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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UT-17]대추리에서 노래를

오늘(25일 토요일) 대추리에서 박향미를 만나기로 했다

불안하고 주눅이 들었다가도 W를 만나면 안심이 되는데

대추리에서 만난다니까 더 마음이 좋아진다

 

저녁 7시, 대추리 문화제에서 향미가 노래를 하게 될텐데

그 순간, 모두가 잠시라도 즐거웠으면 좋겠다

 

 



다녀와서 계속 말하자면...

박향미는 '등대지기' '손을 잡아야 해' '희망의 노래' 세 곡을 불렀는데 (맞나?)

반응이 좋았다

좋은 정도가 아니라 박수를 치던 여러 어르신들이

'노래도 잘하고 말도 잘한다'고 '저 사람이 테레비에도 나오냐?'며

몹시 진지하게 관심을 표현했다

(그런데...그런 재밌는 이야기들은 촬영을 못했다...아쉬워...)

 

오늘은 시인들이 세 분이나 와서 대추리 투쟁에 대한 시를 낭송했고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투쟁을 하던 영화인들도 와서 인사를 했고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 한독협 이사장인 '황철민 감독,

  '송환'의 김동원 감독, 그리고 영화제작자협회의 한 분)

다른 가수들도 많이 왔다

 

밤에 서울에 와서 편집할 일들 때문에 또 하룻밤 묵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다음에는 독립영화를 만드는 여러 친구들과 그 곳 주민이 된 여러 친구들이 모여서

술도 한 잔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촬영만 하고 급하게 돌아오는 길은 늘 너무 아쉽고 죄송하다

일 때문에 가서 만나는 게 아니라

그 곳에서 싸우는 사람들과 그 곳에 찾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한 사람의 대등한 인격으로 만나서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로 다가가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영화를 더 잘 만드는 길이기도 하고

영화를 만들면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차 안에서 침 흘리며 졸던 와중에 잠시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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