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나 남았다는 지겨운(?) 삶을 잘 살아 보겠다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이 친구는 백학저수지 부근에 작은 땅덩어리를 사고

주말농장을 하겠단다.

그리고 법원에는 전셋집도 하나 구해서 도를 닦겠단다.

그래서 삶이 잘 정리될려나 모르겠는데,

어쨌든 주말농장하겠다는 땅에 가서 밭정리도 하고

백학저수지에 가서 낚시도 하자고 새벽부터 떠났는데...

 

밭은 산골짜기 계곡이라, 그게 밭 모양을 하고,

채소라도 심을라치면, 수삼년 손발 갈라지게 해도 모자랄 듯하고,

낚시는 하루종일 앉아 있었지만, 찌 한번 물속에 잠기는 걸 보지 못했다.

그래도 하늘 맑고 저수지 물 고요한데,

물오리 떼 소리지어 하늘을 날고,

저만치 물고기들 물위로 비상을 하는데,

낚싯대 펼쳐놓고 소주 한잔 마시고,

아무렇게다 드러누워 있었더니,

세상은 살만하다 싶었더랬다.

 



그야말로 가을날 늘어진 개팔자 였다는 것.

 

돌아 오는 길에 임진강 건너는 어느 다리 아래서 다시 낚시대 던졌는데,

차는 모래에 빠져서,  헤메고,

여전히 고기는 얼굴구경 안시켜 주는데,

넘어가는 해는 세상만큼  크고 밝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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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20:30 2007/10/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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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수경 2007/11/03 22: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여튼... 내가 본 바로는 우리 아버지 이후 최고의 한량이십니다.

  2. 산오리 2007/11/05 13: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량은 좋은 사람이란 뜻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