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이 내려 질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야금야금 파 먹고 있다. 이렇게 파먹어서는

백만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ㅎ

 

카프카의 변신은 고등학생도 들어본 소설일텐데,

산오리도 들어보긴 했지만, 읽어보지는 못했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장갑차 같은 딱딱한 등을 가지고,

가느다란 여러개의 다리를 가진 한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한 친구의 이야기다.

부모는 물론이고, 여동생과 일하는 가정부 아주머니까지

질겁을 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결국은 하숙하는 아저씨들에게 발각되면서

굶어죽고 만다.

 

그 과정은 그저 상상해 보면 이루어 질수 있는 일들인데,

90쪽의 글속에서는 진짜 지겹도록 상황의 반전도 없고,

지루한 생각과 몽상만이 이어진다.

뒷표지를 보니까 카프카는 몽상가 였고, 그의 작품은 꿈처럼

형상화되어 있다는데, 다 읽고 보니까,

정말 그저 꿈에서는 본듯한 (산오리는 꿈도 비교적 현실적으로 꾸는데..ㅎㅎ)

제 5세계를 방황하고 있는 얘기인거 같다.

요즘 들어 잡는 책마다 '죽음의 한 연구'같은 얘기만 있어서

책 읽는게 실증도 나고 두렵기도 하다.

 

50쪽에 못미치는 '굴'(다른제목으로는 건축으로도 번역되었다나) 도 비슷하다.

아무리 읽어도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수가 없다.

일관된 얘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연결되지도 않는 토막이라는 생각도 들고...

 

10여쪽에 불과한 '시골의사'나 학술원에의 보고'도 뭔가 얘기가 있을 듯한데,

다 읽고 나면 무슨 얘기를 하려 했는지,

뭘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는 30여편에 이르는 나머지 얘기들은 고작 한두쪽에 불과하다.

너무 짧고 간단하니까 이해가 가는 얘기들이 좀 많기는 한데,

이렇게 간단한 얘기들도 꿈속의 얘기같아 소통이 안되는 것도 많다..ㅠㅠ

 

세상사람들의 수준이 너무 높은 건지,

산오리의 수준이 너무 낮은건지...

소설 읽으면서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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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4 22:15 2009/02/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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