘 참아주고 있답니당. ㅎㅎ

    당고/저 사는 집도 유독 진동 소리는 잘 들리던데요? 그래서 원래 진동이 전달이 잘 되는가?? 하고 말았어요. ^^

  5. 구렛나루저~ 2007/02/09 17: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봉으로 윗집(천장)을 쳐요. 그럼 잠시나마 조용해지더라고요. 시끄러워지기 전에 자거나 딴일에 집중하죠.

  6. 산오리 2007/02/09 18: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비...옥상으로 이사가야 윗층의 소음을 피하지 않을까요?
    바다소녀...아구 불쌍해라.. 한번 가서 따져 보세요.
    구렛나루저~ ...이 아이디는 무슨 뜻이에요? 그런방법이 있나요? 천장을 치면 위에까지 소리가 전달되나요?ㅎㅎ

  7. 감비 2007/02/12 11: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거 참..지금 보니 감비 바보네... 윗집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분께 1층으로 가라니..ㅠ.ㅠ

    암튼, 금요일에 너무 고마웠습니다. 꾸우벅~ 산에는 잘 다녀오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