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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선배가..

♠ '사회적 합의주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는 대학생 후배들에게 편지를 썼다. 아래 내용으로..

 

♠ 먼저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지도부의 태도를 봅시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는 너무 일찍 튀어나왔습니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운영하는 국가에서조차도 사회적 합의주의는 노동운동이 자본에 포섭되는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사회를 개량하는 것만으로는 자본에 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본의 아가리에 노동운동을 던져 넣은 것입니다. (사회민주주의와의 논쟁은 뒤로 미루겠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요.)

개인적 의견은 물론 반대이지만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권력을 장악한 후에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노동운동이 일정한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겨우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당의 기반이 되는 대중조직이 사회적 합의라는 함정 속으로 빠져드는데 민주노동당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아니면 가담하고 계신가요?) 1/30의 의회권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정권을 잡은 열린우리당을 우호세력이라고 생각했는지 민주노총 지도부가 대의원대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무리해서 진행하는데도 말입니다.
자본주의“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건 민주노총의 양보입니다. 다른 사안도 아니라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비정규직 노동법개악에 대한 양보 말입니다.

-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 민주노동당의 정치활동은 진보적인가? 중에서

 

♠ 후배님들..
나는 지난 3년간 사회적 합의를 실천(?)하는 제도정치권에서 활동을 해 왔네.
그런데 42:1의 소수에게 강요되는 합의는 늘
도지사의 선심성 행정을 눈감아 주고
보수정당 의원들의 예산 퍼가기를 인정해 주고
잘못된 정책에 대항하지 않는 것이었다네.

타협이 일상적 행위인 의회에서조차
"합의"는 그런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네.
그래서 의원으로 활동해 온 3년이라는 기간을 거치고 난 지금
나는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한다네.

9년동안이나 활동을 중단한 채로
가난한 노동자의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내가
지금은 온전한 "사회주의자"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거라네.

자본과 권력에 대한 노동자들의 태도는 결코
"합의주의"일 수 없다는 것을

최소한의 합의라도 얻어내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힘의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노동자들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이란
세상을 멈출 수 있을만큼의 파업권이라는 것을

그러기 위해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을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자본과 정권의 첫번째 의도는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을 막기 위함인 것을

변화한 환경(대기업 노동자들의 전투성 상실, 비정규직 중심의 노동구조)에 맞는
"조직"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노동자와 진보적 지식인들은 알아야 한다네.
(젊은 교수들이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비판성명을 낸 것도 그래서 아니겠는가?)

지난 20일 민주노총에 이어 전교조가 또 협의체구성에 합의를 했다네.

전교조집행부가 대의원대회 결정조차 무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을만큼
노동조합 내부의 민주주의 훼손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네.

후배님들이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도 예리한 종합적 분석력과
민주주의적 통솔력과 지도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늙은 선배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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